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누적 관람객 16만 명 기록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누적 관람객 16만 명 기록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3.12.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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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자원 채굴 등 동시대 중요 현안 다뤄내
만족도 조사 80%이상 '만족'⋯성황리 폐막
레이첼 레이크스, 최초 국제 예술감독 공모 통해 선임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제 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약 16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고 성공적으로 폐막했다. 이번 《이것 역시 지도(THIS TOO, IS A MAP)》는 서울시와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의 공동 주최로, 지난 9월 21일부터 11월 1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을 포함한 6곳의 전시 장소와 14곳의 협력 공간에서 운영됐다.

《이것 역시 지도》 전시장 투어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것 역시 지도》 전시장 투어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번 비엔날레는 역대 최초로 열린 국제 예술감독 공모를 통해 선임된 레이첼 레이크스(Rachael Rakes)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그는 이주, 디아스포라, 자원 채굴 등 동시대의 긴급한 현안들을 절제된 방식으로 다뤄냈다. 다양한 국적 작가들의 신작을 포함하고 과도한 연출을 피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기존 비엔날레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옹조린이 기획한 <비무장 여신> 은 한국의 지정학적 특수성을 배경으로 관계맺기의 대안적 개념을 라이브 형태로 제시했다. 외국인 디아스포라 합창단이 한국 가요를 부르는 이재이의 <애리조나 카우보이(as part of Far West, So Close)>(2023)는 친숙하면서도 이질적인 선율로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프랑소와 노체-코어 덤프-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전시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프랑소와 노체-코어 덤프-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전시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2023 SeMA-HANA 미디어아트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작가 프랑소와 노체(Francois Knoetze)가 수상했다. 프랑소와 노체는 조각,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폐기물, 소비와 물질문화에 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 작품을 만들어 온 현대미술가다.

토크, 워크숍, 퍼포먼스, 라이브, 팟캐스트, 스크리닝 등 체험 중심으로 풍성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마당에 설치된 작품을 보고 관객이 유사한 형태의 조각을 직접 만들어보는 이끼바위쿠르르의 <땅탑 워크숍>과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보는 '엽서 그리기 프로그램'이 재미를 더했다.

『이것 역시 지도』 도록, 2023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것 역시 지도』 도록, 2023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번 행사에서는 안내 책자가 무료로 제공됐다. 안내 책자(가이드북), 선집(도록), 엽서와 지도 등 다양한 형태로 마련된 비엔날레 출판물은 80%~90%의 높은 이용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도록 『이것 역시 지도』는 탈신식민주의와 언어, 이주와 디아스포라의 서사, 자원 채굴과 글로벌 산업 네트워크, 유동적인 정체성, 미래주의에 관한 여성주의적 독해 등의 주제를 상세하게 풀어냈다. 다중적인 역사와 지식을 담아내 비엔날레의 주제를 심화하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 종료 후 이뤄진 만족도 조사 결과, '만족'한다는 응답은 80.4%로 집계됐다. 관람객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36.6%에 달했다. 이번 행사는 미디어의 낡은 정의를 재정립하고자 하는 이번 비엔날레의 방법론을 통해 MZ와의 소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 역시 지도》 사전 행사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것 역시 지도》 사전 행사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1002명의 응답자 중 외국인이 12.3%에 이른다. 서울관광재단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서울 홍보대사인 ‘글로벌 서울메이트(GSM)’와 협업하는 등, 외국인 관람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결과다. 

외신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번 행사는 아트 리뷰 아시아(Art Review Asia), 이플럭스 비평(e-flux criticism), 호주 아트 링크(Artlink Australia), 프리즈(Frieze) 등 다수의 해외 유력 매체에서 보도됐다. 

아트 리뷰 아시아(ArtReview Asia)의 오필리아 라이(Ophelia Lai)는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는 과장되고 피로하게 관객을 압도하는 반복적이고 한정적인 여타 전시와는 다르다"라면서 "깊이 성찰할 수 있도록 사려 깊게 기획된 전시라는 점에서 인내심 있는 관객들에게는 선물과도 같다”라고 호평했다. 

라야 마틴-아르스 콜로니아-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전시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라야 마틴-아르스 콜로니아-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전시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도시와 미디어에 대한 개념적 사유로 시작해서 동시대 미술의 실험적인 담론을 꾸준히 형성해왔다"라며 "다음 회차에서도 참신한 주제와 비엔날레만의 정체성으로 관람객분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중구에 위치한 서울로미디어캔버스에서는 《이것 역시 지도》출품작 3점이 오는 19일까지 상영된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미처 관람하지 못했다면 방문하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