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상권, 교통이 모두 서울로 몰리고 있는 현 시대의 대한민국.
우리에게 서울은 ‘낙원’이고 ‘중심허브’이다.
하지만 오히려 서울에서 모든 것들이 해결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서울 이외의 다른 곳들에는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어졌다.
그 결과,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광역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들은 점점 잊혀가게 되었다.
나는 여기서 ‘색깔’이라는 것에 지역을 비유하여 얘기해보고 싶다.
색깔의 종류는 정말 다양하고, 같은 노란색 안에서도 연노란색, 샛노란색, 개나리색 등등 여러 갈래로 갈린다.
그리고 사람마다 어떤 색을 좋아하는가에 대한 취향도 가지각색으로 다르다.
색에 대한 취향이 갈리듯, 지역도, 화려하고 활기찬 서울이 좋은 사람도 있고, 한산하고 아기자기함이 존재하는 지방 도시가 좋은 사람도 있고, 광역시처럼 적당히 한산하고 적당히 화려한 곳이 좋은 사람도 있다.
그 누구도 틀린 게 아니다. 그냥 각자만의 취향이 다른 것이다.
현재 서울은 좋다고 하는 모든 것들을 다 작은 땅덩어리 안에 집어넣고 있다.
그야말로 포화상태인 것이다.
색조차도 한 팔레트 안에 좋다고 하는 예쁜 색들을 다 섞어놓으면 결국 까만색이 되어버리고 마는데, 지역의 특색이라고 그럴 리가 없을까.
“지방이 살아야 국가가 삽니다”라는 말처럼, 각 지역의 개성이 타 어느 지역에 빼앗기지 않고 고스란히, 선명하게 남아있다면 사람들은 굳이 서울로만 모이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이동과 교류가 더욱 넓게 활성화될 것이고, 결국 교통과 물적, 인적 인프라도 지금보다 훨씬 더 골고루 분배될 것이다.
색 안에서의 취향이 갈린다고 해도 ‘색깔’이라는 그 본질 자체는 없어지지 않고, 어느 지역이 본인에게 편하고 좋은지에 대한 취향도 다 다르다고 해도 결국 ‘대한민국 안에서 함께 나누고 있는 땅덩어리’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모두 같은 땅을 나누어 딛고서 있고,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이곳이 서울이냐, 경기도냐, 충청도냐, 전라도냐, 경상도냐, 독도냐, 제주도냐를 나눌 필요 없이 ‘그냥 다 같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우리는 다른 곳을 굳이 따라하고, 또는 좋다고 무작정 다 가져와 버리고, 꼭 서울로 올라가야 하고 등등.
이런 조급함과 불공평함에서 벗어나, 각자의 특성으로 역사를 이어나갈 수 있는 대한민국의 마을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린 이제 포화상태의 서울이 아니라, 덜어낼 수 있는 서울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