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현대, 《임충섭 개인전 : 획(劃)》 '서예 예술과 현대미술 사이'
갤러리 현대, 《임충섭 개인전 : 획(劃)》 '서예 예술과 현대미술 사이'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3.12.1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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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작부터 근작까지 50여 점 망라
오늘부터 내달 21일까지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서양의 현대미술과 동양의 서예 예술을 결합한 독특한 작품이 있다. 뉴욕 출신 한인 작가 임충섭(1941~)의 작품들이다. 1980년 초기 작업부터 2020년 근작까지, 50여 점의 작품을 오늘부터 내달 21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임충섭, 무제, 2020, Acrylic, oil, U.V.L.S. gel on canvas, 62 x 61 x 4.5 cm (사진=갤러리현대)
임충섭, 무제, 2020, Acrylic, oil, U.V.L.S. gel on canvas, 62 x 61 x 4.5 cm (사진=갤러리현대)

작가 임충섭은 1964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후 1973년 뉴욕으로 이주했다. '모든 사물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에 영감을 받은 그는 뉴욕의 길거리를 걸으며 작품의 재료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거리의 나뭇가지, 흙, 깃털, 낙엽부터 시작해 버려진 운동화 끈이나 공업용 못과 지퍼, 자, 방충망, 두루마리 휴지 따위를 작품 속으로 가져오는 시도를 보였다. 쓰임새가 다양한 재료들에 색을 칠하고, 조각하고, 나열하거나 재조합하여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임충섭, 튤립, 2012, Acrylic, oil, changhoji (window-paper), U.V.L.S gel on canvas, 70 x 41 x 10 cm (사진=갤러리현대)
임충섭, 튤립, 2012, Acrylic, oil, changhoji (window-paper), U.V.L.S gel on canvas, 70 x 41 x 10 cm (사진=갤러리현대)

이번 전시에서는 매체의 조합을 통한 평면과 단색조의 부조, 흙을 통한 설치 작업 등 다양한 형태의 시도를 선보인다.

작가는 회화, 드로잉, 조각, 오브제, 설치, 영상 등 매체와 방법론에 얽매이지 않고 조형성을 실험하는 방식으로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일상적 사물이 콜라주나 아상블라주를 거쳐 전과 다른 형태로 보이게 하는 것이 그의 작업의 특징이다.

동서양 미술의 사이에서 조형성을 다각도로 실험해온, 임충섭의 미적 여정을 추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