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정현 개인전 《덩어리》⋯"쓸모를 다한 재료, 조각으로 재탄생"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정현 개인전 《덩어리》⋯"쓸모를 다한 재료, 조각으로 재탄생"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3.12.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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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판화, 드로잉 등 30여 점의 작품
오늘부터 내년 3월 17일까지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침목, 폐자재, 고철 등 쓸모를 다한 재료를 다루는 작가가 있다. 한국 현대 조각사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펼쳐온 정현(1956~)이다. 오늘부터 내년 3월 17일까지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정현의 개인전 《덩어리》가 열린다. 조각, 판화, 드로잉 등 30여 점의 작품을 통해, 매체의 물성을 극대화하는 작가의 접근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정현, 〈무제〉, 2005, 석탄, 39x29x52cm (사진=임장활)
▲정현, 〈무제〉, 2005, 석탄, 39x29x52cm (사진=임장활)

정현 작가는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 조소과를 거쳐 1986년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1992년 원화랑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하찮거나 쓸모를 다한, 그러나 시간과 경험의 결이 응축된 재료에 개입을 최소화한 채 주목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비조각적 재료를 조각화한다.

전시 제목인 '덩어리'는 이러한 작업방식과 더불어 재료가 고유의 존재로서 견뎌온 '덩어리진 시간'과 작품의 조형적 특징을 함의한다. 전시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조형적 흐름을 소개하기 위해 ‘점유하는 돌’, ‘얼굴들’, ‘누워있는 사람’, ‘순간의 포착’, ‘더께: 일의 흔적’, 총 5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5개의 섹션과는 별개로  '아카이브룸'을 독립된 섹션으로 구성했다. 작가의 역대 활동을 살피고, 촉각 도구인 '만질 수 있는 조각'을 체험할 수 있다. 촉각 도구는 작가의 신작과 연관이 있으며, 돌 작업 표면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정현 개인전 《덩어리》 전시전경 (사진=임장활)
▲정현 개인전 《덩어리》 전시전경 (사진=임장활)

더불어, 전시 연계 프로그램이 함께 마련된다.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드로잉 워크숍, 글쓰기 워크숍,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대상을 아우르는 프로그램들이 교차 운영될 계획이다.

또한 브랜드 오두제(ODUJEJ)와의 협업이 진행된다. 이번 전시의 신작을 형상화한 머들 크레용을 제작, 출시한다. 다양한 관람객층이 참여해 드로잉의 속성을 적극 활용하고 확장하기 위한 이벤트다. 출시되는 크레용은 드로잉 워크숍에서 활용할 수 있다.

최은주 관장은 “쓸모를 다한 사물들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면서 독보적인 조형어법을 구축해 온 작가 정현의 개인전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특히 권진규 상설전의 근대 조각작품과 함께 관람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며, 도슨팅 앱을 통해 작품해설이 제공된다. 상세한 정보는 미술관 공식 SNS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