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올해 환수한 국외 문화유산 1,550점에 달해
문화재청, 올해 환수한 국외 문화유산 1,550점에 달해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3.12.2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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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비 10배가량 증가
민티어 부부 기증작 1,516점에 이르러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올 한 해도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던 수많은 문화유산이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김정희)과 함께 환수한 국외 문화유산이 총 1,083건 1,550점에 달한다. 국공립 박물관 등 타기관의 환수 현황은 제외한 수치로, 작년(80건, 170점) 대비 10배 가량 증가했다.

▲대동여지도 (사진=문화재청)
▲대동여지도 (사진=문화재청)

올해 기준 약 23만점의 문화유산이 국외에 소재하는 상황에서 문화재청은 국외재단의 현지 협력망을 통한 정보 입수와 복권기금을 활용한 긴급매입, 국외 소장자의 자발적 기증 유도 등 다각적 경로로 환수를 추진해왔다. 

올해 환수된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는, 《대동여지도》, 《묘법연화경 권제6(고려 사경)》,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등이 있다. 특히 지난 3월 환수한 《대동여지도》 같은 경우, 기존에 국내에 소장되어 있는 《대동여지도》와 달리 조선의 지리학자 김정호가 제작한 병풍식 지도첩으로, 《동여도》의 주기 내용을 필사해 보완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가치를 지닌다. 5월 16일부터 약 한 달 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 전시를 통해 국민들에게도 공개된 바 있다.

《묘법연화경 권제6(고려 사경)》은 감색(紺色) 종이에 경전의 내용을 금·은니(金·銀泥)로 필사하여 절첩본으로 만든 불교 문화유산이다. 700년이 흘렀음에도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가 있다.

약 1년여 간의 협상 끝에 지난 7월에 환수된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전 세계 20건도 없는 고려 나전칠기로서, 약 800년의 시간 속에서도 양호한 보존 상태를 유지했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세밀가귀(細密可貴)의 방-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螺鈿唐草文箱子)’ 특별전(’23.12.7.~’24.1.7.)을 통해 전시 중이다. 세 문화유산은 모두 문화재청의 긴급매입 예산을 통해 환수됐다.

▲민티어부부 기증유물 중 매화도 (사진=문화재청)
▲민티어부부 기증유물 중 매화도 (사진=문화재청)

한편, 국외 소장자의 자발적 기증을 통한 환수 사례도 올해 환수 문화유산 수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과거 평화봉사단(Peace Corps)의 일원으로 한국에 파견되었던 민티어 부부가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수집한 문화유산인 《미국인 민티어 부부(Gary Edward Mintier & Mary Ann Mintier) 소장 서화·전적류 및 사진자료》는 무려 1,075건, 1,516점에 달한다. 한국 현대사·지역사 연구에 중요 자료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있으며, 서화·전적류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사진자료는 부산박물관에 기증돼 보관 중이다.

지난 10월 미국인 마크 A. 피터슨(Mark A. Peterson) 교수가 기증한 《백자청화정부인양주조씨묘지(白磁靑畵貞夫人楊州趙氏墓誌)》는 초대 주미 전권공사였던 박정양(朴定陽, 1841~1905)의 부인 양주 조씨(楊州趙氏, 1841~1892)의 묘지(墓誌)로서, 국외재단의 현지 협력이 소장자의 자발적 기증으로 이어져 후손(반남박씨 죽천공파 종중)의 품으로 무사히 유물이 돌아갔다. 

문화재청은 “국외 문화유산 환수 정책은 문화유산이 우리 품으로 돌아와 체계적인 관리 하에 후대에 전승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업무”라며 “내년에도 국외재단과 협력체계를 유지하며 문화유산의 발굴과 환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