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문화재단, 비문해 성인 대상 ‘용답도서관 한글교실’ 운영
성동문화재단, 비문해 성인 대상 ‘용답도서관 한글교실’ 운영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12.2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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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학력 인정’, ‘성인문해교실’ 기초 한글교육
▲성동구립용답도서관 한글교실에서 진행한 문해골든벨 현장 ⓒ성동문화재단
▲성동구립용답도서관 한글교실에서 진행한 문해골든벨 현장 ⓒ성동문화재단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사회적⋅경제적인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비문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교실이 성동구에서 운영되고 있다. 성동문화재단(이사장 정원오)이 운영하는 성동구립용답도서관은 2007년 개관 후 ‘학력인정 한글교실’, ‘성인문해교실(학력 미인정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력인정 한글교실’은 초등 과정을 미수료한 성인 대상으로 자음, 모음부터 익히는 기초 한글, 글쓰기부터 시작하여 국어, 사회, 과학, 수학 교과 과정과 미술, 문화 체험, 견학 등 체험학습 형태로 주 3회 2시간씩 40주의 수업을 1단계(1~2학년), 2단계(3~4학년), 3단계(5~6학년)의 진단평가를 통해 총 3년 동안 이수하면 초등 학력이 인정된다. 용답도서관에서는 2023년 6명의 졸업자를 포함하여 총 29명을 배출했다. 

‘성인문해교실’은 한글을 더 배우고 싶은 비문해, 저학력 성인을 대상으로 제2의 교육기회 제공해 사회활동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한글교육 및 창의적인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글교실 학습자들은 매년 사단법인 한국문해교육협회에서 개최하는 「문해학습자 백일장대회」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개최하는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대회에 참가하여, 글쓰기에도 도전한다.

2023년 ‘성인문해학습자 백일장 대회’에서 권봉화(79), 유북실(72) 학습자가 장려상을 수상하고, 유복희 학습자는 늘배움상을 수상했다. 2021년과 2022년 ‘문해학습자 백일장 대회’에서 김옥녀 학습자가 우수상과 장려상, 2022년 ‘문해학습자 백일장 대회’에서 박옥심 학습자가 우수상, 유복희, 장순화, 정순자 학습자가 늘 배움상을 수상했다. 

장려상을 수상한 김옥녀(67) 학습자는 “우리 며느리에게 참 고맙다. 평생 배우고 싶던 한글과 수학, 영어를 배우는 이 순간이 참 소중하고 보람되고, 조금씩 발전하는 내가 참 좋다”라며 한글교실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와준 며느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용답도서관에서는 한글 교육뿐 아니라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는 학습자 대상으로 스마트폰 활용법, 키오스크 이용법, 보이스 피싱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박갑례(74) 학습자는 “전화만 걸고 받기만 했던 휴대폰으로 손주에게 문자와 사진을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어서 실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동영상을 찍어 본 적 없던 학습자들이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배운 후 6분 분량의 ‘졸업하는 너에게’라는 V-log 영상을 직접 기획, 촬영, 제작까지 배우는 시간도 있었다. 

그 외에도 인생을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 문화체험을 위해 KBS 열린음악회 관람, 성동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오페라 무용극 ‘카르멘’, ‘소월아트홀에서 떠나는 여행콘서트’ 등 문화체험으로 자신감과 자존감 향상, 우울감 해소를 도왔다.   

용답도서관에서는 매년 한글날을 맞이하여 한글교실 학습자와 그 가족들을 모시고 한글날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활동사진 전시와 졸업 기념 영상 상영회, 한글 실력을 겨루는 문해골든벨 행사가 열린다. 1등 으뜸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박영심(69) 학습자는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를 이루게 되어 기쁘고, 내년에는 중학교 진학의 꿈이 있다”라며 수상의 기쁨과 앞으로의 포부도 밝혔다. 문해골든벨 외에도 시 낭송과 노래 합창 시간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청명한 가을날 학습자들의 함박웃음이 용답도서관을 가득 채웠다. 

성동문화재단 정원오 이사장은 “용답도서관 한글교실을 통해 못다 이룬 한글 공부의 꿈을 이루는 발판이 되어드리겠다”라며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보편적 문화 복지 실현을 위해 정보소외계층의 지식정보격차를 해소하는데 힘쓰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