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 경매시장 결산, 총거래액 1535억원에 그쳐⋯“재작년 대비 반토막”
국내 미술 경매시장 결산, 총거래액 1535억원에 그쳐⋯“재작년 대비 반토막”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3.12.2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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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경매사의 고전이 시장 전반의 침체로 이어져
낙찰총액 불황기였던 2019년과 맞먹는 수치
조선백자 쿠사마 야요이 누르고 단일 작품 최고가 기록
작년 대비 단색화 열풍 시들었다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올해 미술품 경매 낙찰총액이 근 3년간 최저치를 기록하며 침체된 미술시장의 현모습을 시사한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낙찰총액은 약 1535억원으로 작년(2360억원)보다 800억원 가량 감소한 규모와 재작년(3294억원) 대비 절반 이상 축소된 수치를 기록했다. 

▲백자청화오조룡문호, 70억원, 19.5×20×56(h)cm, 도자, 조선시대마이아트옥션, 2023.05.25 (사진=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백자청화오조룡문호, 70억원, 19.5×20×56(h)cm, 도자, 조선시대마이아트옥션, 2023.05.25 (사진=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협회는 아트프라이스(대표 고윤정)와 함께 낙찰 총액, 총출품작 수, 작품 최고가 등을 담은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연말 결산을 발표했다. 이번 결산에는 국내 경매시장의 전반적인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5개 항목(①경매사별 총 거래량 및 낙찰률, ②경매사별 비중도, ③국내 미술품 경매 낙찰가 30순위, ④낙찰총액 30순위 작가 비교, ⑤장르별 비중도)으로 구성했다. 

국내 미술품 경매사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라이즈아트, 에이옥션, 칸옥션)에서 1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분석결과 낙찰총액은 약 153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각 국내 경매사(해외법인 포함)의 순수미술품 외 모든 항목별 낙찰결과를 합산한 것으로, 서울옥션 제로베이스는 제외됐고, 이브닝 경매는 포함됐다. 에이옥션 온라인(12/27)과 아이옥션 온라인(12/29)은 집계 일정상 제외됐다.

▲경매사별 총 거래량 및 낙찰률 (사진=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경매사별 총 거래량 및 낙찰률 (사진=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올해의 경매사별 낙찰총액 1순위는 K옥션이 약 581억원을 기록했으며, 약 544억원의 서울옥션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연속 2년을 앞섰던 서울옥션이 1위를 내줬지만, 연간 평균 낙찰률에선 56.9%로 K옥션의 40%를 크게 앞질렀다. 

낙찰총액인 약 1535억원은 불황기였던 2019년과 비슷한 규모로, ‘▲2022년 약2360억원▲2021년 약3294억원▲2020년 약1153억원▲2019년 약1565억원’ 등 지난 5년간 비교할 때 최저치에 가까운 낮은 규모를 기록했다.

‘총출품작은 27,814점ㆍ낙찰작 14,238점ㆍ낙찰률 : 51.2%’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간 평균 60% 이상이었던 것에 비해 가장 낮은 낙찰률이었으며, 낙찰작품 역시 가장 적은 수치였다. (▲2022 총출품작 30,985점 낙찰 18,468점 낙찰률 59.6% ▲2021 총출품작 32,955점 낙찰 22,235점 낙찰률 67.47% ▲2020 총출품작 30,276점 낙찰 18,349점 낙찰률 60.61% ▲2019 총출품작 25,962점 낙찰 17,279점 낙찰률 66.55%)

▲2023 30 년 낙찰총액 순위 작가 비교
▲2023 30 년 낙찰총액 순위 작가 비교 (사진=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낙찰총액은 이우환 화백이 약 134억 6555만원(낙찰률 약 59%)으로 1위를 되찾으며,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 낙찰총액 1위는 ▲2022 쿠사마 야요이 약 276억7436만원 ▲2012 이우환 약 394억8770만원 ▲2020 이우환 약 149억7000만원 ▲2019 김환기 약 249억6000만원) 낙찰총액 30순위 작가 중 생존작가는 12명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단색화 위주의 작가들 비율이 낮아지고, 다양한 성향의 작가와 작품이 고르게 편성됐다. 단색화 열풍에 의존했던 시장이 이젠 다양화 된 수요자의 기호가 반영되기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2023 국내 미술품경매 낙찰가격 5순위 (사진=)
▲2023 국내 미술품경매 낙찰가격 5순위 (사진=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반면, 단일 작품 최고가 기록은 절대적 강자였던 쿠사마 야요이를 누르고 조선백자인 백자청화오조룡문화 70억원이 차지해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최고 낙찰가 1위는 ▲2022 쿠사마 야요이 약 64억2000만원 ▲2021 쿠사마 야요이 약 54억5000만원 ▲2020 쿠사마 야요이 약 27억8800만원 ▲2019 르네 마그리트 약 72억4750만원) 특히 최고 낙찰가 1~3위가 조선시대 작품이며, 1위와 3위가 조선백자라는 점이 특별하다. 장르별 비중에 있어선 약 70%를 차지한 회화 부문이 큰 비중이었으며, 판화까지 합치면 약 77%에 가까웠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김영석 감정위원장은 “올해 미술시장은 사회 전반의 총체적인 경기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결과이고, 적어도 내년까진 미술시장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진 못할 것”이라며, “과연 지속되는 불황의 그늘을 해소할 방안이 무엇인지 총체적인 점검과 각 구성원의 협력에 대한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