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남·황창배, 먹으로 풍경부터 추상까지⋯세종문화회관 《필묵변혁 筆墨變革》
송수남·황창배, 먹으로 풍경부터 추상까지⋯세종문화회관 《필묵변혁 筆墨變革》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1.04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4,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한국 수묵화의 두 거장 송수남, 황창배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한국 수묵화의 두 거장, 남천(南天) 송수남(1938-2013)과 소정(素丁) 황창배(1947-2001)가 ‘한국 수묵화는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필(筆)과 묵(墨), 그리고 변혁(變革)”이라는 키워드로 답을 전한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지난 11월 개막한 기획전시 《필묵변혁》은, 두 거장의 8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수묵화는 직접 감상해야 제 맛’임을 알렸다. 오는 11일까지 매주 동시대 작가들의 아티스트 토크가 열리며, 14일에 막을 내릴 예정이다.

▲송수남, 붓의 놀림, 개인소장 (사진=세종문화회관)
▲송수남, 붓의 놀림, 개인소장 (사진=세종문화회관)

이번 전시는 한국화의 확장과 새로운 입지를 구축한 남천 송수남과 소정 황창배의 작품을 최초로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국 수묵화 운동을 이끈 주역’으로 불리는 송수남은 서양화 재료인 아크릴을 수묵 작업에 도입해 장르를 넘나들고 산수화에서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험을 지속했다. 그의 작품은 먹을 넘어 산수화에 현대적 조형성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남천 송수남의 대표작과 그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작품을 포함해 총 42점을 공개한다. 

황창배는 ‘한국화의 이단아, 테러리스트’라고 불려왔다. 그는 전통 필묵법을 지키면서도 자신만의 화법을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한국화 전통에서 벗어나 아크릴과 유화물감, 연탄재, 흑연 가루까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물감을 뿌리거나 나이프로 긁고 종이를 오려 붙이는 등 기법도 수묵화에 도입했다. 황창배의 작품은 정체되고 변방으로 밀리고 있었던 한국화의 지형을 바꿨다. “새로운 미술담론을 주도, 시대변화에 따른 다양한 실험과 시도로 한국적 신표현주의를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은 여정을 담은 42점을 소개한다. 

▲황창배, 무제, 1990, 개인 소장 (사진=세종문화회관)
▲황창배, 무제, 1990, 개인 소장 (사진=세종문화회관)

오는 11일까지 매주 수요일, 목요일마다 동시대 작가들의 ‘아티스트 토크’가 마련된다. 박현욱, 문이원, 성인제, 김형진 작가가 차례차례 관람객들과 만나 작품 소개와 함께 ‘나에게 한국화란?’이라는 화두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관람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며, 전시기간 중 별도의 휴관일은 없다. 문의 399-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