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광장문화]문체부의 새로운 ‘문화예술 3대 혁신전략, 10대 핵심과제’ 발표 유감
[김승국의 광장문화]문체부의 새로운 ‘문화예술 3대 혁신전략, 10대 핵심과제’ 발표 유감
  • 김승국 문화 칼럼니스트/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 승인 2024.01.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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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문화 칼럼니스트/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김승국 문화 칼럼니스트/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문체부의 야심 찬 문화예술정책 발표였지만

지난해 12월 28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보편적 문화복지 실현’, ‘예술인 지원체계 확립’이라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 맞는 새로운 문화예술 정책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 정책이 ‘문화예술기관단체 대상 간담회 5회’, ‘장르별, 지역별 간담회 10회’, ‘문화예술계 현장 방문 13회’, ‘차관, 실국장급 현장 의견수렴 46회’, ‘새 정부에서 발표된 문화예술 정책 6건 총괄분석’과 ‘문화예술 지원체계 진단 토론회’를 거쳐 수립된 정책이라는 것을 밝혔다.

이번 정책은 ‘최고의 예술, 모두의 문화’라는 비전 슬로건 아래 국격에 맞는 ‘세계적 수준의 예술인·단체 육성’과 ‘국민 누구나, 전국 어디에서나 마음껏 누리는 문화예술’이라는 목표를 두고 ‘예술인 지원의 혁신’, ‘국민의 문화향유 환경 혁신’, ‘문화예술 정책구조의 혁신’이라는 3대 혁신전략을 제시하였다.

‘예술인 지원의 혁신’이라는 혁신전략 영역에서는 기존사업 지원단위, 단가를 확대하는 ‘순수예술 지원 확대’, 간접 지원/다년·사후 지원/인큐베이팅 지원을 골자로 하는 ‘예술 창작 지원방식의 개선’, 예술영재 교육 확대 및 국공립 예술단체의 청년 고용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예술 영재·청년 예술인 양성’, K-아트 장르별 전략적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한국 문화예술의 해외진출 지원’을 핵심과제로 설정하였다.

‘국민의 문화향유 환경 혁신’이라는 혁신전략 영역에서는 ‘청년 문화예술패스 지원’ 및 ‘예술 교육과정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잠재관객 발굴’, ‘문화예술의 전국 유통지원 강화’와 ‘국립단체·기관의 지역 순회 확대’를 골자로 하는 ‘사각지대 없는 향유 지원’, ‘지역의 대표 예술단체 육성’,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 추진’, ‘대한민국 문화도시 육성’, ‘로컬100 확산으로 지역방문 촉진’을 골자로 하는 ‘문화로 지형균형발전’, ‘서울/경기·강원권/충청권/경상권/전라·제주권’을 권역으로 한 ‘권역별 거점 인프라 조성’을 핵심과제로 설정하였다.

‘문화예술 정책구조의 혁신’이라는 혁신전략 영역에서는 ‘소액다건 사업을 통폐합하여 대표 브랜드 사업화’와 ‘주요 축제를 중심으로 소규모 축제를 연계하여 대표 축제로 재탄생’하는 ‘사업·축제 대표 브랜드로 전면 재구조화’와, ‘문화예술 지원기관 역할 재정립’, ‘유통·향유·국제교류 기능 일원화’, ‘국립문화예술시설 관리기관 신설’을 골자로 하는 ‘문화예술 지원체계 개편’을 핵심과제로 설정하였다.

현장 예술가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디테일에 아쉬움 남겨

물론 많은 검토와 고민 끝에 발표된 정책이겠지만 이번 발표된 정책은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라기보다는 공급자 중심의 정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많은 여론 수렴을 거친 정책이라지만 의견수렴의 대상이 주로 국립예술단체장, 음악협회, 국악협회, 연극협회 등 예총 산하의 지역 예술단체장들이 대부분이라 민간 전문 예술단체의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고 보기가 어렵다. 더욱이 최근 문화예술의 주체로 부각되기 시작한 시민 생활예술 기반 구축과 지원에 대한 언급은 없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표된 ‘2024 지역맞춤형 중소규모 콘텐츠 유통 공모’의 경우 민간 공연예술단체가 응모하기 위해서는 문예회관으로부터 협약서를 받아야만 가능하게 되어있다. 이것은 그간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폐단으로 지적된 ‘지인 챤스’를 잘 써오던 일부 민간 예술단체에만 유리한 공모라 그간 예술지원사업의 폐단으로 지적되어온 민간 예술단체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현장의 불만이 높아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고려한 정책으로 보기가 어렵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 취임 후 야심 차게 발표한 ‘문화예술 3대 혁신전략, 10대 핵심과제’를 담은 정책은 대체로 아쉬운 대로 원론은 잘 설계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행단계에서 현장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한 디테일이다. 시행단계에서 현장과의 소통 시스템을 구축하여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즉시 시정하는 진정성이 필요하다. 아무쪼록 문체부가 발표한 이번 정책이 현장에서 잘 구현되어 문체부가 제시한 ‘최고의 예술, 모두의 문화’가 되는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