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림 특별 소장전 《Timeless Moments》,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작가”
김구림 특별 소장전 《Timeless Moments》,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작가”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1.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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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24, 갤러리 루안앤코
회화 및 오브제 20여점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늘 새로움과 혁신을 추구해온 작가, 김구림의 특별 전시가 열린다. 갤러리 루안앤코에서는 오는 20일부터 내달 24일까지 ‘오늘’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김구림 작가 특별 소장전 《Timeless Moments》을 진행한다.

▲김구림 특별 전시 《Timeless Moments》가 진행중인 갤러리 루안앤코 전시장 입구 전경 (사진=갤러리 루안앤코)
▲김구림 특별 전시 《Timeless Moments》가 진행중인 전시장 입구 전경
(사진=갤러리 루안앤코)

김구림은 변화에 익숙하지 않던 50여 년 전 한국 미술계에 혜성 같이 등장했다. 그는 기존 관습에 대항하며 끊임없는 도전을 야기해왔다. 1969년 최초의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를 통해 그 시대 한국 현실을 직조했고, 1970년 대지를 불지르며 캔버스가 아닌 대지 또한 하나의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개념을 제시하는 등 다뤄진 적 없던 예술의 이념을 새롭게 구축했다. 특히 정찬승, 정강자와 함께 결성한 ‘제4집단’ 퍼포먼스 그룹은 한국 미술계에 큰 파란을 일으켰다. 또한 세상 만물의 원리는 모두 둘로 대립되어 나타나며, 이 대립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음을 깨달은 그는 대립과 공존을 함축하는 용어로 ‘음과 양’을 고안했고, 이러한 음양 사상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회화부터 조각, 설치미술, 메일 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오늘날까지도 끊임없는 고찰을 하며 영감을 전해주는 김구림의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며 보답하고자 기획됐다. ‘Timeless Moments’라는 전시 제목과 같이 김구림의 작품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작품을 선보인다. 소장가와 함께 왜 그를 애정 하게 됐는지 알아보고 한국 예술계의 지난 역사와 미래를 조망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김구림, Yin and Yang 94-S 2, 1994, Mixed media acrylic on canvas 81x117cm (사진=갤러리 루안앤코)
▲김구림, Yin and Yang 94-S 2, 1994, Mixed media acrylic on canvas 81x117cm (사진=갤러리 루안앤코)

“1970s – 1980s” 섹션에서는 TATE에 소장된 “전구(1997)”와 동일한 시기에 제작된 정물화 시리즈를 감상할 수 있다. 정물화 연작은 마 위에 드로잉과 채색 및 글씨가 혼합된 형태로 회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품 속 사물은 뚜렷하게 존재하는 영원함이 아닌, 물거품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보이는 것 같으면서 보이지 않는 어떠한 공간 속의 불확실함을 나타낸다.

작가에게 1984년-2000년까지의 미국 생활은 지금의 음양 시리즈를 확립시킨 중요한 시기였다. 세상 만물의 대립과 공존을 함축하는 용어로 ‘음과 양’을 고안했고, 그 이후 대부분의 작품 제목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1990년대로 접어들며 자연과 인공의 대비, 즉 황폐해진 도시문명의 산물과 강렬한 색 화면을 통해 음양 사상 문제를 다루었다. 이러한 작품 경향은 ”The Modern Museum of Art”(1991, CA, US)에서 진행된 개인전과 “Charles Whitchurch Gallery”(1992, CA, US)에서 백남준 작가와 함께한 2인전에서도 큰 호평을 얻었다. 그중 <음과 양 94-S 2>은 화산과 주황색 화면이 조화를 이룬 1990년대를 대표하는 회화 작업이다.

“2000s – 2010s” 섹션에서는 대부분이 미술관 또는 작가 소장으로 일반 전시장에서는 쉽게 관람할 수 없는 <음과 양> 바이올린, 첼로 대형 오브제 시리즈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회화와 오브제가 콜라주 된 시리즈는 시대성을 부각시킨 이미지를 재조립해 자연, 환경, 문명, 인간 등을 비판적으로 담아냈다.

루안앤코 갤러리 관계자는 “그의 예술정신은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신념을 계승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꿋꿋하게 나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