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 맞이 새해 전시 계획 발표
백남준아트센터,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 맞이 새해 전시 계획 발표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1.2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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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전시 오픈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재개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백남준아트센터가 ‘예술과 기술로 연결된 함께 하는 미술관’을 비전으로 한 전시들을 준비했다.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남희)는 ‘초연결, 유산공동체, 다성성’을 2024 핵심 가치로 설정,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백남준의 기념비적인 위성 생방송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이 40주년이 되는 해로, 작품이 지닌 ‘전 지구적 소통’이라는 메시지와 연결된 전시와 사업을 시작한다. 

▲백남준,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 스틸 컷 (사진=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 스틸 컷 (사진=백남준아트센터)

《일어나! 2024년이야》(2024년 3월 21일 ~2025년 2월 23일)로 봄의 시작을 연다. 전시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세계평화의 가치를 조망하고자 기획됐다. 미디어 감시 사회를 예견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1949)에서 착안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1984년 새해 전 세계로 방송됐다. 100여명의 아티스트와 함께 세계 각지의 춤과 노래, 시와 코미디를 뒤섞은 흥겨운 쇼는 오웰의 디스토피아가 아닌 밝은 미래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 소설 속 텔레스크린과 같은 기술 네트워크가 전체주의적 감시망이었다면, 백남준에게 TV와 위성은 각 도시를 연결하고 서로 다른 시공간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었다. 

전시 제목 《일어나! 2024년이야》 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에 라이브 퍼포먼스로 참여한 미국 밴드 오잉고 보잉고의 노래 제목 〈일어나! 1984년이야〉를 올해 연도로 재설정한 것으로, 40년 전 새로운 기술과 감시 사회에 대응하는 방식을 점검하며 2024년을 마주하게 한다. 전시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연구·조망하며 2024년의 응답으로 행성적 연대와 평화의 가치를 환기한다. 얼터너티브 K팝 그룹 바밍타이거(Balming Tiger)가 참여해 평화의 마음을 담은 음악과 춤, 영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같은 날 개막하는 《빅브라더 블록체인》(2024년 3월 21일 ~ 8월 18일)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현대 예술을 다시 점검하고자 한다. 백남준은 1984년 1월 1일을 암울한 기술문명의 미래를 예견하였던 조지 오웰에게 “당신은 절반만 맞았다”라고 답할 기회로 봤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2024년, 전시는 동시대 기술환경으로부터 어떠한 미래를 읽을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백남준, 〈칭기스 칸의 복권〉, 1993 (사진=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 〈칭기스 칸의 복권〉, 1993 (사진=백남준아트센터)

홍민키는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소개하며 '사회자'의 역할을 현재의 문화적 맥락에 맞춰 새롭게 해석하고, 조승호는 감시 초소와 안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물을 설치한다. 장서영은 개인화 돼가는 멀티 채널 미디어와 ‘감시와 통제’의 관계를 탐색한다. 휘(WHI)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 과거와 중첩돼 기시감을 불러 일으키는 상황에 대해 노래하고, 히토 슈타이얼의 〈태양의 공장〉(2015), 삼손 영의 〈제단 음악(우유부단한 자를 위한 전례)〉(2022) 등이 함께 전시된다.

9월에 열리는 《NJP 커미션》(2024년 9월 12일 ~12월 15일)은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기반으로 동시대 사회적 아젠다를 다루고 발언하는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신작을 통해 미술관의 방향성을 담아내고자 한다. 기술문명과 인간의 삶과의 관계를 탐구하고, 기술을 통한 소통과 전쟁이 공존하는 시대의 모순을 일별하는 예술가의 사유를 중심으로 한다. 전시는 3인 작가의 신작 제작 프로젝트로 진행될 예정이며, 작가는 미정이다. 

아울러 2024년에는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재개한다. 예술상은 현재 국내 국공립미술관 유일의 ‘국제’ 수상 제도로, 2009년부터 2021년까지 7회째 운영, 작년에는 정비를 거쳤다. 올해는 수상 작가를 선정하고 내년에는 수상자展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