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배역 남자 배우 구성…남성창극 <살로메> 내달 2일 개막
전 배역 남자 배우 구성…남성창극 <살로메> 내달 2일 개막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4.01.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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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 각색, 김시화 연출
2.2~4,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가 고선웅의 손에서 다시 태어난다. 

고선웅 작가와 김시화 연출이 선보이는 ‘남성창극 살로메’가 내달 2일부터 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김준수, 윤제원, 유태평양, 김수인, 정보권, 서의철, 이정원 등 스타 남성창극 배우들과 5명의 코러스들, 7명의 라이브연주자들이 만들어낸다. 

▲남성창극 살로메 연습 장면
▲남성창극 살로메 연습 장면

신약성경의 일화를 바탕으로 오스카 와일드가 1891년에 프랑스어로 쓴 ‘살로메’ 를 고선웅 작가는 한층 더한 막장으로 각색하였고, 이를 정은혜가 소리로 만들었다. 작곡가 김현섭은 이를 아쟁, 첼로, 일렉 기타, 태평소, 피리, 생황, 피아노, 타악기를 사용해 그로테스크한 음악으로 표현한다. 살로메 중 가장 유명한 장면으로 꼽히는 ‘살로메의 일곱 베일의 춤’ 등의 안무는 안무가 신선호가 맡았다. 

‘남성창극 살로메’ 는 세례자 요한을 사랑한 공주 살로메와 이를 둘러싼 헤로데 왕가의 뒤틀린 욕망을 그려낸 막장 드라마다. 김시화 연출은 이번 작품의 모든 인물을 남성 배우로 구성한 데 대해 “남성창극은 이전에 없던 실험적 도전이다. 예술적인 측면에서 성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는 요즘 할 수 있는 시도라고 생각했고, 전통공연 안에서의 이러한 시도는 창작의 가능성을 높이고 대중화를 실현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남성창극 살로메’ 를 통해 창극연출가로 데뷔하는 김시화는 그동안 국립창극단 ‘귀토’, ‘심청가’ 등의 조연출을 비롯해, 국립무형유산원, 경기국악원, 전북도립국악원, 천안시립예술단 등 국공립단체 작품들의 연출과 안무, 방송 드라마와 방송 무대 안무 작업 등을 통해 실력을 다져왔다. 새로운 여성 창극연출가의 탄생에 주목해 볼만하다.   

작창가 정은혜는 “판소리에서 파생된 창극 소리의 양식적 깊이를 가지며, 동시대의 창작곡 개념을 작창에 적극 도입하여 내용적 넓이를 가져 익숙한 장르에서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하는데에 주력하였다. 음악적 표정을 어떻게 낼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익숙한 창법을 조금 내려놓고 말과 대사에서 시작된 소리라는 전제로, 치밀한 대사들에 밀도 있고 힘있는 어조에 선율이 얹어져 극적 상황과 인물의 정서 표출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라고 창작 의도를 밝혔다. 

▲남성창극 살로메 연습 장면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세계적인 명성의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남성창극 살로메’의 의상디자인을 맡았다는 것이다. 2023년 9월 오스트리아 빈, 벨베데른 궁에서 선보인 ‘이상봉X구스타프 클림트 패션쇼’와 '한(恨)의 와당(기와), '흥(興)'에서 단청’ 컨셉으로 서울패션위크 2024S/S 런웨이에서 선보인 의상들은 ‘남성창극 살로메’ 분위기와 잘 연결된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남성창극 살로메’ 의상들은 인물의 특징과 성격이 잘 드러나는 동시에,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동서양이 만나고, 남과 여가 하나가 된다는 컨셉을 담고 있다. 

국립극장 여우락 예술감독이자 서울예대 교수인 이아람이 ‘남성창극 살로메’ 음악감독으로, 김현섭 작곡가가 피아니스트로 참여한다. 아쟁주자 김슬지와 첼리스트 이호찬, 피리와 태평소, 생황에 차승현, 가야금 연주에 황소라, 타악기 연주에 조한민, 타악기 연주와 일렉기타리스트로 신승훈이 참여한다.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완성도 높은 라이브 사운드는 극의 밀도를 높여줄 것이다. 서로 다른 음색들이 조화를 이루다 때로는 부딪히며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자아낼 것이다. 

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김시화 주관, 야마하뮤직코리아 협찬으로 진행되는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 ‘남성창극 살로메’는 4월 강동아트센터 공연이 확정됐으며, 이후 주요도시 투어 일정 협의 중에 있다.  첫 공연은 2월 2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이며, 이후 2월 4일 일요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총 5회 공연된다. 살로메 역에는 김준수와 윤제원 두 배우가 캐스팅되어 번갈아 출연한다. 티켓가격은 R석 77,000원, S석 55,000원으로 예매는 인터파크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사이트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