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78]고성 거진장에서 만난 ‘도치’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78]고성 거진장에서 만난 ‘도치’
  • 정영신
  • 승인 2024.02.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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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의 장터이야기 78

 

2014 강원 고성 거진장 Ⓒ정영신
2014 강원 고성 거진장 Ⓒ정영신

 

요즘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은 도치, 대게, 문어, 잡어 등이다.

겨울 생선 중 못난이삼형제(아귀, 물메기, 도치)에 속하는 도치는

눈과 입이 커서 심퉁이라고 불린다.

도치는 위급한 일이 생기면 공처럼 웅크려 물 위를 둥둥 떠다닌다.

강원도 최북단에 사는 바닷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생선이다.

암컷은 시큼한 김치를 넣어 알탕으로 요리하고,

수컷은 횟감이나 데쳐서 먹는다.

 

2014 강원 고성 거진장 Ⓒ정영신
2014 강원 고성 거진장 Ⓒ정영신

 

해가 떠오르는 거진항의 아침 풍경은 정겹다.

새벽녘부터 잡아 온 생선을 내리고, 경매하느라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지만

치열한 삶의 현장이 아름다운 시()로 재탄생하는 시간이다.

먼저 날아든 갈매기 한 마리가 신호를 보내자 순식간에 손수레 옆에 날아든다.

도치를 경매받으러 왔다는 박순덕할매는

먹이 찾아 갈매기들이 날아드는 것 보믄, 사람이나 똑 같은 기래요.

나도 묵고 살라고 반평생을 이곳에 나오니께

 

2014 강원 고성 거진장 Ⓒ정영신
2014 강원 고성 거진장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