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78
요즘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은 도치, 대게, 문어, 잡어 등이다.
겨울 생선 중 못난이삼형제(아귀, 물메기, 도치)에 속하는 도치는
눈과 입이 커서 심퉁이라고 불린다.
도치는 위급한 일이 생기면 공처럼 웅크려 물 위를 둥둥 떠다닌다.
강원도 최북단에 사는 바닷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생선이다.
암컷은 시큼한 김치를 넣어 알탕으로 요리하고,
수컷은 횟감이나 데쳐서 먹는다.
해가 떠오르는 거진항의 아침 풍경은 정겹다.
새벽녘부터 잡아 온 생선을 내리고, 경매하느라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지만
치열한 삶의 현장이 아름다운 시(詩)로 재탄생하는 시간이다.
먼저 날아든 갈매기 한 마리가 신호를 보내자 순식간에 손수레 옆에 날아든다.
도치를 경매받으러 왔다는 박순덕할매는
“먹이 찾아 갈매기들이 날아드는 것 보믄, 사람이나 똑 같은 기래요.
나도 묵고 살라고 반평생을 이곳에 나오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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