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최우수상 수상자]지우영 댄스시어터샤하르 대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예술에 담는다”
[서울문화투데이 최우수상 수상자]지우영 댄스시어터샤하르 대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예술에 담는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4.02.0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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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댄스시어터샤하르 창단, 20년간 이끌어
관객에 더 가까이…연극ㆍ음악ㆍ문학 등 고전 재해석
‘창작발레’ 레퍼토리화로 세계 무대 진출 목표
경계선지능 아동청소년 위한 ‘예룸예술학교’ㆍ‘예하예술학교’ 국내 최초 설립
“경계선지능인 가족 모여 사는 ‘예술 마을’ 만들고파”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ㆍ진보연 기자] 지난 25일 제15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지우영은 “혼자 빛나는 것이 아닌, 주변의 도움으로 어둠을 밝히는 빛을 선물하는 달을  꿈꾼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바람대로 지난 2003년 댄스시어터샤하르를 창단해 20년간 창작 작품을 통해, 빛이 필요한 곳에 예술이라는 선물을 전하고 있다. 

▲제15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최우수상(무용)을 수상한 지우영 댄스시어터샤하르 대표
▲제15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최우수상(무용)을 수상한 지우영 댄스시어터샤하르 대표

지우영 대표는 문학작품과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알려진 명작에 대한 무대 실현 외에 교육콘텐츠 연구 등 대중과 함께하는 공연예술을 실현하고 있다. 2003년 <줄리엣과 줄리엣들> 작품으로 한국발레협회 신인안무가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12월 8명으로 구성된 댄스시어터샤하르를 창단해 한국의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염원을 담은 <어머니>라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고유한 한국적인 특성 외에도, 같은 해에 ‘지젤과 지그프리트를 만났을때‘를 통해 그녀의 서구 고전 춤 어휘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로 재구축의 능력을 보여줬다. 

2022년 김소월 탄생 120주년 기념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진 창작발레 <소월의 꿈>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시인, 그러나 누구보다 불우했던 그의 삶을, 무용언어로 재창조해 관객과 함께 했다. 2020년부터 이어진 세 번의 공연연기에도 불구하고 전막발레로, 그리고 세계최초로 만들어진 창작발레 <레 미제라블>은 2023년 창단 20주년 특별공연으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5회 공연을 성료했다. 가장 최근 창작작품인 <천국의예수>은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올려졌다. 

이처럼 오랜 기간 무용가로서 그리고 안무가로서 무대를 누비고 있는 지우영의 또 다른 직업은 ’교장 선생님‘이다. 지우영이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한 경계선 지능 아동청소년을 위한 예술학교는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위탁인가를 받아 운영되며 학력이 인정된다. 기본 교과 수업뿐 아니라 예술 중심의 대안 교과 수업 진행을 통해, 학생 내면의 자존감 회복과 사회 적응력 향상을 돕는다. 더불어 학비를 무료로 제공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고 있다. 

‘느린 학습자’로도 불리는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0~85인 사람을 뜻한다. 지적으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다고 해 ‘경계선’이란 명칭이 붙었으며, 경계선 지능인은 장애인으로 등록되지 않아 현황 파악이 어렵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565만~667만 명으로 추정할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경계선 지능인 지원을 명시하고 있는 법률은 아직 없다. 아동복지시설의 아동 또는 자립준비청년 중 경계선 지능인에게 사례관리서비스 정도만 제공되고 있으며 양육인으로서의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복지 서비스는 전무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015년 서울시 노원구에는 경계선 지능 아동청소년을 위한 예술대안학교인 ‘예룸예술학교’가 처음 세워졌다. 

지우영은 ‘예룸예술학교’ 설립과 ‘예하예술학교’ 교장으로서 지속적으로 예술교육을 통한 사회봉사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 2020년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 대표는 “경계선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큰 원천은 예술”이라고 말한다. 

대중의 발레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클래식 발레에 한정되며, 이에 무용수들의 무대 역시 제한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우영 대표는 민간 발레단을 운영하며 직면하는 여러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작을 꾸준히 발표하며 무용수들의 무대를 확장시키고 있다. 이미 관객들의 시험을 거친 안정적인 작품보다, 지금 시대의 관객이 공감할 수 있고 무용수들의 역량이 함께 빛날 수 있는 무대를 고민한 지 대표이다. 지난 20년의 우직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본지 서울문화투데이가 제15회 문화대상 최우수상 수상자로 지우영 대표를 선정했다. 예술적 철학을 담은 몸짓으로 삶을 그려내고, 교육으로 온기를 더하는 지우영 댄스시어터샤하르 대표를 만나 그의 예술과 교육, 현재의 삶과 미래의 꿈에 대해 들어봤다. 

▲제15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최우수상(무용) 수상자 지우영 대표 (가운데)
▲제15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최우수상(무용) 수상자 지우영 대표 (가운데)

제15회 문화대상 최우수상 무용부문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 소감과 더불어 이 상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듣고 싶다. 

그간의 노력을 올해 많이 알아주시는 것 같다. 지난해 한재공익재단에서 선행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얼마 전 포스코 청암재단에서도 청암상 5배수 후보에 올랐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은 교육이 아닌 문화예술 분야에서 받는 상이라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더 열심히 하라는 응원의 상이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걸어가겠다.

발레는 언제 처음 시작했는지?

처음엔 언니와 함께 피아노를 배웠다. 엄마가 워낙 음악 교육에 열성적이셨다. 그러다 예원학교 입시에 실패한 후 일반 중학교에 진학했고, 무용은 결사반대라는 부모님의 만류에도 몰래 신체조부에 들어가 스스로 무용과의 인연을 만들었다. 당시 체조를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이 나의 재능을 발견해주셨고, 발레로 예고에 진학하게 됐다. 중학교 2학년 말이 다 돼서 입시 준비를 시작했으니 두 달 만에 선화예고에 합격한 셈이다. 

무용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창작 안무’에 관심이 정말 많았다. 수업 과제가 아닌 단순 흥미로 예중 학생들의 안무를 돕는다든지, 같은 학원 아이들과 직접 만든 안무 작품을 연습하는 등 창작 욕구가 넘치던 아이였다. 혼나기도 했지만, 안무에 재능이 있다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후 이화여대 무용과에 지원했으나 떨어졌고, 그 길로 무용을 그만두려 했으나 과거 무용과 진학을 반대했던 엄마가 오히려 나를 설득해 이듬해 수원대 무용과에 진학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대학에 들어갔지만, 막상 수업을 들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라 심리적 방황과 고민이 컸다. 그러던 중, 독일 하노버국립대학에서 피아노 전공을 하고 있던 언니가 같은 곳에서의 유학을 권했고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하노버에서 다시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선화예고, 수원대 무용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건너가 하노버국립대학에서 무대무용실기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이후 개인적인 창작 안무 활동을 이어오다 2003년 댄스시어터샤하르를 만들게 되는데, 어떻게 만들어진 단체인가? 

지금은 어쩌다 보니 대극장에서 공연을 더 자주 올리고 있지만, 원래 나는 소극장 공연을 더 좋아한다. 과거 연극반 아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치면서 몇몇 (무용을) 전공하는 아이들과 함께 <어머니>라는 무용극을 만들게 됐고, 그게 지금 무용단의 시발점이 됐다. 

▲댄스시어터샤하르가 지난해 선보인 창작발레 <레 미제라블> 공연 장면
▲댄스시어터샤하르가 지난해 선보인 창작발레 <레 미제라블> 공연 장면

지난해 7월 <레미제라블>이 무대에 올랐다. 2020년 전막 초연 후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을 통해 공연된 바 있는데, 이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이었나?

가장 큰 차이는 무대 규모이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전에는 구민회관에서만 했던 공연이라 무대 장치 활용 등을 조금 다르게 했다. 그 외에 출연진을 비롯한 의상과 안무 등 작품 구성은 거의 동일하게 진행됐다. 규모가 커지고, 객석수가 늘어난 만큼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함께 해온 팀원들 간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냥 하던 대로 서로를 믿으며 열심히 준비했고,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후회 없는 공연이었다. 

<신 소공녀>, <사운드오브뮤직>,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댄스시어터샤하르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기성 작품을 공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연극, 음악, 문학작품 등 고전에 새로운 해석을 더하는 것에 공을 들이는데, 각색을 시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최근에 공연한 <레 미제라블>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으로, 영화나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물로 재탄생됐지만 정작 발레 작품은 없어서 내가 직접 만들게 됐다. 기존의 <레 미제라블>은 대부분 혁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원작은 혁명이 아닌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고, 나 역시 각색할 때 작가가 강조했던 ‘사랑’을 중심에 두어 이야기를 풀어갔다.

올해 새롭게 선보일 <돈키호테> 역시 각색 작업을 거쳐, 현대판 돈키호테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눌 예정이다. 치매에 걸린 돈키호테가 요양원을 탈출해 여행을 떠나는 과정에서 노숙자인 산초를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긴다. 

관객 중심의 공연을 만들다 보니, 선물이 되는 작품들을 생각하게 된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도 새로운 구상을 떠올리게 되고 다방면에서 바라보며 색다른 시각을 찾으려 노력한다. 더불어, 원작자가 보고 감동할 만한 작품을 만들되 관객 입장에서 원작을 모르더라도 원작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댄스시어터샤하르만의 색깔, 정체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내가 개개인의 역량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단원 전체의 팀워크이다. 창작 작품을 주로 하다 보니, 단원들의 개성과 역할 그리고 그것의 어우러짐이 잘 드러날 수 있게끔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역량은 뛰어나도 전체적인 조화를 이뤄내지 못하는 팀원은 창작자의 노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자체도 휴머니즘이 담긴 작품을 우선으로 하다 보니, 단원들과 무용단의 전체적인 분위기 그리고 여기서 비롯된 정체성도 같은 분위기로 이어지는 것 같다. 이러한 분위기는 결국 개개인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된다. 누가 지적하지 않아도 무용수든 스태프든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내고 싶어 하고, 이런 팀워크가 확장되어 이제는 팀보다 가족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예룸예술학교 전경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예룸예술학교 전경

발레단 운영과 더불어, 대안학교인 ‘예룸예술학교’와 ‘예하예술학교’를 설립ㆍ운영하고 있다. 학교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예룸예술학교는 2015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학교이다. 예룸에 이어 2017년 예하예술학교가 세워졌다.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위탁인가를 받아 운영되는 두 학교의 교육 시스템은 같으며, 교사와 직원이 다르다. 강사들은 두 학교를 아우르며 함께 수업하고 있다. 예술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학교지만, 궁극적으로는 경계선 지능 아동·청소년들의 가장 큰 취약점인 대인관계·사회성 향상을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다.

경계선 지능 청소년과 그들의 예술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우리 아이 때문에 경계선 지능 장애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 경계선 지능은 지능지수가 71~84 정도로 낮지만 지적 장애엔 해당하지 않는다. 전체 청소년 인구의 13.6%, 약 80만 명이 경계선 지능으로 추정되지만, 이들을 위한 위탁형 교육시설은 서울지역의 경우 단 3곳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반 학교를 다니며 학업 부진을 겪다가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평생을 예술만 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학교를 할 계획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경계선 교육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가운데,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기에 시작하게 됐다. 

경계선 지능 청소년의 교육 기관이 필요하다는 문제점을 인지하더라도, 학교 설립이라는 큰일을 벌이기는 쉽지 않은데 어떻게 학교를 그것도 2개나 운영하게 됐나? 운영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처음부터 초, 중, 고 과정을 완벽히 갖추고 시작한 게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 초등학교 순으로 만들어졌다. 예하와 예룸의 시스템은 같지만, 각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면서 우리 법인에 교육을 위탁한 형태이다. 예룸학교는 설립 과정에서 노원구청 여성가족과에서 함께 할 것을 제안하여 진행하게 됐고, 예하학교는 반대로 도봉구청에서 학교 설립을 위해 우리 쪽에 카운슬링을 받다가 위탁을 제안받았다. 

아이들을 가르칠 공간을 직접 얻어 월세를 내며 유지했기 때문에 처음 2년이 굉장히 힘들었다. 그때 진 빚을 아직도 갚고 있다.(웃음) 등록금도 따로 없기에 모든 것을 사비로 조달해야 했다. 게다가 예룸은 경계성 지능 청소년을 위한 위탁교육기관 1호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욱 몰릴 수밖에 없었다. 20명 정원에 입학 대기자만 백 명이 넘었다. 그러던 중 기존에 사용하던 공간의 임대차 기간이 종료되어 이전할 장소가 필요했고, 노원구의 도움으로 수락산 덕성여대 생활관 부지에 지난 2021년 지금의 예룸예술학교를 개관할 수 있게 됐다. 

0에서 시작해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지금도 많은 고민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것들이다. 

예술 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

경계선 지능 학생들의 자존감 회복이 가장 궁극적인 목표이다. 처음 아이와 학부모가 우리 학교에 오면, 바라는 건 단 한 가지다. 친구 한 명 만들기. 누군가에겐 사소해 보이는 이 일이, 이 친구들에겐 정말 간절하고 소중한 소원이 된다. 일반 학교에서 크고 작은 따돌림을 경험하며 트라우마를 가지고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예술로 치유하고, 나아가 예술로 수업하며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 학교의 역할이다. 먹고 살기 위한 기술은 언제든 배울 수 있지만, 타인과 함께 어울리며 사는 법을 배울 기회는 많지 않다. 위축된 경계선 아이들을 예술로써 자유롭게 하고, 일반 학교에선 제약되던 행동을 오히려 표현하게 만들어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가 덩달아 커진다. 이러한 과정 중에 사회성도 자연히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예술인들이 예술교육에 보다 많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로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자랑은 선생님들이다. 돈을 많이 드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교육시설을 갖춘 건 아니지만 한 번 우리와 인연이 닿은 선생님들은 정말 오랫동안 아이들과 만남을 지속하고 계신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아이들에게 에너지를 얻는다, 오히려 내가 위로받는다’라고 말씀하신다. 보다 많은 예술인들이 예술교육을 통한 보람과 기쁨을 느끼며,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소중한 기회를 누리셨으면 좋겠다. 

▲지난 2022년 예하예술학교 초등학교 개교식 현장
▲지난 2022년 예하예술학교 초등학교 개교식 현장

발레단이나 학교 운영 외에 새롭게 이루고자 하는 새로운 목표가 있는가?

학교에 와보면 아실 텐데, 아이들이 만나기만 하면 와글와글 정말 재밌게 잘 논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매년 받을 수 있는 학생 정원이 한정되어 있으니, 사실 이 부분이 매년 가슴 아프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 학교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예술 마을’이다. 아직 마을을 이룰 땅도 없지만, 설계해 주신다는 분은 있다. 처음엔 마냥 꿈같은 이야기라고 생각만 했지만, 처음에 학교를 생각지 못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자리 잡은 것처럼 언젠가 예술 마을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되리라 믿는다. 대구의 안심마을처럼, 경계 발달 장애인들이 함께 모여 사는 행복한 마을을 이루고 싶다. 

발레단 내의 목표라면, 지금까지 발표한 다양한 레퍼토리들을 이제는 좀 안정화해보고 싶다. 대표 레퍼토리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공연될 수 있도록 안착시키는 동시에, 발레단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보려는 또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우리 발레단의 작품들은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며 관객들의 공감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해외 공연 기회만 안정적으로 잡게 된다면 그곳에서의 활동도 무리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해보지 못한, 앞으로 해보고 싶은 무용 작품이나 예술적 시도가 있다면?

우선, 올해 <백조의 호수>에 AI 인공지능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선보이려 준비하고 있다. 이 작품이 성공적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의 목표이다. 

더불어, 한국에 들어올 때부터, 극장을 하나 인수해 무료로 개방해서 돈이 없는 예술인들에게 대여해주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이건 대극장 작품을 올리면서도 버리지 않고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꿈이기도 하다. 이 극장에서 소극장 작품을 7명 정도의 단원들과 함께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