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중고제의 본향, ‘국립국악원 서산분원’ 건립
[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중고제의 본향, ‘국립국악원 서산분원’ 건립
  • 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24.02.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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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2020년 당시 서산시 학술세미나 발표건으로 서산시에 내려간 후 인식한 바로는 서산시에서  활발하게 중고제를 활용하는 이면에는 국립국악원 유치를 위한 것임은 시관계자와 의회, 문화계 인사들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4년 영화 <서편제> 인기를 계기로 판소리에 대한 국민 관심과 더불어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등 판소리 대가닥 즉, 판소리 유파에 대해 알려지게 되었다.

1940년 정노식이 지은 『조선창극사』의 ‘대가닥’ 항에 동편제, 서편제, 호걸제와 더불어 중고제에 대한 기록이 있다. 1930년대까지 정노식이 인식한 중고제는 경기·충청도 지역에서 염계달·김성옥의 음악적 특징을 계승한 것을 말한다. 충청남도 출신 인물들 가운데 당대에 화려하게 꽃피우고 간 명인, 명무, 명창 등을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 많다. 

충청남도 도시 가운데 서산시는 더욱이 중고제의 본향이라 할 만한 명가문이 있다. 서산시의 중고제 관련 인물로 심정순(1873~1937)에 이은 심재덕·심매향·심상건·심화영으로 이어지는 등 서산시는 중고제 명가문을 이룬 곳이다. 또한, 고수관(1764~1843), 방만춘(1825~?), 김봉문(1876~1930)등이 서산 지역 판소리 명창으로 알려져 있다. 서산시에는 심정순의 생가와 심재덕이 운영하던 낙원식당, 심정순 기념비가 세워져있으며, 고수관의 생가터와 기념공원, 자진사랑가 노래비, 기념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2009년에 창단된 사단법인 중고제 판소리 서산 보존회는 서산 지역 주민들과 유지들을 중심으로 창단되었다. 초대 회장으로는 김기화가 선출되었으며, 최기홍, 김경호, 최병옥, 정영권, 이덕순은 부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심화영 중고제 판소리 보존회는 2006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였다. 특히 심화영 중고제 판소리 보존회는 중고제를 연행할 수 있는 심화영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애리, 이은우는 심화영을 중심으로 복원공연, 정기공연, 학술세미나 등을 주최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중고제를 알리고자 하였다. 심화영 별세 이후 심화영의 외손녀 이애리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5월 서산시의회(의장 임재관) 이수의 의원이 대표발의한 ‘중고제 판소리 보존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상정되어 있다. 조례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제3조에는 “시장은 중고제의 복원·계승 및 관련 유적의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중고제와 관련한 연구 및 조사, 중고제의 전승 및 대중화를 위한 행사나 공연, 그 밖에 시장이 목적달성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중고제 관련 사업에 대해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20년 4월, 서산시와 서산시문화도시사업단에서는 중고제 대중화 캠페인 일환으로‘서산의 중고제 명창들’CD를 제작해 유관 기관 및 단체에 무상 배포하였다. 한편 서산시와 사업단은 2019년부터 문화예술과 중고제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이는 ‘풍류살롱’을 매달 개최하고, 이 달의 중고제 명창을 통해 서산의 대표적인 명창들을 선정해(6월 심정순, 7월 심상건, 8월 방진관, 9월 심매향, 10월 심화영) 포스터 및 SNS를 통해 소개하는 등 중고제 대중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판소리 중고제와 서산 출신의 중고제 명창 알리기에 노력해 왔다.

2020년 당시 서산시 학술세미나 발표건으로 서산시에 내려간 후 인식한 바로는 서산시에서  활발하게 중고제를 활용하는 이면에는 국립국악원 유치를 위한 것임은 시관계자와 의회, 문화계 인사들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타 지자체에서 국립국악원 유치를 위한 지역 문화자산 활용과 예술인등을 이용하였으나 국립국악원 유치를 포기함에 따라 급속하게 문화예술 열기가 떨어진 사례를 여러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서산시에서는 국립국악원 분원유치를 위해 꿋꿋하게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함으로써 드디어 2024년 국립충청국악원 설립의 첫발인 <국립부산국악원 서산 분원 건립 연구용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긴 하지만 충청도에 국립국악원 분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무엇을 담고 채워가야 할지 더욱 치열한 고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