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베니스비엔날레 전시계획 공개…국공립 미술관과 차별화, RM 소장품 포함
[현장에서] 베니스비엔날레 전시계획 공개…국공립 미술관과 차별화, RM 소장품 포함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2.05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년, 베니스에서 한국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동시대 한국미술의 지형도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시, 공식 병행전시 등 총 7개 전시계획안 공동 발표
《섬과 산을 잇는 여정》 역대 한국관 작가 38명의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총망라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물의 도시 베니스에서 펼쳐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시와 공식 병행전시가 공개됐다. 지난달 31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예술위)는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베니스비엔날레 제60회 미술전 기간에 열리는 한국미술 전시 공동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아르코미술관(관장 임근혜)의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시 계획안 발표를 시작으로, 베니스비엔날레재단이 공식 선정한 4개 병행전시(광주비엔날레, 유영국미술문화재단,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 한솔문화재단), 이 외 베니스에서 개최되는 2개 전시(갤러리 현대, 나인드래곤헤즈) 계획안 발표까지 총 7개 기관 및 재단, 갤러리, 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특별전시《모든 섬은 산이다 Every Island is a Mountain》에 대해 설명 중인 임근혜 아르코미술관장 ⓒ서울문화투데이

대표적인 현대미술 플랫폼으로 꼽히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1895년 시작된 후 격년제로 개최, 올해로 60회를 맞이한다. 한국은 1986년 처음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래로 1995년 예술위의 한국관 건립, 비영리 재단의 병행전시 개최, 갤러리의 장외 전시 개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비엔날레 전시기간 동안 한국 작가들을 국제미술계에 소개해왔지만, 이처럼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전시계획안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날 박양우 전 문체부 장관은 인삿말을 전하며 전시방향에 대해 “단순히 국공립 미술관과 같은 전시가 되면 안 된다는 고민을 늘 안고 있었다”라며, “지난 30년, 14회의 비엔날레에 대해 반추하고, 비엔날레로서의 역할을 했는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며 기획했다”라고 밝혔다.

내년에 한국관 건립 3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특별전시《모든 섬은 산이다 Every Island is a Mountain》를 베니스에 위치한 몰타 기사단 수도원에서 개최한다. 1995년 이후 역대 한국관 미술전시에 참여한 작가 30여명(팀)의 개별 작업을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총망라하는 전시가 될 예정이다. 전시가 열리는 몰타 기사단 수도원은 12세기에 건축된 중세 건물이자 십자군 전쟁에 참여했던 기사단의 본부로, 이번 전시는 '장소성'에 주목해 기획했다. 수도원이라는 역사적 공간을 존중하면서 작품과 공간이 긴밀하게 조응하도록 예술로 잇는 방식을 택했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병행전시로 선정된 4개의 전시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창설 30주년을 맞는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는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 Madang- Where We Become Us》을 개최, 베니스 현지에서 30년 역사를 환기하고 광주정신을 조망하며 지속가능한 인류 공동체의 미래를 그릴 예정이다. 유영국미술문화재단(이사장 유진)은 한국 1세대 모더니스트이자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의 특별전 《유영국: 무한 세계로의 여정 A Journey to the Infinite: YOO YOUNGKUK》을 개최, 한국의 자연, 특히 산에 몰두했던 시기인 1960-70년대 작품을 포함한 유화, 판화, 드로잉,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 유영국미술문화재단의 김인혜 큐레이터에 따르면, 이번 전시 기간에 전시될 유영국 화백의 1968년 작품 중 하나는 방탄소년단 RM의 소장품으로 화제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니스비엔날레 기자간담회에서 인삿말을 나누는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장 ⓒ서울문화투데이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이사장 박명자)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이성자의 개인전 《이성자: 지구 저편으로 Seundja Rhee: Towards the Antipodes》를 개최, 60년 화업 전반에 걸쳐 동양의 철학적 세계관인 ‘음양오행’의 개념을 뿌리로 삼은 이성자의 대표작 20여점을 소개한다. 한솔문화재단은 빌모트재단과 함께 이배 작가의 개인전 《달집 태우기 LA MAISON DE LA LUNE BRÛLÉE》를 개최, 우리나라 전통의례중 하나인 달집태우기에 대한 이배 작가의 오마주와 탐구를 보여준다. 

그 외에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한국 현대실험미술사의 거장들의 대표작을 소개해 온 갤러리현대는 올해 신성희(1948-2009)의 개인전을 개최, <박음 회화(꾸띠하주)> 연작(1993-97)과 <엮음 회화(누아주)> 연작(1997-2009)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과 국제 무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현장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다국적 작가공동체 ‘나인드래곤헤즈(Nine Dragon Heads)’(대표 박병욱, 커미셔너 김찬동)는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노마딕 파티 Nomadic Party》를 주제로 전시와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날 예술위 정병국 위원장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그 어느 때보다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공공과 민간을 구분하지 않고 다 함께 뜻을 모아 한국의 미술작가를 소개하고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어 뜻깊다”라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