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제2회 서울예술상, 장혜림 안무 ‘제ver3.타오르는 삶’ 대상…”춤은 나의 소명“
[현장스케치]제2회 서울예술상, 장혜림 안무 ‘제ver3.타오르는 삶’ 대상…”춤은 나의 소명“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4.02.2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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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ㆍ무용ㆍ음악ㆍ전통ㆍ시작ㆍ다원 등 6개 분야 시상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ㆍ장애예술인 부문 신설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순수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 선정작 중 우수작품을 선발하는 서울예술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예술인들을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제2회 서울예술상>의 대상작은 99아트컴퍼니의 ‘제ver3.타오르는 삶’으로 선정됐다. 

▲지난 28일 오후 3시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제2회 서울예술상' 시상식에서 참석한 시상자와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지난 28일 오후 3시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제2회 서울예술상' 시상식에서 참석한 시상자와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지난 28일 오후 3시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개최된 <제2회 서울예술상> 시상식에는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박상원 서울문화재단 이사장, 손숙 서울예술상 운영위원장, 김예지 국회의원(국민의힘), 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대표이사, 박인건 국립극장장, 김성희 연극분야 심사위원장, 임산 시각분야 심사위원장,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 안은미 대표, 배우 길해연, 최태지 서울시 명예시장, 정치용 지휘자, 김영운 국립국악원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 여러 관계자가 참석했다. 

시상식은 전 KBS 아나운서인 황수경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대상과 분야별(연극ㆍ무용ㆍ음악ㆍ전통ㆍ시각ㆍ다원) 최우수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또한, 서울문화재단 지원사업 선정작 외 지난해 서울에서 발표된 작품들과 활발하게 활동을 한 장애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심사위원 특별상이 새롭게 제정됐으며, 포르쉐코리아(대표이사 홀가 게어만) 기부금으로 상금을 마련한 ‘포르쉐 프런티어상’ 6건의 선정작 중 한 작품은 재공연 또는 재전시를 지원받는다. 올해 서울예술상 상금은 장르통합 대상 1건 2,000만 원, 6개 장르 최우수상 1,500만 원, 6개 장르 포르쉐 프런티어상 1,000만 원,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부문 500만 원, 장애예술인 부문 500만 원이 각각 수여됐다. 

김예지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의미 있는 시상식을 준비해 주신 서울문화재단 박상원 이사장님, 이창기 대표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과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포르쉐코리아, 한경 아르떼tv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라며 “서울예술상은 우수한 순수예술작품을 선정해 예술인과 단체에게 창작의 동기를 부여하고, 서울 시민에게는 엄선된 작품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아주 귀중한 상이다. 올해부터 심사위원 특별상에 장애 예술인 부문이 신설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는데, 저 때문에 올해만 주고 그만두지 마시고 제가 없더라도 계속 챙겨주셨으면 좋겠다. 부족함이 많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여러분들의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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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서울예술상 대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왼쪽부터) 박상원 서울문화재단 이사장, 손숙 서울예술상 운영위원장,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 박상원 이사장은 “20년 전, 2004년 3월 15일 출범한 서울문화재단이 성년을 맞았다. 그동안 서울문화재단은 대한민국의 예술이 세계로 도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많은 일들 가운데 ‘순수 예술 창작’에 더 힘을 쏟아 왔다”라며 “재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다양한 세대, 장르의 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할 것이며, 더 좋은 작품을 발굴할 것이고, 더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오늘의 수상작들이 머지 않아 세계 예술을 견인해 나갈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라고 전했다.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이사는 “지난해 처음 선보였던 1회 서울예술상은 대학로 쿼드에서 진행됐으나, 장소가 협소하여 올해는 국립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하게 됐다. 사실 모든 일이 하고 나면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새롭게 만들고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다. 지난 1년간 서울예술상도 창제작 사업에 선정되어 지원받은 모든 작품들을 평가ㆍ분석하고 시민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파악하며 예술이 선순환되는 마지막 역할을 해왔다”라며 “예술인들이 예술하기 좋은 도시, 자존감이 높아지는 도시 서울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심사위원단은 심의 총평에서 99아트컴퍼니 <제ver3.타오르는 삶>이 “한국무용의 승무 장단과 노동에 관한 탄탄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오브제, 조명, 의상, 음악 등을 통한 다각적인 표현 방법과 국내외 무용수와의 밀도 있는 협업으로 한국창작춤의 저변을 확장했다"라며 “99아트컴퍼니를 이끄는 장혜림 안무가는 한국 창작춤 분야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라고 밝혔다.

대상을 수상한 안무가 장혜림은 “어린 시절 춤이 좋아 시작했고, 춤추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한국 춤을 저의 소명으로 삼고 자부심을 느끼며 이 자리까지 걸어왔다”라며 “저는 춤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호흡하는 법, 땅을 딛고 중심을 잡는 법, 눈을 마주치는 법,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 법 등 정말 많은 삶의 가치를 춤을 통해 배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무용수들이 내일이 없는 것처럼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감동하면서도 그 열정에 맞는 페이를 주지 못해 죄인된 마음이 함께 든다. 공연을 올릴 때면 연습 시간을 쭉 적고, 그 옆에 최저 임금으로 환산하여 계산을 해본다. 그럼 제가 줄 수 있는 페이와 실제로 주는 페이의 차액이 얼추 나온다. 그 차이를 보며 ‘나는 또 이만큼 빚을 졌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라며 “이러한 현실의 벽에도 불구하고 예술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춤을 추고 음악을 만들어주는 동료 예술가분들이 있기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99아트컴퍼니의 정신은 영혼의 울림을 주는 춤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영혼이 있다는 것을 믿고,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춤을 만드는 예술가가 되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28일 중구 장충동 극립극장에서 열린 '제2회 서울예술상' 에서 대상을 수상한 '제ver3. 타오르는 삶' 99아트컴퍼니 대표 장혜림 안무가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지난 28일 중구 장충동 극립극장에서 열린 '제2회 서울예술상' 에서 대상을 수상한 '제ver3. 타오르는 삶' 99아트컴퍼니 대표 장혜림 안무가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최우수상에는 ▲우리 교실(연극, 청춘오월당)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의 바흐 마태 수난곡(음악,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2023 전통창작음악집단 4인놀이 10주년 기념 콘서트 “X”(전통, 4인놀이) ▲시간/물질:생동하는 뮤지엄(시각, 신미경)이 선정됐다.

포르쉐 프런티어상은 ▲다른 부영(연극, 극작가동인 괄호) ▲Earthing(무용, 시나브로 가슴에) ▲재활용협주곡(음악, 이문희) ▲<무조巫祖> : 순환으로부터(전통, 방지원) ▲HALL2(시각, 김동희) ▲눈 먼 입(다원, 이연석)이 수상했다.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부문에는 ▲싸움의 기술, <졸>(연극, 작당모의) ▲레미제라블(무용, 댄스시어터 샤하르) ▲Dialogues X Punto Blu II ‘Beethoven: Waldstein – Repetition’(음악, 배승혜) ▲모든 것 all things(시각, 김정욱)이 선정됐다. 심사위원 특별상 장애예술인부문은 ▲시각장애 가야금연주자 김보경이 수상했다.

한편, 이날 심사위원 특별상 작품상을 수상한 연극 <싸움의 기술-졸>을 올린 극단 작당모의의 유쾌하면서도 아이러니한 상황을 곱씹게 하는 수상 소감은 청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작ㆍ연출을 맡은 김풍년은 “지난 2023년 저희는 새해 벽두를 서울문화재단 지원금 탈락 소식과 함께 시작했다. 막막하고 어리둥절했지만, 장기판에서 가장 작은 졸이 장군을 부르듯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작품을) 시작했다. 그리고 2024년 저희는 또, 새해 벽두를 서울문화재단의 지원금 탈락 소식과 함께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서울예술상 특별상을 주신다기에 아침 일찍 올라왔다”라며 “순수 예술은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밥을 주지는 않지만, 밥을 왜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또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식상한 표현으로, 영혼의 밥이 되는 분야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창작 단체에게 배부르게 밥을 주셨으면 좋겠고, 작당모의는 이 상을 기반으로 배부르게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애쓰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서울예술상>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누리집(www.sfac.or.kr/saa)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3290-7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