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79
곶감 철인 겨울이면 완주고산장은 오랜지 색으로 물든다.
조선시대에 씨 없는 곶감을 골라 왕실에 진상했던
동상면의 고종시를 사기 위해 서울을 비롯한 각 지방에서 몰려온다.
완주 동상면은 깊은 산, 계곡과 땅이 비옥하고,
산이 병풍처럼 막혀 바람이 적은 덕분에
비와 바람을 싫어하는 감나무가 잘 자란다.
곶감농사를 짓는 임홍규씨는
“여그 동상면 곶감은 씨가 없는디,
바로 이웃 마을 경천 곶감은 알맹이도 크고,
단맛이 좋은께 잘 팔리제라,
근디, 우리동네 동산면을 조금만 벗어나면 씨가 생겨버립니다,
같은 읍에서도 마을마다 맛 차이 난 것 보면
땅이랑, 바람이랑, 햇빛이랑 물이 다른 것인지
여그 사람도 영문을 모른당께요”
임씨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각 지역특산품은
그 지역 사람과 자연과 하늘이 함께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자연과 사람이 한통속이 되어 만들어 낸 특산품은
지역경제의 모세혈관으로 사람살이를 이끌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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