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팔 만담과 연쇄 활동사진 악극의 부활, <어머님의 손을 놓고>
장소팔 만담과 연쇄 활동사진 악극의 부활, <어머님의 손을 놓고>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4.03.07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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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인사동 M스테이지서 개최
오는 23일 한일 문화 교류 일환 <봄이 오는 길목에서> 공연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지난 5일, 인사동 M스테이지에서 국민 만담가 장소팔(1922~2002) 선생 탄생 102주년과 그의 생가터 표지석 설치를 기념하는 행사 및 공연이 펼쳐졌다. 만담보존회(회장 장광팔)와 리플리히청소년 오케스트라(대표 주재련)가 공동 주최하고, 아리수문화예술단과 교동도 청춘부라보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문화계 인사들로 극장이 만석을 이뤘다.

▲지난 5일
▲지난 5일 <어머님의 손을 놓고> 공연 후 촬영한 출연진 및 관계자 단체 사진

이 자리에서는 박춘재(1886~1950)의 재담을 계승한 서울 토박말로 세상을 풍자하고 인정을 비판하여 해방 후 국민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 경성방송국과 KBS 라디오를 통해 웃음과 희망을 주었던 국민만담가 장소팔 만담에 대한 유대용(중앙대학교 국악대학원 교수) 박사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최초의 여성 변사 독고랑의 징소리로 무대의 막이 올랐다. 장광팔 극본, 독고랑 각색, 류재국(중대 대학원 교수) 연출로 연쇄 활동사진 악극 <어머님의 손을 놓고>가 공연됐다. 

이번 무대는 1919년 10월 27일 단성사에서 개봉된 이래 100년 만에 선보여졌다. 용진 킴 등 배우들의 열연과, 만담가 장광팔의 유성기를 틀어놓은 듯한 노래가 더해져 아코디언 음률을 타고 관중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17세때 황해도 연백에서 전쟁 기미가 보이자 홀어머님의 성화로 어머님의 손을 놓고 2km 남짓 떨어진 남한땅 교동도로 피난온 주인공이 지척에 고향집을 두고 74년간 이산가족으로 살아온 애환을 날줄로, 역사 다큐영상과 민초들의 노래를 씨줄로 독고랑 배우의 몸을 던진 영상 연기와 무대에서의 변사로 극이 펼쳐 질때마다 관객석은 웃음과 눈물이 교차되는 가운데 떼창을 부르는 장관이 이어졌다.

이 작품은 오는 6월 25일(6.25전쟁)부터 7월 4일(미국 독립기념일) 사이, LA에 정박 중인 레인보우 빅토리아호 선상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무기를 적진에 버리고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란 작전명으로 8,000명의 피란민의 생명을 구한 바로 그 상선이다.

▲지난 5일 <어머님의 손을 놓고> 공연 후 촬영한 출연진 및 관계자 단체 사진
▲지난 5일 <어머님의 손을 놓고> 공연 후 촬영한 출연진 및 관계자 단체 사진

지난 2022년 8월 8일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장소팔선생 기념사업회는 천도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8월 8일을 ‘웃음의 날’로 선포한 바 있다. 또 기념사업회에서는 ‘까꿍! 웃자 대한민국’ 사회 캠페인과 장소팔 만담 100년, 활동사진 100년, 전기수 200년, 박춘재 재담 1000년 기념 메달 88개를 한정 발행했다.

교훈적인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는 한중일 3국에서 각자 관용구와 동음 이어를 활용해 전승되고 있다. 한국은 재담(才談) 또는 만담(漫談), 일본은 라쿠코(落語) 또는 만자이(萬才, 漫才), 중국은 샹성(相聲)이 그것이다.

장광팔과 독고랑은 “3국의 재미있는 이야기 문화의 국제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달 23일 오후 3시 인사동 G아트 갤러리에서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의원을 단장으로 라쿠코 배우 가쓰라 우다조우 등과 함께 만담과 라쿠코 교류 공연을 갖고, 다시 일본의 초청으로 도쿄와 오사카에서 우리의 만담 공연과 함께 연쇄 활동사진 악극 <어머님의 손을 놓고>를 순회공연할 예정이다”라며 “이를 계기로 장소팔 만담과 연쇄 활동사진 악극이 장광팔. 독고랑 콤비의 뉴트로(new-tro) 라 새 옷을 입고 부활 되기를 기대해 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