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조용수의 세 번째 고(鼓), 일고오창…다섯 흥보와 잇닿다
고수 조용수의 세 번째 고(鼓), 일고오창…다섯 흥보와 잇닿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4.03.08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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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오후 7시, 국립극장 달오름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수많은 명창들과 소리꾼들의 디딤돌 역할을 해온 고수(鼓手) 조용수가 그의 이름을 건 세 번째 공연을 선보인다. ‘조용수의 일고오창’ 그 세 번째 무대인 ‘다섯 흥보와 잇닿다’가 오는 14일 오후 7시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펼쳐진다.

▲고수 조용수
▲고수 조용수

’조용수의 일고오창’은 고수는 왜 독주회를 안 할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일고수이명창’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소리판에서 고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판소리 공연에서 소리꾼의 그림자 역할을 하게 되는 고수의 존재감에 조용수 고수는 아쉬움을 느꼈고, 북이 중심이 되는 공연을 준비하게 됐다고 전한다.

제3회 ’일고오창’은 박주희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외래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판소리 다섯 마당(춘향가, 흥보가,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은 모든 제(制)를 무대에 올리겠다는 목표의 시작점이다. 첫 번째로 ‘흥보가’의 다섯 ‘제’를 한 무대에서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고수 조용수를 중심으로 다섯 명의 남자 소리꾼이 연창으로 완창 소리판을 만들어낸다. 

▲제3회 조용수의 일고오창 참여 소리꾼 (왼쪽부터) 임현빈, 박성우, 김준수, 유태평양, 김수인
▲제3회 조용수의 일고오창 참여 소리꾼 (왼쪽부터) 임현빈, 박성우, 김준수, 유태평양, 김수인

동편제를 바탕으로 안숙선 명창의 스승인 만정 김소희가 새롭게 구성한 만정제 흥보가는, 순화된 사설과 섬세한 목구성을 구사하며 애원성이 짙은 것이 특징이다. 만정제 흥보가 중 ‘초앞~저아전 거동보아라’ 대목을 소리꾼 김준수와 함께 선보인다.

선배나 스승들의 더늠을 수용하고 그것을 다듬어 자신만의 개성 강한 소리로 만든 박록주제 흥보가소리꾼 박성우와 함께 한다. ‘흥보가 형님 집 건너가서 매 맞는 대목’을 선보인다.

동편제를 바탕으로 대마디 대장단의 꿋꿋하고 장엄한 강도근제는 우조를 위주로 통성으로 소리를 만들고 선이 굵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소리 중간 중간 들려지는 재담이 묘미라 할 수 있다. 강도근제 이난초 바디 중 ’제비노정기’를 소리꾼 임현빈과 함께 선보인다. 강도근제 제비노정기는 다른 제와 다르게 중중모리로 이뤄진 장단이 자진모리로 구성된다.

동편제의 우직한 성음과 서편제의 애절한 성음의 특징들이 조화를 이룬 미산제는 박초월 명창이 본인의 스타일로 만든 판소리 줄기 중 하나다. 그 중 미산제 흥보가는 담백하고 우아하며 한편으론 화려하다. 소리꾼 유태평양은 조용수와 함께 눈대목인 ‘박타는 대목’을 들려줄 예정이다. 짧은 시간 안에 흥보 가족의 설움과 재치 있는 소리꾼의 재담을 한 번에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하는 동초제는 사설이 정확하고 너름새와 부침새가 정교하며, 맺고 끊음이 분명하다. 소리꾼 김수인은 동초제 흥보가 중 ‘화초장~제비 후리는 대목’을 들려줄 예정이다. 

▲제3회 조용수의 일고오창 출연진 (왼쪽부터) 기획·연출·사회 박주희, 대금 이원왕, 아쟁 박희정, 가야금 황소라, 해금 조수아
▲제3회 조용수의 일고오창 출연진 (왼쪽부터) 기획·연출·사회 박주희, 대금 이원왕, 아쟁 박희정, 가야금 황소라, 해금 조수아

공연의 마지막은 남도민요로 꾸며진다. 전라남도 지역을 대표하는 선율인 육자배기 토리를 사용하는 남도민요는 애절함과 신명을 자아낸다. 이 무대는 전 출연진이 나와 관객과 호흡하며 마지막 판을 장식한다. 소리 김준수, 박성우, 임현빈, 유태평양, 김수인, 장구 조용수, 대금 이원왕, 아쟁 박희정, 가야금 황소라, 해금 조수아가 참여한다. 

한편,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인 고수 조용수는 중제18회 전국고수대회 대명고부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국립창극단 기악부 부장을 맡고 있으며,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겸임교수와 서울예술대학교 음악학부 한국음악전공 외래교수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