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공진원, 사업 재편 및 새 슬로건 발표…연구·학술기능 대폭 강화한다
[현장에서] 공진원, 사업 재편 및 새 슬로건 발표…연구·학술기능 대폭 강화한다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3.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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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이론가’ 역할 강조, 기존 연구와 학술기능 대폭 강화 예정
인사동 KCDF갤러리, 유료 대관 시스템 폐지 및 기획전시·아카이브 기능 강화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공진원이 새 슬로건을 걸고 변화를 향해 나아간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은 지난 5일 광화문의 한 식당에 마련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기관의 새로운 슬로건 및 중장기 미래비전을 발표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장 원장은 나비 넥타이를 매고 왔다. “일상의 문화를 바꾸려면, 나 스스로부터 바꿔야 하기 때문에 안 입어본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왔다”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날 발표한 공진원의 새로운 슬로건, ‘일상의 문화를 바꾸는 우리의 미래’ 아래서 앞으로 공진원이 맞이할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공진원의 미래전략을 발표하는 장동광 원장의 모습이다.
▲공진원의 미래전략을 발표하는 장동광 원장의 모습이다.

내년, 설립 25주년을 맞는 공진원은 《일상의 문화를 바꾸는 우리의 미래》를 새 슬로건으로 삼았다.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현대공예와 디자인 분야의 창의적 기반을 조성, 한문화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연차적 의제로는 ▲차이와의 만남 ▲한국성의 맥 ▲공예의 미래상을 설정했다. <조감(VISION)>, <통섭(CONSILIENCE)>, <연계(CONNECTION)> 라는 핵심어에 기반해 조직 및 실행계획을 재편할 예정이다.

조감 : 차이의 만남

이날 장동광 원장은 ‘공예이론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 원장은 “기존 연구와 학술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공예와 디자인사를 재정립하여, 한국공예 미학의 성찰과 담론에 기여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공진원은 현재 예산이 한정된 관계로 소속 학예연구직이 없는 상황이나, 활발한 연구가 이어질 수 있도록  <공예이론가상> 부문을 신설한다. 이는 ‘올해의 공예상’의 권위를 보다 높이고, 학술적인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동 KCDF갤러리는 유료 대관 시스템을 폐지하는 대신, 성찰과 담론을 생성하는 자체 기획전시 비중을 늘이고, 아카이브 기능을 강화한다. 또한 내년 개장 100주년을 맞는 문화역서울284(구 서울역사)를 기반으로 미술과 디자인, 건축과 패션 장르를 통합, 동시대 한국성에 관한 문화적, 예술적 시대정신을 선도하는 기획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서울역은 과거 만주로 가는 관문이자, 유라시아를 잇는 매개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서울역의 이러한 장소성과 역사성에 주목,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고 동시대 한국성을 문화적으로 재조명하는 전시가 내년에 열릴 예정이다. 현재 기관은 아트 아카이브 회고전을 준비 중이며, 올해 김병종 작가의 전시를 필두로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전시가 연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회고전인 만큼, 작품 중심의 전시가 아닌 작가의 생애를 되돌아보고 조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간 정기간행물은 국·영문 병기 및 학술적 이슈들을 담는 복안이다. 공예와 디자인의 상호연관성에 주목해, 그동안 계간지로 발간하던 《공예+디자인》지의 제호도 ‘공예문화’로 변경한다.  

 

▲2023 공예트렌드페어 KCDF관 전경 (사진=공진원)
▲2023 공예트렌드페어 KCDF관 전경 (사진=공진원)

통섭과 연계 : 한국성의 맥, 공예의 미래상

기관은 ‘융합’에 집중한다. 전승공예와 현대공예의 조화를 지향하며, 전통문화 측면에서는 역시 복식, 음식, 주거공간 등 의식주를 통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산업체와 대학, 연구기관 등 타 유관기관과의 협력 체제도 새로이 구축, 스미스소니언(Smithsonian Institution) 재단 등 기존에 협약을 맺어왔던 해외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 협업 전시나 행사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매년 설날을 기점으로 열리는 전통생활문화축제 《오늘전통》은 전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공예와 디자인의 연계성을 더욱 강화한다. 올해로 18주년을 맞이하는 《공예트렌드페어》는 주제전과 부스 구성을 재구조화하고, 국내외 공예 전문갤러리 초청, 공예애호가 특강을 강화하는 등 면모를 일신할 예정이다. 

K컬처의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아시아와 유럽, 미주 등지에 한국공예전과 한복패션쇼, 한식문화 홍보행사를 집중 개최하고 중동지역에는 한국 공예를 확산할 수 있는 거점 마련에 나선다. 뿐만 아니라 지방 인구소멸, 기후변화 등 당면한 사회적 과제에 대응하여 지역 내 다양한 문화예술 창작기반을 조성하고, 생산과 향유의 선순환적 관계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공진원 장동광 원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 환경에 맞춰, 공진원이 추구해야 할 목표와 전략을 되돌아보고 기관의 전반적인 사업을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성으로 재편했다”라며, “공예․공공디자인․전통생활문화 진흥을 위한 공공적, 지속 가능한 수행기관의 소임을 다하여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진원은 이날 문화역서울284에서는 문화예술 종사자와 사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새 슬로건과 중장기 미래비전 설명회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