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황현탁 자전적 산문 《세상구경》 출간…공직 퇴직 후 2막, 은퇴 후 3막 인생 돌아보다
[신간]황현탁 자전적 산문 《세상구경》 출간…공직 퇴직 후 2막, 은퇴 후 3막 인생 돌아보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4.03.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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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신문·동인지 등에 게재된 글 54편 수록
문학잡지 '문학秀' 제25회 신인문학상(수필 부문) 수상도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공직 퇴직 후의 2막, 은퇴 후 3막을 바쁘게 사는 황현탁이 지금까지의 삶을 기록하며 돌아보는 자전적 산문 《세상구경》을 출간했다. 심심산중에서의 성장과정과 15년에 걸친 외국생활을 포함한 40여 년에 걸친 직업전선에서의 업무수행, 은퇴 후 취미생활과 글공부를 하면서 체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자전적 에세이 형식으로 써 내려간 글들을 모은 책이다. 

저자 황현탁은 문화공보부장관 비서관을 역임하고, 주 영국·일본·로스엔젤리스·파키스탄 문화홍보관을 지냈다. 또한, 주일본한국대사관 홍보공사, 국정홍보처 홍보기획국장으로 일했다. 

공무원을 퇴직한 후 ‘취업심사’를 받아야 하는 제도가 도입되기 전인 2008년 은퇴하면서, 소위 ‘낙하산’으로 한국카지노관광업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된다. 그곳에서 그는 ‘카지노업뿐만 아니라 화투, 경마, 복권 등 다양한 도박 현장과 그 역사를 탐구’하고는, 《도박의 사회학》, 《사행산업론》, 《그대가 모르는 도박이야기》 등 세계의 도박산업 실상에 관한 ‘국내최초’의 저서들을 출간한다. 그런 노력이 밑바탕이 되어 2016년에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현재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으로 명칭 변경)의 최고 경영자인 원장으로 선임된다.

그는 이전에도 우리나라에 생소했던 ‘유선방송’, 나중에는 ‘케이블TV’로 불리던 새로운 사업에 관한 일본과 미국 사례를 공부하고 《유선방송개설》이란 저서를 출판하여,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소문났던 ‘케이블TV’관장 업무 담당 과장이 되었다. 그리고는 법령제정, 사업자 허가업무를 수행하였는데, YTN, 홈쇼핑, 교육·영화채널 등이 당시에 허가되었다. 그는 다섯 번 15년이라는 오랜 기간 해외근무를 통해 습득한 바깥 실상을 국내와 연결해 하고 싶은 일을 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까지 직장이 보장되는 교수정년 65세를 지나서도 공공기관에서 봉사했던 그는 은퇴한 후에는 ‘글쓰기 공부’를 하기 위해 (서울교육)대학이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의 글쓰기 공부과정에 등록’, 2019년부터 ‘산들문학회’란 수필가그룹의 동인이 되어 집필활동을 해 왔다. ‘창립동인’으로서 그는 매년 동인지에 글을 발표함은 물론, 2023년부터는 ‘회장’으로 회원들의 문학기행, 동인지발간 업무 등을 뒷바라지 하고 있다.

황현탁 작가는  전문서·동인지 외에도 《일본들춰보기》, 《그대가 모르는 도박이야기》, 《세상을 걷고 추억을 쓰다》, 《어디로든 가고 싶다》, 《그곳엔 ?!이 있었다》라는 개인저서를 출간해 왔으며, 문학단체의 회장으로서 공식등단하지 않았음이 꺼림직하다고 생각하여, 2024년 3월 호 <문학 秀>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하였다. 등단일정에 맞추느라 이번에 출간한 산문집 《세상구경》의 출간이 다소 늦춰져 ‘세상구경’을 하게 되었단다. 

저자(황현탁)의 자전적 에세이집 《세상구경》을 펴낸 것은 “형제나, 내가 살았을 때 태어난 혈족만이라도 나를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를 위한 연례적인 추모의식은 기대하지 않는다.”라는 말에서 보듯,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고 싶어서란다.

저자가 수행해 왔던 국가이미지제고, 해외홍보, 도박중독예방치유 등 업무와 관련해서는 공직자답게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고을원님이 되겠다’는 공직을 입문할 때의 포부는 이루지 못해 아쉬워하면서도, 후회한다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저자는 “내 삶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라면 노력하면 결과가 찾아왔고, 남들로부터 인정도 받았다. 케이블TV와 도박분야에 제도 도입, 전문서 출판 등 개척자적 노력을 한 데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한다.

수록된 글 중에는 여행과 전시·영화·공연 관람, 책읽기 및 글쓰기와 관련된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코로나19로 만남이 자유롭지 않아 혼자서 여행을 다녀 ‘몇 권의 여행서’를 펴내게 되었다거나, 손주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어 인륜을 돈독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등 팬데믹의 긍정적인 면도 언급한다.

저자는 “나의 생은 위대함이나 다이내믹함, 또는 파란만장함과는 거리가 있고, 기쁨이나 슬픔으로 점철된 삶도 아닌, 보통사람으로서의 인생이었다. 살아오면서 누군가를 죽이고 싶도록 원망한 적도 없다. 그리고 척을 지거나 편파적으로 일처리를 한 적은 없다. 세월을 잘 만나는 것이 인생행로에 중요하며, 자리는 운도 따라야 함을 체감했다”라고 자신의 지난 칠십 성상을 평한다.

이번 책 《세상구경》에는 모두 54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26편은 동인지·잡지나 서적에 수록된 글이며, 본지 서울문화투데이에 연재하였던 칼럼 3편도 수록되어 있다. 그는 은퇴 후의 삶과 관련, ‘글쓰기는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즐거움을 누릴 수 있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바람직한 소일거리’라고 하면서, 에필로그에서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의 여정을 기록하라’고 권유한다. 

한편 저자 황현탁은 문학잡지 <문학秀> 제25회 신인문학상(수필 부문)을 수상했다. 2024 봄호 에 ‘어떤 송년회’와 ‘죽음을 준비하며’ 두 편이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