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아록전통민화보존회 《옛 그림에 멋과 꿈을 피우다》展 개막식
[현장에서] 아록전통민화보존회 《옛 그림에 멋과 꿈을 피우다》展 개막식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4.03.14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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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105인 참여…전통 민화 정신 잇는다
"우리 전통민화가 가야할 방향은 한 마디로 시대성의 반영"
"故 김만희 선생 덕에 오늘날 민화인구가 25만 명이 될 수 있었다"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민화는 민중들의 생각과 정서가 반영된 ‘가장 한국적인 그림’으로 평가받아 왔다. 오늘날의 민화는 ‘현대’를 입고 시대성을 반영해 21세기의 삶을 이야기하며 그 맥을 잇는다. 그러한 민화의 시대성과 우리 전통 민화의 정신을 연결하는 전시가 열렸다. 아록전통민화보존회는 지난 13일 인사아트프라자 3층에서 30주년 기념전, 《옛 그림에 멋과 꿈을 피우다》 개막식을 개최했다.

▲방문객으로 붐비는 개막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정승희 민화장의 모습이다.
▲방문객으로 붐비는 개막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정승희 민화장의 모습이다.

아록 정승희(정귀자) 서울시민화장을 필두로 105인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인만큼 행사장은 활기찬 분위기가 가득했다.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 가회민화박물관 윤열수 관장, 한국공예예술가협회 이칠용 회장, 동덕여대대학원 민화학과 윤진영 겸임교수, 황순자 한국매듭공예연합회장, 월간민화 유정서 발행인 등 150여명 이상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총 전시 인원은 105명으로, 출품작은 김만희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은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8호 민화장 아록 정귀자의 제자들로 모인 '아록전통민화보존회(구; 민연회)' 회원과, 전수받은 제자의 제자들모임인 '온도회','화담회','다민회'의 회원, 故 고안 김만희 선생이 생전에 아끼던 모임인 '한국전통미술인회' 회원들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승희 민화장은 "30주년 기념전에 같이 동참해 주신 모든 작가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김만희 선생의 민화관을 계승해 우리 전통민화가 가야할 방향은 한 마디로 시대성의 반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민화를 응용할 수 있는 많은 소재들을 찾아내 재현에만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 생활에 어우러질 수 있는 창의적인 작품활동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는 말로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이날 축사에서 김종규 이사장은 “30년동안 한 모임이 유지되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여기 모인 분들 중 각자 분야에서 30년 이상 제 역할을 해온 분들은 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라고 말하며 아록전통민화보존회가 걸어온 30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행사 중 아록전통민화보존회의 지난날을 회고하는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
▲행사 중 아록전통민화보존회의 지난날을 회고하는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

윤열수 관장은 눈 한쪽이 완전히 실명될 때까지 그림을 그리며 민화의 세계화에 기여한 김만희 선생의 업적을 기리면서, “故 김만희 선생께서 서울시 무형문화재 민화장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오늘날 민화인구가 25만 명이 될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그의 노고에 찬사를 표했다. 이어, "김만희 선생과 정승희 선생, 그리고 아록전통민화보존회 120명의 회원들을 중심으로 우리 민화가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염원을 드러냈다.

윤진영 교수는 "민화를 연구하는 연구자 입장에서 정승희 선생과 이 전시를 보고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우리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민화의 길을 열어간다면, 우리 민화의 미래가 정승희 선생과 회원들의 노력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나눠주는 그림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옛 그림에 멋과 꿈을 피우다》 전시 전경.
▲《옛 그림에 멋과 꿈을 피우다》 전시 전경.

이칠용 회장은 김만희 선생과의 인연을 추억하며, "아록전통민화보존회가 벌써 30년을 달려왔고,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라며 30주년을 축하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유정서 월간민화 발행인은 "하나의 전통 예술로서 민화의 원형을 잘 보존하는 하나의 과제와, 그것을 과거의 유물로 머무르지 않게 오늘날의 미술로 자리잡게 하는 두번째 과제가 한꺼번에 수행돼야 한다"라며, "이 전시가 그러한 과제를 힘차게 풀어나가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전시 개막식이 아닌, 우리 전통 민화를 지금껏 보존해온 민화인들의 유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자, 앞으로의 우리 민화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한편,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2, 3, 4층 전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