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맛까지 선사하는 연극 '맛술사'
보는 맛까지 선사하는 연극 '맛술사'
  • 류화정 기자
  • 승인 2010.02.2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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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한아트의 초연 '맛술사' 드디어 베일 벗으며 관심 집중

지난해 출범한 한아트(윤미나 대표)의 연극 ‘맛술사’가 드디어 베일을 벗고 관객과 만난다.


지금까지 맛을 주제로 하는 연극은 없었다. 맛 있게 먹고 살고픈 것이 인간의 욕망이자 본능인 데도 말이다. 연극 ‘맛술사’는 맛을 다루는 전문 요리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세계 요리대회에 출전을 앞두고 국내요리대화를 열어 출전 선수들을 뽑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극비리에 진행된 심사에서 특급호텔의 유명 셰프가 아닌 의외의 인물들이 선택되면서 연극은 흥미롭게 흘러간다. 만삭의 아내를 잃은 슬픔에 술로 폐인처럼 살던 주태오, 가수의 꿈을 키우던 유명 요리집의 아들인 민오곡, 어머니의 요리전수를 거부하다 결국 한식부문 챔피언이 된다. 중식부문 최연소자이자 소년원 출신인 산들은 절대 미각의 소유자로 인정받아 마지막 우승자가 된다.


언론에선 말이 많지만 어쨌든 이 세명의 우승자들은 대회 후원자인 이회장이 주도하는 맛 훈련을 받기 위해 산속으로 들어가고, 일 년간의 훈련을 마치고 프랑스 행을 앞두게 된다. 그러나 스승은 프랑스에 가기 전까지 각자의 맛을 찾으라는 엄명을 내리며 또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결국 프랑스에 가게되지만 예상치 않은 일은 계속해서 들이닥치고, 과연 이들이 어떤 맛의 결과를 내게 되는지....

이야기의 내용도 흥미롭지만 한아트의 윤대표는 “‘맛술사’라는 맛있는 연극을 통해서 천천히 음미하며 먹는 법과, 그것을 통해 조금씩 자기 맛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 졌으면 한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무대에서 재현할 수 없는 음식의 향연이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고 무대 위 드라마와 결합되면 관객들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송이버섯을 이용한 요리법, 신선로, 북경오리 요리와 이태리 파스타까지 요리의 상세한 조리법은 물론 신체와의 연관성과 오감을 이용한 시식법까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여내어 마치 한 상 그득 잘 차려진 진수성찬을 대하는 풍요로운 느낌을 맛볼 수 있다.

그래서 ‘맛술사’는 맛 있는 연극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관객들 모두 함께 참여하는 시식을 진행하여 실제로 보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행위자로써 함께 맛의 세계를 경험케 해주는 체험극이기도 하다.

그 동안 요리를 주제로 한 영화는 있었지만 요리와 더불어 맛이라는 주제로 연극 무대를 올려진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전통의 맛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이번 연극은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미식의 세계를 선사하며 2월 25일부터 4월 11일까지 상연된다.

입장료는 3만원.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6시. 정동 세실극장에서 열린다. (전화예매 : 02-742-7797)

서울문화투데이 류화정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