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다시 부르는 "대한독립만세"
폭우 속 다시 부르는 "대한독립만세"
  • 류화정 기자
  • 승인 2010.03.0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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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주년 맞은 3.1절, 만세운동과 거리행진 비롯한 타종행사 열려

내리는 폭우도 그들을 막지 못했다. 오히려 추운 날씨 속에 함성과 열기는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3.1절 종로는 태극 물결을 이뤘고, 91년 전 그날의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올해 91주년을 맞은 3.1절 기념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특히 독립운동의 유적지가 밀집되어 있는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는 폭우 속에 ‘제91주년 3.1절 기념식 및 거리축제’가 열렸다.

심재득 종로문화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충용 종로구청장을 비롯한 33인의 대표들이 3.1독립만세 당시의 의상을 차려입고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민족대표 33인을 재현한 것으로, 심재득 종로문화원장은 인사말에서 “일제의 무단통치를 뚫고 탑골공원에서 시작한 횃불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아직도 우리 가슴에 남아있다”며 “91주년을 맞아 3.1정신을 우리나라의 지표로 삼아, 앞으로도 후손들에게 계승하자”고 말했다.

김충용 종로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오늘 3.1만세의 날은 일제의 압박에 평화적 항거를 한 민족의 혼이 깃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저력과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갖는 화합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흥철 옹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빗줄기가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이흥철 옹(한배달 연구위원)의 독립선언서가 낭독됐고, 김충용 구청장의 선창에 따라 참석자 전원이 만세삼창을 재현했다. 태극기를 흔들며 외치는 만세삼창에 지나가던 외국인과 행인들도 발길을 돌려 함께했다. 이어서 참석자 전원이 3.1절 노래합창을 하고, 대형태극기를 앞세운 민족대표 33인과 청소년 500여명이 남인사마당에서 보신각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흥겨운 사물놀이패가 선두에서 흥을 돋궜고, 경찰과 관계자들의 진두지휘 하에 3.1절 만세운동은 절정으로 치닫으며 보신각을 향해 힘찬 행진을 이어갔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대표인사들이 타종하고 있다

거리 행진의 물결이 보신각에 다달았을 때, 종로구여성합창단의 노래와 어우러져 더욱 성황을 이뤘고, 정오가 되자 타종행사가 시작됐다. 이 행사에서는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김기성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1942년 흑사단을 결성해 옥고를 치른 윤규섭, 1922년 항일용의자로 일경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故 고수선 선생의 자 김률근, 오산학교 건립과 신민회 활동으로 연루돼 옥고를 치른 故 이승훈 선생의 손자 이기대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김혜정, 이옥정, 신석현, 권승철, 최효진, 탤런트 박시은 등 총 12명의 인사들이 4명씩 3개 조로 나누어 각각 11번씩 33번의 타종 행사 시간을 가졌다.

타종을 하는 중간마다 수시로 울려 퍼지는 ‘만세’ 소리는 지나가는 행인들의 걸음을 멈춰 세우게 만들었다. 차창으로 바라보던 시민들도 차마 눈을 떼지 못했다. 참석자들은 우산이 필요 없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 속에 총칼에 맞서듯 폭우를 이기며 끝까지 자리를 빛냈다.

남녀노소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참석 인원은 민족대표 33인을 재현한 각계 인사들과 학생, 시민들, 타종 행사에 참석한 12인 포함한 500여명이며, 91주년을 맞아 3.1운동의 뜻을 기려, 화합과 계승에 한 걸음 나아가는 자리가 됐다.

<현장스케치>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여해 태극기를 손에 꼭 쥔 어린이의 모습에 자꾸 눈길이 갔다

한마음으로 3.1절 노래를 합창하는 종로구 인사들과 어린이들

이날 거리행진은 사물놀이패가 앞장섰다

빗속의 거리행진은 그 어느 3.1절 행사보다 더 뜨거웠다 

종로구여성합창단의 모습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타종대표인사들이 타종 후 기념사진촬영을 했다

서울문화투데이 류화정 기자/사진 정지선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