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읍성 향한 ‘일편단심’
낙안읍성 향한 ‘일편단심’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1.12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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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했는가, 관광 농촌 핵심

낙안읍성 민속마을 서문에서 만나게 되는 첫 번째 초가집은 국가문화재 95호 가옥으로 현재 낙안읍성 민속마을 보존회 송상수 소장이 살고 있는 곳이다.

▲ 체험가옥 입구에 서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 보존회 송상수 소장의 모습

하지만 체험가옥이라는 팻말 때문에 사람이 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자신을 마네킹으로 착각하는 관람객 때문에 가끔은 움직여야 할지, 가만히 있어야할지 고민하게 된다는 송상수 소장.

그만큼 관광객의 입장이 돼 낙안읍성을 알리려고 애쓰고 있다.

◆ 돈은 잃으면 다시 벌 수 있어도 민속 문화는 죽으면 살리기 힘들다

누가 하라고 떠밀지 않았는데도 사비를 들여 주말마다 서울을 올라가고, 전단지를 나눠주고, 떡메치기 체험행사를 하며 남모르게 헌신하지만 사람들에게 ‘개인적 이익이 되니까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고...

서럽고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돈은 잃으면 다시 벌 수 있어도 민속 문화는 죽으면 살리기 힘들다. 낙안읍성을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그런 부분들은 다 감싸 안았다”고 말했다.

오해와 외면에도 수십 년을 무던히 애써온 그의 진심을 뒤늦게 알아봐준 마을 사람들이 총회에서 낙안읍성 민속마을 보존회 소장으로 추대해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됐다.

고향인 순천에서 사진관을 하며 수학여행과 경주를 다녀온 후 ‘낙안읍성 민속마을’이 문화적으로 굉장히 좋은 자산을 가진 곳이라는 것을 일찍이 깨달았다. 그는 보존은 잘 되어있지만 제대로 가꾸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고 민속마을을 ‘관광 농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된 것이다.

◆ 없는 것도 만들어 내는 문화 전쟁시대, 있는 것 잘 지키고 가꾸어야

송 소장은 관광객들이 스스로 주머니를 털고 가도록 그물을 많이 쳐둬야 하는데 돈을 쓰고 가게 할 만한 것이 전혀 안 되어 있음을 한탄하며 “사람들이 기분 좋게 돈 쓰고 가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체험관광의 중요성을 낙안민속문화축제에서 확실하게 느낀 그는 문화 경험을 통해 또 다른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를 원하는 관광객들의 입장에서 ‘어디를 갔느냐’보다 ‘무엇을 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 송상수 소장이 쓰레기더미까지 뒤져가면서 수 십년을 모아온 우리나라 전통의상과 소품들
“마을 입구에 의상실 하나 놓고 관람객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마을을 거닐어 볼 수 있는 의상 체험부터 시작해 가마타기, 물레 돌리기, 솥뚜껑에 전 부쳐 먹기, 유과·약과 만들어 먹기 등 자연적인 자원들만으로도 체험할 것은 충분히 넘쳐난다”며 웃었다.

낙안읍성을 관광 농촌으로 만들기 위해 그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들은 무궁무진했고 하나하나 설명할 때마다 그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묻어나는 동시에 장난기가 가시지 않은 사춘기 소년 같은 순진무구한 모습도 보였다.

송 소장은 관람객들에게 정확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순천과 낙안읍성의 전통문화에 대한 역사적 고증을 거치는 과정에서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다니고, 전문가를 찾아다니는 등 어떤 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 결과로 내놓은 것이 낙안읍성 큰 줄다리기, 3·1절 역사 만세운동 체험, 횃불 성곽돌기, 전통혼례, 소달구지, 산행길놀이 등의 전통문화와 놀이들이다.

“이밖에도 쉽게 할 수 없는 임경업 장군의 민경순시, 죄인 압송체험, 형틀체험, 주리 틀기, 곤장 맞기 등의 특별한 체험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에 몇 가지로 전통문화 체험을 시작하자 사람들이 너무 몰려들어 반응이 좋아 준비 잘해서 실수 없이 하려고 다시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 낙안읍성, 관광 농촌을 목표로 힘쓸 것

‘낙안읍성 민속마을’에 대한 화두만 던져도 진심어린 그의 눈빛에서 마을에 대한 애착이 전해져왔다.
십여 년을 힘쓰고 있지만 가장 힘든 점이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라며 민속마을 주민들과의 이야기가 길어져 늦은 시간에 사립문을 열고 들어오는 일이 빈번한 송상수 소장.

앞으로 세미나 등의 계속적인 교육으로 관광 농촌에 대한 의식을 바꿔 주민들을 눈뜨게 할 것이라고 한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의 문화적인 가치를 관광 상품화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결연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나아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보존돼 있는 성내마을인 낙안읍성 민속마을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규칙과 법규를 만들어 한국에 있는 제일 작은 자치마을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지금은 너무 상업화돼 문화적인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안동 하회마을, 제주도 민속마을처럼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기여도 필요하지만 재정적으로나 법적으로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함을 힘주어 말했다.

“비록 아직은 시작 단계라 가야할 길이 멀고 견뎌내야 할 모진 풍파도 많겠지만, 없는 것도 만드는 문화 전쟁시대에 있는 것을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낙안읍성을 보존, 발전시키겠다. 그것이 내가 할 일이다” 라고 말하는  송 소장

그는 오늘도 ‘어떻게 하면 낙안읍성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인   터   뷰   : 이은영 편집국장 young@sctoday.co.kr
정리 및 사진 :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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