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부터 포장지까지 한걸음에 쇼핑하세요
재료부터 포장지까지 한걸음에 쇼핑하세요
  • 박솔빈 기자
  • 승인 2010.03.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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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방산시장 베이커리 골목

방산시장은 1987년 인쇄업체들이 모여서 만든 시장이다. 각종 인쇄지, 벽지, 포장지, 비닐까지 다양한 종류의 지류와 인테리어 용품을 취급한다. 방산시장은 매우 넓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헤매기 일쑤다.

베이커리 골목을 찾기 위해선 방산시장이라는 대형 간판이 걸려 있는 입구를 지나서 골목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방산시장은 을지로 쪽에서 가깝지만 베이커리 골목은 청계천에서 가깝다. 4가와 5가 사이의 방산시장 입구로 들어와 처음 만나는 갈림길에서 다시 청계천 쪽 대각선 상가 골목이 베이커리 골목이다. 약도를 가져가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않고 찾아가는 것은 조금 힘들어 보인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제빵 전문 가게들은 10개 정도인데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각종 기구와 도구, 재료를 한 번에 살 수 있다. 밀가루 등 제빵용 재료는 물론 각종 몰드와 쿠키 커터, 담아낼 포장지와 박스, 심지어 오븐까지 단 몇 걸음으로 둘러볼 수 있다.

밀가루, 초콜릿 등 각종 제빵 재료를 파는 곳에는 ‘식품’ 또는 ‘상회’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제빵 도구와 틀을 파는 곳은 이름이 주로 ‘공업사’로 끝난다.

재료를 파는 상점에는 딸기, 블루베리 등 통조림 과일부터 각종 시럽, 땅콩, 아몬드, 피스타치오 같은 견과류에 국내에서는 구입하기 힘든 수입 제품까지 다양하게 취급한다. 베이커리 포장 재료를 판매하는 상점도 많은데 각종 선물 포장을 위한 포장지나 상자, 끈은 물론 푸딩, 잼 등을 보관하는 유리병이나 케이크용 플라스틱 용기까지 온갖 종류의 포장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초콜릿 재료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상가도 있다. 종합상가 A동 1층에 가면 찾을 수 있는 이 곳은 20년 넘게 초콜릿 재료만을 팔아 온 곳으로 꽤 명성이 높다. 밸런타인데이 전후엔 재료부터 포장지까지 원스톱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홈 베이킹이 대중화됨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과 제빵 용품도 늘어났지만 아직 방산시장만큼 다양한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곳은 없다. 방산시장의 가게들은 보통 5000여 종의 제과 재료 품목을 갖추고 있으며 베이킹파우더만 해도 그 질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들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5년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파티쉐 열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김삼순(김선아 분)이 제빵 도구를 사기 위해 들렀던 곳도 바로 방산시장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매장은 베이커리 골목 중간의 의신상회(02-2265-1398)로 드라마 촬영 후에 새롭게 꾸며졌지만 5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토박이 가게다.

도매 시장이라 토요일에는 오후 6시 전에 문을 닫고 일요일에는 영업을 쉬는 곳이 많으니 느긋하게 쇼핑을 즐기기에는 평일 방문이 좋다.

박솔빈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