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두 거장의 손끝에서 쇼팽을 만나다
[리뷰] 두 거장의 손끝에서 쇼팽을 만나다
  • 박희경 기자
  • 승인 2010.03.21 20: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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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국제음악제 music+ , 두명의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알렉상드르 타로' 연주회 열려..

 지난 3월 21일 통영국제음악제 공식공연 세 번째 날,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의 열연이 펼쳐졌다.

▲ 통영국제음악제 공식공연 세번째 날,  온 몸에 곡을 싣고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임동혁.  (재)통영국제음악제 제공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쇼팽의 마주르카를 시작으로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까지 완벽한 연주를 선보였다.

 임동혁은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거장으로서 한국의 젊은이들을 클래식 공연장으로 이끈 매력적인 피아니스트다. 모스크바 국립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 2005년 쇼팽 콩쿠르 3위, 2007년 차이코프스크 콩쿠르 피아노 부문 4위로 입상하며 3대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쇼팽의 ‘마주르카 작품 17-4’번과 ‘마주르카 작품 56-2’ 번, ‘마주르카 작품 63-3 번’, ‘환상적 폴로네즈 작품 61’로 쇼팽 스페셜리스트라는 것을 검증했다.

 이어 피아노의 다양한 특징 중 타악기적 요소에 초점을 맞춘 작품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7번'을 연주한 그는 참으로 열정적이었다.

 ‘전쟁 소나타’ 가운데 하나인 이 작품은 화성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처리되며 각각의 모티브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특히 3악장은 타악기적 요소가 강한 악장으로 연주자에게 정확한 리듬감을 요구한다.

 이에 임동혁은 폭발적인 에너지와 함께 극한의 절제력, 완벽한 리듬감으로 온 몸에 곡을 싣고서 피아노와 하나가 되는 경이로움을 보여줘 관객들을 흥분케 했다.

▲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세번이나 계속되는 커튼콜에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나가야한다는 손짓을 보이고 있다. (재)통영국제음악제 제공

 마지막 커튼콜에서 건반위를 날던 손으로 v를 그리고 웃으며 나가는 그는 분명 한국의 자랑스러운 피아니스트 임동혁이었다.

 15분의 휴식후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의 연주가 이어졌다. 그는 프랑스의 대표 피아니스트로, 우리시대의 가장 이상적인 피아니스트로 찬사 받고 있다.

 파리 국립 고등 음악원에서 수학, 프랑스 음악 탐구에 매진한 알렉상드로는 바로크 작곡가 라모의 ‘쳄발로를 위한 조곡’을 통해 프랑스 레파토리의 전문 연주가로서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 프랑스 대표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 그는 우리시대의 가장 이상적인 피아니스트로 극찬을 받고있다. (재)통영국제음악제 제공
 아울러  라모의 음반 이후 라벨의 세계 초연곡이 포함된 피아노 전곡 녹음으로 프랑스 최고의 음반상인 디아파종 도르(Diapason d'or)와 르몽드 드 라 뮤지크의 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쇼팽의 ‘녹턴 작품 9-2번’, ‘녹턴 20번’, ‘환상곡 작품 49번’, ‘환상 즉흥곡 작품 66번’, ‘발라드 1번’을 선보였다.

  그의 손끝에서 울려 퍼지는 쇼팽은 감각적이고 감성적이며 우아하고 깊이가 있다. 프랑스 피아니즘을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한다는 극찬을 듣는 연주다.

 얼마 전 그는 쇼팽 200주년 기념으로 그가 좋아하는 쇼팽의 곡들을 연주한 ‘내마음속의 쇼팽’이라는 앨범을 발매했다.

 특히 환상 즉흥곡 66번은 쇼팽이 살아생전 가장 아끼는 곡이었다고도 전해지는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곡으로 알렉상드르 타로는 완벽하게 연주해냈다. 그의 손에서 재탄생된 환상 즉흥곡 66번은 관객들을 그야말로 환상에 젖게 했다.

 이번 콘서트에서 관객이 가장 기대한 공연은 단연 둘의 만남이었다.

▲ 한대의 그랜드피아노에서 듀오로 연주한 두 명의 젊은 거장. (재)통영국제음악제 제공
 두 거장은 드뷔시의 1889년 작 ‘작은 모음곡’을 듀오로 연주했다. ‘작은 모음곡’은 4악장 구성으로 멜로딕한 선율로 상쾌한 젊음의 서정을 표현한다. 이 곡을 연주하는 두 피아니스트에게서 즐기는 모습이 역력히 보였다.

 연주가 끝나고 박수갈채가 이어지자 두 피아니스트는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리베로 탱고'를 한대의 그랜드피아노에서 듀오로 연주했다. 둘은 정렬적인 이 탱고음악을 아주 역동적이고 격정적으로 연주해내 관객들의 끝없는 박수를 이끌어 냈다.

 창원 신촌동에서 이번 연주회를 보러온 강 인(42세,여)씨는 “탱고음악을 들으며 젊음을 추억할 수 있었고, 두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황홀했다‘고 말했다.

 또 교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는 통영시 인평초등학교 교사인 이상곤(33세) 씨는 “대중적인 클래식을 연주한다기에 와보았다. 매우 훌륭한 연주회다.”며 감탄했다.

 두 거장의 만남이 이루어진 이번공연은 2010년 통영국제음악제의 꽃임에 분명했다.

 

▲ 두명의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알렉상드르 타로는 연주회를 마친후 싸인회를 가졌다. 팬들은 싸인을 받기 위해 2층까지 줄을 서야했다.

▲ 웃는 모습이 아직 앳된 피아니스트 임동혁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박희경 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