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과 풀로 무엇을 만들어볼까? ‘짚풀생활사박물관’
짚과 풀로 무엇을 만들어볼까? ‘짚풀생활사박물관’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1.29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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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학습지, 아이들 목표 성취감 유도
단순 전시 공간 아닌 체험·교육 ‘문화학교’

벌써 아이들의 즐거운 방학이 반쯤 지나갔다. 그동안과 남은 날에도 아이들의 시간표는 학원과 공부로만 빼곡하게 차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겨울방학, 부족한 공부를 하는 것도 좋지만 신나는 방학조차 책 속에 파묻혀 있을 아이들을 위해 놀면서 배우는 알찬 학습지가 있어 소개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운받을 수 있는 ‘짚풀생활사박물관 학습지’
놀면서 배우는 학습지라는 말에 의아하겠지만 일단 학습지를 다운받아 열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위한 학습지와 4·5·6학년의 고학년들은 학년별 수준에 맞게 만들어져있어 아이들이 펼쳐보는 순간 이곳에 가자고 부모를 졸라댈 것이다.

▲ 달걀 망태, 씨오쟁이, 바구니 등 짚과 풀로 만들어진 다양한 용도의 생활 물건들

서울 종로구 명륜동, 대학로 혜화로터리 근처에 위치한 ‘짚풀생활사박물관’.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면서, 우리 민족의 전통 문화까지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 위주로 꾸며진 문화학교다.

지금은 생활용품의 대부분이 썩지 않은 플라스틱으로 바뀌었지만 오랜 옛날부터 '짚'이 얼마나 다양한 용도로 우리 생활에 쓰여 왔는지를 아이들과 살펴보는 일이 즐겁고 의미 있게 느껴질 것이다.

짚·풀 문화는 민중인 농민들이 생활의 필요에 의해 지혜로 만들어낸 문화로 우리 조상들이 짚과 풀로 무엇을 만들어 쓰며 살았는가를 보여주는 다양한 생활용구 민속품과 현대공예품이 전시돼 있다.

전체 3개관으로 이루어진 전시실에는 짚과 풀 관련 민속자료 3천5백점, 연장 2백점, 조손못 2천점, 제기(祭器) 1천점, 한옥문 2백세트, 이종석기 증유물 457점, 세계의 팽이 1백종 5백여점 등을 소장·전시하고 있다.

▲ 제1전시장에서는 짚과 풀의 역사와 종류 그리고 전통공예품 등을 볼 수 있다.

제1전시실은 지하 1층. 섬세한 손길로 엮고 짜서 만들어진 전통공예품과 짚과 풀의 종류, 원색으로 염색된 짚 등과 LCD가 있으니 관람하다가 짚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검색하면 영상자료를 통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짚으로 일일이 엮었던 계란 한 줄, 곡식을 까불러 쭉정이를 떨궈 내던 키, 색색 무늬로 모서리를 장식한 반짇고리, 어머니 새 색시적 치마저고리가 담긴 다락의 고리짝 등에서 우리 조상들의 생활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제2전시실은 생활사박물관으로 교과서에서 실린 정통 문화를 볼 수 있어 아이들의 이해를 도와준다.
짚·풀(지푸라기, 밀짚, 보리짚 등)로 만든 농기구들과 생활용품, 장신구까지 짚이 만들어내는 소박한 예술적 경지를 느낄 수 있는 전시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 특이하고 재미있는 모양의 세계에 있는 300여점의 팽이가 아이들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또한 탈이나 옷, 개집, 돼지 등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아이디어 넘치는 현대 공예품들도 볼 수 있다.

지하 1층과 2층 계단 중간에는 세계의 다양한 팽이 300여점 정도가 아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박물관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한옥이 제3전시실로 60명 이상이 체험할 수 있는 교육 공간이다.

현대 짚풀 명장들이 만든 전통 지혜와 현대의 아이디어가 어우러져 어른들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신기한 명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짚과 풀로 ‘새끼 꼬기, 달걀꾸러미, 여치집, 짚뱀, 문어 금줄, 빗자루, 짚신’ 등 30여 개의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어 그 자리에서 만들어볼 수 있으니 따분하게만 생각했던 박물관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놓기에 충분하다.

체험교육 프로그램은  4천원~7천원이면 누구나 언제든지 참여 할 수 있고, 5인 이상이 원할 경우에는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 짚풀로 만들기 체험하는 아이들의 진지한 모습

만들기 체험은 적어도 30~40분은 걸리기 때문에 일찍 가서 여유를 가지고 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과 신정·설날·추석에는 쉬고,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시까지 열리니 참고하면 좋겠다.

입장료는 성인 4천원, 유치원부터 고학생과 65세 이상은 3천원, 20인 이상의 단체는 1천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학습지 답을 찾는 것, 그 이상으로 많은 걸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짚풀생활사박물관을 가보았더라도 다시 가면 새로운 전통민속품과 현대공예품들이 맞이하고, 또 시간에 쫓겨 해보지 못했던 다른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꼭 여기가 아니라도 시간을 내서 아이들과 함께 ‘가고 싶은 박물관 리스트’를 만들어 가까운 서울부터 시작해 전국의 박물관과 미술관 등을 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


▲ 제1전시장에 있는 짚과 풀의 종류

TIP

짚은 벼, 밀, 보리, 수수 등 곡식의 이삭을 떨어낸 줄기부분을 말하며, 풀은 짚처럼 일부러 재배하지 않아도 산과 들에서 저절로 자라난 것이다.

밀짚은 새끼도 못 꼬고 잘 부러져 장식용으로 많이 쓰이고, 갈대, 억새 등의 풀은 볏짚과 함께 엮어서 더 견고하게 하는데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