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의 소유권
냄새의 소유권
  • 성열한 기자
  • 승인 2010.05.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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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그림자에서 엿둣빛이 비치는 날

차주일/천년의 시작

차주일의 냄새의 소유권은 200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냄새의 소유권은 오랜 흐름으로 쌓여온 ‘시간’에 대한 남다른 육화의 현장이다.

그 스스로 ‘타자의 슬픔과 목숨으로 존재’한다면서 ‘타자의 한순간을 위해 순교해야만 하는 의무’를 말하는 대목은, 처연하면서 빛나는 ‘한순간’의 ‘기억’을 시의 구심력으로 삼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준다.

‘11년째 바뀐 적 없는 이 집의 주인이 되어보려고, 미장이며 방수 전문가까지 불러봤으나, 냄새는 도무지 소유권을 넘겨주지 않았다. 오히려 냄새는 두 딸과  아들과 아내와 나를 여지없이 불러들였다'

시인의 50년의 삶 속에서 특별할 것 같지 않던 현실이나 경험을 통해 얻은 인생의 중요한 의미를 시의 내러티브 속에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