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연계 중심카페 ‘문화충전 200%’
문화공연계 중심카페 ‘문화충전 200%’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2.11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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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문화·공연‘대표 카페’지정
인천공항 근무, 문화와는 다소 거리있는 직업

카페나 블로그의 파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회원 수 10만 명, 하루 방문객이 수 백 명도 안 되는 작은 카페 혹은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라고 해서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곳에서 오가는 얘기나 정보들은 가게 문을 닫게 하고, 공연을 망하게 할 만큼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까지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제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담이나 전문가적인 리뷰를 살펴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피은성 매니저

특히 홍보 사에서 제공되는 정보가 전부인 영화나 연극, 뮤지컬 등 문화공연에 있어서 카페나 블로그의 힘은 굉장하다. ‘입소문’은 공연 흥행성공코드라고 할 정도로 홍보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로 인해 소극장 극장장이나 공연 기획 등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입할 정도로 문화공연계 관심의 중심에 있는 카페가 있다.

또한 다양한 이벤트로 문화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알고 있고 하루에도 100여명이 가입하는 카페 ‘문화충전 200%’(이하 문충).

네이버의 ‘문충’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피은성 매니저를 만나 그 ‘카페의 힘’을 직접 들어봤다.

시작부터 문화공연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그에게 누구나 궁금해 할 ‘직업’을 조심스레 물었다. 관련 직종에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인천공항 교육파트’라는 그의 대답에 잠시 당황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더라. 나는 단순히 12년 전 어버이날, 부모님께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공연을 검색해보다가 문화공연과 관련한 여러 개의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게 됐고 2005년 6월, 공연정보를 공유하고자 직접 카페를 개설하게 됐다”며 동기를 밝혔다.

‘문충’은 개설 초창기에는 작은 소극장 공연 위주였으나 2008년부터는 영화 시사회나 뮤지컬 등 큰 공연과 전시회나 박람회 등 분야도 다양해지고 이벤트도 많아졌다.

초창기에는 명함을 만들어 공연장, 기획사 등 닥치는 대로 직접 찾아다니며 인사했다는 그는 “지금은 굳이 뛰지 않아도 월평균 300건이 넘는 공연에 대한 이벤트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문화공연과 관련된 비슷한 성격의 카페들이 네이버만 해도 몇 백 만개로 셀 수 없이 많고, 지금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이 속에서 그가 운영하는 ‘문충’카페는 비약적으로 성장·발전해 네이버에서 문화· 예술· 영화·공연 카테고리의 ‘대표카페’로 지정됐고, 동시에 ‘베스트카페’로도 선정 받았다.

그는 “우리 카페는 문화공연 카페 운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이벤트 참석률이 높아 불참자가 없고 행사 후 빠른 시간 안에 많은 리뷰를 올리기 때문에 메리트가 높아져 공연사의 신뢰를 받게 된 것 같다.

특히 관객입장의 솔직한 평은 철저하게 주관적이고 다양한 의견을 담고 있기 때문에 입소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회원들의 활발한 활동과 노력 끝에 이루어낸 성과에 뿌듯해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이벤트 제의가 너무 많아 선별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이벤트를 모두 다 하지 못하는데 대한 아쉬움이 묻어있었다.

하지만 그는 공연 제의가 들어온다고 모두 받지는 않는다. ‘낚시를 하려면 미끼가 좋아야 하듯’ 이벤트로 하는 공연은 카페 운영자들과 정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좋은 공연을 선택한다고 한다.

“너무 선정적이거나 정치색이 짙다거나 사회적인 문제점을 야기하는 등 내용면에서 문제가 있는 공연들은 배제하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 카페활성화를 위해 무분별하게 이벤트를 하는 타 카페와의 다른 점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 메인화면

단 1명으로 시작한 ‘문충’카페는 만든 지 1년여 만에 방문객이 3만 명을 넘고 2년이 채 안 돼 가입회원이 3만 명을 넘어섰다.

회원들의 활발한 활동이 꾸준하게 이어져 3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회원 수 10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유독 ‘문충’에 가입자가 끊임없이 늘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 중 하나로 타 카페들에 비해 온라인뿐 만 아니라 오프라인 참여율도 꽤 높다는 점을 들었다.

피은성 매니저는 “신입환영모임, 단체 관람, 공연 번개 등 오프라인 모임을 꾸준히 갖고 회원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얼굴 맞대고 인사하고 자주 보다보니 카페에서 회원 서로 간 호칭이 형, 언니, 누나, 오빠가 되는 일이 자연스러울 정도”라며 “좋은 인연이 닿아 커플이 되는 경우도 생각보다 엄청 많다”고 귀띔해준다.

‘카페 매니저’라는 특성상 지겹도록 공연을 보고 다닐 그에게 부러운 눈길을 보내지만 ‘정육점 주인이 고기 못 먹는다’고 정작 그는 퇴근 후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카페를 운영·관리하는데 보내느라 더 바빠 한 달에 2~3편 겨우 본단다.

직업과도 관련 없는 그가 무엇을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지 묻자 “처음에는 단순히 뜻이 맞는 사람들과 정보 공유를 위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내 개인적인 생각과는 상관없이 사람들이 원하니까 마땅히 내가 해야 하는 일, 당연한 의무 같은 것”이라고 카페를 하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모든 사이트의 카페는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카페가 활성화 돼있다고 해도 개인적인 이득이나 카페의 수익은 전혀 없어 활동에 드는 비용은 대부분이 운영진들과 회원들의 자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뿐만 아니라 스텝들도 문화를 공유하고 즐기며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긍지 하나로 아무 조건 없이 회원들에게 봉사하고 있다”며 혼자서는 어려운 카페운영을 함께 해주고 있는 운영진과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충’에서는 홍보·기획사와 연계한 이벤트 외에도 문화공연을 활성화 할 수 있는 활동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회원들 중에는 저명인사와 전문가, 아티스트, 연주자, 뮤지션, 배우 등 다양한 분야에 있는 회원들이 많아 함께 힘을 모아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고 지원하며, 봉사활동도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베스트카페로써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