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만지고 쓰고 갖고 놀자 ‘별난물건박물관’
마음껏 만지고 쓰고 갖고 놀자 ‘별난물건박물관’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2.12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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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ㆍ기발ㆍ유쾌한 온갖 전시품 체험, 과학 원리까지

만지지 마세요, 눈으로만 볼 것’
박물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안내문구들이다.

박물관을 관람할 때 우리들은 조용하고 경건하게 유리관 안에 고이 모셔둔 전시품들을 그저 눈으로만 바라보고 마음으로 느껴야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그동안 박물관을 관람하던 자세는 잊어도 좋다.

출입구에 준비된 물티슈에 손 닦고 들어가 엉뚱하고 기발해서 황당하기 그지없는 물건들을 만지고 쓰고 가지고 놀면서 ‘마음껏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체험과 관찰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박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 130평 공간에 유쾌한 전시품 약 300여종을 ‘소리·생활·과학·빛·움직임’이라는 다섯 가지 테마로 나눠 재미있는 물건들을 전시하고 있다.

수시로 새롭게 추가·교체되기 때문에 몇 번을 와도 매번 새로운 즐거움을 주며, 앞으로 또 어떤 이색물건들이 우리를 황당하게 할지 기대하게 만든다.

입구에서부터 원색의 문이 아이들을 이끌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테마공간으로 안내한다.

그곳에는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전 세계의 특이한 물건들을 만지고 듣고 보고 느끼며, 숨어 있는 다양한 과학 원리를 재미있게 배우고 창의력도 키울 수 있는 1석 2조의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겠거나 이해가 안 갈 때는 빨간색 셔츠를 입고 항시 대기 중인 친절한 별박지기에게 눈길만 보내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다섯 가지 테마공간에서 이것저것 만지며 신나게 놀고나니 이번엔 상상도 못한 황당한 물건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일본인 괴짜발명가 ‘가와카미 겐지’의 유쾌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발명품이 친절한 해석과 함께 전시돼 있는 ‘엉뚱황당 발명전’.

아기걸레, 땅콩까기 봉지, 강아지 발자국 신발, 넥타이 달린 와이셔츠, 넥타이 우산 등 이름만 들어도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알 것 같고, 어딘가 엉성해 보이는 발명품들로 가득하다.

편리함을 위한 발명품들이지만 그 편리함 뒤에는 기발한 ‘문제’가 꼭 하나씩 있어 발명품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미리 한 가지 알려준다면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옆 사람에게 피해 안 주며 신문을 읽을 수 있는 ‘신문롤’은 매일 아침 출근 준비로 바쁜 시간에 신문을 전부 풀로 붙여 긴 롤을 만들어 가야만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재미와 웃음을 자아내는 문제 있는 물건들을 상식이나 고정관념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발명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다.

지난 해 현직 과학교사들과 함께 펴낸 ‘별난물건박물관 속 과학이야기’는 전시된 물건들에 숨어있는 과학 원리를 학년별 교과 과정 속에서 쉽고 재미있게 보여줘 어린이들의 이해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도록 돕고 있다.

방학기간에는 직접 체험하는 것이 어렵거나 전시장에 없는 물건들을 과학 원리와 함께 설명해 주는 시연프로그램을 하루 5회 운영하고 있다.

링볼뮤지엄’은 키네틱 아트(Kinetic Art, 움직이는 예술작품)라는 별난물건박물관의 또 다른 테마 박물관으로 용산 전쟁기념관 전시관 1층에 자리하고 있다.

‘롤링볼’은 공을 레일 형태의 길에 굴러가도록 만든 움직이는 조형물로, ‘공’이라는 친근한 소재와 다양한 롤링볼이 결합해 만들어내는 공의 신비한 움직임을 통해 예술과 과학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현장체험학습기관이기도 한 롤링볼뮤지엄에 있는 120여개의 롤링볼 조형물은 3개의 주제로 마련된 전시관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제1관인 ‘공의 미학(Art)’에서 과학적인 롤링볼 조형물을 감상하고, 제2관 ‘공의 체험(Try)’에서는 독일 장인이 만든 12가지 나무 구조물 위에 공을 굴려보며 보다 가깝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몄다.

제3관인 ‘공의 즐거움(Play)’에서는 준비된 나무조각을 이용해 직접 롤링볼 조형물을 만들고 공의 굴려볼 수 있어 관람객들은 체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롤링볼 체험과 감상을 통해 아이들의 공간 지각 능력을 향상 시켜주고, 어른들 또한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멋진 롤링볼 작품들을 만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롤링볼뮤지엄 특별전시관에서는 종이와 나무 등으로 다양한 상황을 표현한 수공예 기계장치인형 80여점으로 꾸민 ‘기계인형의 꿈(The Dream of Automata)’이 열리고 있다.

오전 10시에 열리는 박물관의 입장 마감시간은 폐관 1시간 전인 5시로 관람객들의 여유로운 관람을 위한 배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지만 공휴일에는 정상 개관한다.

별난물건박물관과 롤링볼뮤지엄은 각각 초등학생 이상은 8천원, 1만 2천원이고 20인 이상 단체는 사전 예약 시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두 곳 가운데 하나를 관람하면 전쟁기념관 전시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두 곳을 함께 관람 할 수 있는 1만6천원의 통합권에 5천원만 더 내면 오는 28일까지 전쟁기념관 1회 무료입장을 포함해 박물관을 무제한 입장 할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5가지 전시    

                              ‘살짝   들여다보기’

동심을 가진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고, 틀에 박힌 삶으로 억제돼있던 어른들의 상상력까지 눈뜨게 하는 체험, 교육, 참여, 소통으로 정신과 마음을 움직이는 유쾌한 전시.

▲ 움직임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움직임에 관한 재미있는 과학원리가 숨어있는 곳

도끼질하는 아저씨, 불쑥 튀어나온 곰 등 나무와 함께 하는 ‘움직이는 디오라마’부터 태양열 헬리곱터, 3D 홀로그램, 움직이는 그림, 아인슈타인의 시선까지... 과학교과서의 원리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전시품들

 


▲ 소리

재미있는 소리, 신기한 소리, 황당한 소리 등 귀가 즐거운 소리가 가득한 곳

공이 굴러가며 들려주는 멜로디나무, 새들의 지저귐, 동물들의 합창, 피아니스트의 손 등 누르고 박수치는 등 시키는 대로만 하면 흘러나오는 소리들

 


▲ 생활

생활 속에서 느낀 작은 불편함이 만들어낸 엉뚱ㆍ기발한 물건들이 넘쳐나는 곳

귀차니스트 안경, 문틈의 물감, 롱다리 계란군, 태양식물, 오줌싸개 개구쟁이, 스테인레스 비누, 레이저 쏘는 가위 등 이름만 들어서는 그 쓰임새가 아리송한 생활 속 아이디어 물건들

또한 혼자 있을 때 아파도 걱정 없을 싱글을 위한 아이디어 물건들... 혼자서 약 바르기, 파스붙이기, 물파스 바르기, 등긁기 등  

엄지 손가락만한 크기의 화면에서는 정말 TV가 나와요~

 

▲ 빛

빛을 이용해 눈을 즐겁게 해주고 어두운 곳에서 조명이 되어줄 별난 물건들이 기다리는 곳

전기 토네이도, 연탄조명, 물 위에서 빛나는 물방울 조명, 혼합되지 않는 성질을 가진 리퀴드를 이용한 리퀴드 조명 등 무한대로 이어지는 빛의 세계  

 

▲ 과학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어떤 현상들에 대해 몰랐던 과학적인 원리를 직접해보면서 배울 수 있는 곳

호러 거울, 뱅글뱅글 돌아가는 동전, 증기기관차, 춤추는 물방울, 레일 위의 자석팽이 등 어떠한 원리로 움직이는지 체험하면서 눈으로 확인가능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