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레앙 허의 재밌게 공연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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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를레앙 허(허성우)
  • 승인 2010.06.0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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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아트홀 중극장 초대기획 댄스씨어터 포피

음악과 무용의 협력적 작업의 가장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것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이다. 요즈음은 아쉽게도 국립발레단 등 극소수의 무용단을 제외하면 실황음악을 쓰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예산문제일 수 도 있겠지만 현대에 들어와서 예술장르들이 각기 독립적으로 첨예하게 발전 되어 온 씁쓸한 결과 일지도 모른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지나치게 이분법적이어서 타 예술장르에 대하여 배타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음악과 무용은 인류사를 통해 가장 오래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다. 특히 둘 다 일상생활의 리듬에서 파생되었다는 공통점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의 전설적 안무가 쁘띠빠와 19세기 러시아의 전설적인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협력은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이와같은 불멸의 차이코프스키 3대 발레음악의 제작과정에서 보여준 그들의 아름다운 소통과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었다면 인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발레음악을 듣고 있어야 할 지도 모른다.

음악을 사랑하는 무용가, 무용을 사랑하는 음악가의 순수한 만남은 가능한 것이고 존재하고 있는 것이지만 역사에 남을 만한 성공적인 만남은 그리 흔하지 않다.

또 한명의 러시아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와 발레개혁의 선구적 안무가 포킨의 만남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불새와 페트르슈카의 모던발레 안무가 제작되기까지 초기 현대음악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의 아름다운 협력은 위대한 것이었다. 20세기 중반에 와서는 우연성 음악의 대가 미국인 작곡가 존케이지와 현대 무용가 머스 커닝햄의 협력도 빼놓을 수 없다.  머스커닝햄은 우리나라의 백남준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 이처럼 그는 무용수로서 다른 장르의 예술인들과의 교류를 멈추지 않았다. 사실 다른 분야의 대가들과의 만남은 상호존중과 존경 없이는 성립되기 힘든 것이다.

충무아트홀 중극장에서 기획 초대된 현대 무용단 <댄스 씨어터 포피>는 2007년 12월 The BAGK 댄스 비디오 제작을 시점으로 연극,음악, 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국내외 화려한 무용경력을 자랑하는 실력파 무용수와 안무가들이 모여 한 단체의 한명의 안무가라는 무용계의 일반적인 틀을 깨고 장르나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예술성과 대중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신의 인생이 절대자의 각본에 의해 짜여진 것이라 믿는 한 여기자는 그 절대자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다. 마침내 그 증거를 찾아내어 가방속에 넣고 거리로 나오는데 그녀는 정신분열 강박증에 시달리는 있다. 한편, 그 가방속에 뭔가 대단한 것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 믿고 그녀의 가방을 빼앗으려드는 군상들, 성폭력범, 싸이코 패스, 왕따 , 소심남, 가수를 꿈꾸는 시골처녀, 압구정 된장녀등 이 시대의 다양한 자화상들이 음악과 조명 무용이 한 데 어우러져 한 시간여 지나간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여기자의 자살을 통해 그 선택이 누구를 위한 선택이었는가를 되돌아 보게 한다. 실제로 무용단 포피는 광진구 일대의 소외받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무용치료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하여 올 여름방학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름다움은 설명이 필요없다 라는 말이 있다.

이와같이 소통과 협력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아름다운 문화단체에는 아름다운 후원이 필요할 것이다.

 
오를레앙허(본명 허성우)/작곡가/재즈피아니스트 

음악교육과 전공, 프랑스 파리 유학.
IACP, 파리 빌에반스 피아노 아카데미 디플롬, 파리 에브리 국립음악원 재즈음악과 수석 졸업.
재즈보컬 임미성퀸텟의 1집 ‘프린세스 바리’ 녹음 작곡과 피아노.
제6회 프랑스 파리 컬러즈 국제 재즈 페스티벌 한국대표(임미성퀸텟)
제1회 한전아트센터 재즈피아노 콩쿨 일반부 우승
현재 숭실대, 한국국제대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