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동양 수학책 ‘양휘산법’ 보물 지정 신청
가장 오래된 동양 수학책 ‘양휘산법’ 보물 지정 신청
  • 정지선 기자
  • 승인 2010.06.2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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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국대전>서 조선시대 중인들 고시과목 중 하나로 확인

[서울문화투데이=정지선 기자] 서울시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오래된 동양 수학책인 ‘양휘산법’을 29일 문화재청에 보물 지정 신청했다고 밝혔다.

양휘산법 표지

‘양휘산법’은 남송의 수학자 양휘(楊輝, 1238~1298)가 지은 수학책으로, 승제통변산보 3권 <권산법통변본말(상)>, <승제통변산보(중)>, <법산취용본말(하)>과 전무비류승제첩법 2권, 속고적기산법 2권 총 7권으로 구성돼 있다.

<승제통변본말> 제1권에서는 곱셈 기초에 관한 계산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간단한 나눗셈을 다뤘으며, <법산취용본말> 제3권은 1부터 300까지의 범위에서 곱셈과 나눗셈의 계산법을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속고적기산법> 제1권은 마방진(자연수를 정사각형의 모양으로 나열해 가로와 세로, 대각선의 합이 모두 같아지는 것)에 대한 권위서로, 마방진에 관한 내용과 행정적인 문제를 동시에 수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양휘산법 세부내용 중 일부

‘양휘산법’은 지난 2009년 12월 15일 한 소장가가 문화재로 지정 신청, 올해 3월 26일 문화재위원 조사와 5월 27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의결됐다.

이는 ‘양휘산법’이 갖는 특수성과 희소성에서 비롯됐는데, 보존상태가 비교적 양호할 뿐 아니라 현재 중국에서도 전해지고 있지 않아 국내에서 나왔다는 사실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또한 지금까지 알려진 예 중 가장 오래된 목판본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한편, 경국대전(經國大典)을 보면 중인들을 등용하기 위한 잡과의 시험과목으로 상명산, 계몽산, 양휘산 세 과목이 명기돼 있다. 이를 통해 오늘날 기술직 고시에 해당하는 잡과의 교과서로 양휘산법이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