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 가치를 혁신하라
한국관광, 가치를 혁신하라
  • 강신겸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09.02.2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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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강신겸 교수

한국관광은 최근 환율 덕분에 내국인 출국은 줄고 외국관광객 입국은 늘어 관광수지 적자는 개선되고 있다. 명동에는 일본인 쇼핑관광객이 부쩍 늘어났고 제주도에는 내국인 관광객으로 즐거운 비명이다. 다행히 관광수지 적자는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환율로 인한 착시현상으로 또 다른 위기일 뿐이다. 한국관광의 매력이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관광객들에게 한국 관광상품은 여전히 '가격(price)은 비싸고 가치(value)는 낮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경제가 회복되어 환율이 안정되면 관광수지 적자의 폭은 다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내국인들이 국내에 눈을 돌리고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오는 지금이 한국관광이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새로운 실험이 필요하다. 우리는 어떤 비전과 전략으로 한국관광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인가?

▲ 강신겸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관광패턴과 관광개발전략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과거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문화유적과 같은 볼거리 중심의 하드관광이 대세였다면, 최근 컨텐츠와 체험중심의 소프트관광이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관광객 유치경쟁 속에서 하드관광이나 소프트관광 만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가치중심의 벨류투어리즘(value tourism)에 주목해야 한다. 기존 관광자원과 상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거나 새롭게 가치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가치를 창조한다는 것은 결국 가치는 더욱 높이고 비용은 더 낮추고자 하는 것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가치를 심화하거나 창조하는 전략이 있다. 가치를 혁신하여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사례는 이미 많다.

템플스테이는 가치에 깊이를 더하는 가치심화 전략의 좋은 예이다. 과거 사찰수련회나 단순한 절 체험에서 벗어나 요즘 템플스테이는 산사의 문턱은 낮추고 보다 전문화, 세분화 된 프로그램으로 명상, 문화체험, 생태체험 등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경주 꽃마을한방병원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한의원경영에서 벗어나 관광을 접목해 한방의료관광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서 의료관광의 모델이 되고 있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머물면서 한방의료서비스를 받고 경주관광을 겸하는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남이섬도 마찬가지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떼지어 몰려가 술 마시고, 고성방가하며 도시의 스트레스를 풀어놓는 유원지였다. 그러나 남이섬은 단순한 유원지를 탈피해 지금은 문화예술과 자연생태를 접목시킨 14만평의 거대한 예술작품으로 변신했다

관광개발이란 정책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관광객 수용태세를 확립’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자랑할 수 있는 물건과 이벤트,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있었지만 그 가치를 알지 못했던 것에 주목하고 아이디어를 덧붙여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새로운 고객 가치를 규명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치혁신에 나서야 한다. 관광정책도 관광객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하여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 및 ‘자원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과 ’가치창조‘ 중심의 전략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출가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업계는 한 차원 높은 고객 가치창조와 실천을 보여줘야 한다. 미래 한국관광의 활로는 가치혁신(價値革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