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황리에 개최된 도쿄 제3회 백제 문화 국제 심포지엄
성황리에 개최된 도쿄 제3회 백제 문화 국제 심포지엄
  • 이수경 심포지움 실행위원회 사무국 / 기획 담당 교수
  • 승인 2010.07.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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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간의 신뢰와 교류 다지는 행사, 500여명 참석자 지지 아래 성황리에 치뤄져

2010년 한·일 양국에는 왕인박사제, 세계대백제전, 헤이죠큐(平城宮) 천도 1300년제 등 백제 관련 각종 행사가 준비돼 있다. 일본 국립대학법인 도쿄가쿠게이 대학교 또한 지난 7월 2일, 서로간의 신뢰와 교류를 새롭게 다지는 백제 문화 국제 심포지움을 준비했다. 5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의 지지 아래 성황리에 치뤄진 백제 문화 국제 심포지움의 뒷 이야기를 도쿄가쿠게이 대학교 이수경 교수가 보내왔다. -편집자주

▲행사장을 가득 채운 참석자들

백제 문화를 통해 한일 고대 교류의 역사를 재확인하고 한반도와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신 밀레니엄 시대를 선언하는 만남의 행사라는 취지하에 기획한 백제 문화 국제 심포지엄이 7월 2일, 총 5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의 지지하에 성황리에 무사히 마쳤다.

제1회는 공주대학에서 도쿄가쿠게이대학교 당시 와시야마 총장과 김범수 교수의 기획하에 열렸고, 제 2회는 필자가 나라교육대학교 및 도쿄가쿠게이대학교 총장들에게 수업중에 불려가서 기획을 맡게 되어 나라교육대학에서 개최한 경위가 있다.

한일 병탄 100년을 맞이하여 각지에서 강연을 하면서 올해는 한일 상호 다가서기와 과거사 청산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던 필자는 정신없는 생활 속에서도 짧은 시간에 집중하여 이 행사를 기획하였다. 처음 이 행사 기획안을 제시했을 때는 대학 측이나 교직원들도 한국과의 고대문화 교류행사에 대한 깊은 의미를 느끼지 못한 듯 했지만, 행사일이 다가올수록 백제 문화와 일본과의 관계 및 한일사회의 역사적 과제 등을 의식적으로 공부하는 듯 했다. 행사 몇 일 전에는 과로의 필자를 배려하여 학교측 총무과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밤 늦게까지 작업을 해주는 감격스런 일까지 생겼다.

바쁜 학기 중의 교수들도 어느새 자연스러이 동참을 해줬고, 학교 간부들도 적극적으로 [백제 행사]의 홍보에 힘을 써주면서 국제화 시대 속의 전인적 교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우리 학교에서 치루는 백제 문화교류의 국제 행사를 성공리에 마치자는 공동 목표 의식으로 열심히 임해줬다.

주일 한국 대사관과 일본 관광청, 일본 정부 관광국, 교도 통신사, 마이니치 신문사, 요미우리 신문사 등이 후원을 하고, 가모 그룹과 롯데 자산 개발이 협찬한 이번 제 3회 백제 문화 국제 심포지엄은 기존보다 큰 대규모 행사로 치뤄졌고, 일반 청중도 많이 참석하여 균형있고 격식있는 알찬 행사였다는 평가를 많이 받기도 했다.

▲국제 앙상블의 연주

행사는 오전과 오후로 치뤄졌고 전체 사회는 필자가, 행사 담당 통역은 김범수 교수가 맡았다. 우선 도쿄가쿠게이대학교 전 총장이자 나라교육대학교 이사인 와시야마 실행위원장과 현 총장인 무라마츠 야스코 총장의 환영 인사가 있은 뒤,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의 조카로 일본 최대의 꽃꽂이 본가의 대표이며 공주시의 일본 최초 명예시민이 된 이케노보 야스코 국회의원의 관록있는 축사가 이어졌다. 특히 그녀의 집안은 나라현의 호류지와 직결한다는 이야기 등이 백제 문화와의 친근감을 주기도 했다.

주일대사관을 대표해서 참가한 조세영 공사 참사관은 한일문화에 박식한 그답게 최근 한국에서 출판된 [천황은 백제어로 말한다]를 인용하며 다음과 같은 축사로 행사장에 박수 갈채가 일도록 했다.

[고대의 한반도와 일본 사이에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밀접한 교류가 있었던 것 같고, 지금으로부터 1000년 이상 이전에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통역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백제와 일본의 교류를 살펴보면 당시에는 국가간의 장벽이 오늘날보다 훨씬 낮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교통수단이나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그 당시가 오히려 오늘날보다 훨씬 더 국제적 교류가 활발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제문화 심포지움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의 하나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심포지움이 일본 최고의 교원양성대학인 동경학예대학에서 개최되는 의미는 미래를 짊어질 젊은 학생들에게 이러한 교훈을 잘 가르쳐 나가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편협한 내셔널리즘에 빠지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인 국제교류를 통하여 우호와 평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젊은 세대에게 가르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야지 마사토 도쿄대학 명예교수의 강연

관광청의 가와라지마씨는 일본의 한국 관광 전략에 대한 솔직한 의견과 더불어 한일 양국의 고대문화교류를 통한 관광객 상호 방문안을 제안하였고, 한일 교류축제 2010 in Tokyo의 실행위원장이자 한일 월드컵 축구를 가능케하였던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츠 그룹의 나리타 최고 고문 및 마이니치 신문사 아사히나 사장의 한일 관계의 중요성과 고대교류를 통한 신뢰 관계구축에 대한 뜨거운 축사로 축하해줬다.

오전의 기조강연으로는 일본 귀족 문화의 상징인 만요슈(만엽집)가 한반도 문화의 깊은 영향을 받았음을 학술적으로 입증하여 고대사의 낭만을 문학적으로 심취하게 만든 나라현립 만요문화관 나카니시 스스무 관장의 [고대로부터 미래를 엮는다]란 강연이 이어졌다.

특히 왕인박사의 일본사회에 대한 영향과 한자의 개념 속에서 일본의 정신적 사상이 구축되었던 점을 지적하여 백제가 망했을지라도 일본 사회에서 계속 살아있고, 이렇게 한일 관계를 잇는 새로운 문화로 소생하고 있다고 역설하였다.

오후에는 일본 고대사 속의 백제를 통하여 사회적 정치적 기반을 형성하게 해 준 백제 문화의 존재성과 그 평가를 기무라 시게미츠 교수가 발표하였고, 왕인 박사 특집을 다큐멘터리로 취재해 온 광주 MBC 방송국 백재훈PD의 취재를 통해 얻은 여러가지 백제 문화와 일본과의 관련성과 지식을 발표하여 주목을 끌었다.

그리고 부여에 한국 최초의 백제 역사문화 테마 파크를 완성시킨 롯데 자산개발의 김창권 대표이사는 부여리조트의 백제 왕궁 재현, 한일중 3개국의 고대 정원 조성 등, 부여의 땅이 현대의 삶에 지친 관광객에게 심신의 휴식을 제공하는 아름다운 고대 문화가 깃든 쉼터가 될 것이라고 홍보하였고, 충남 도청의 홍만표 동아시아 팀장도 부여와 공주 근변에서 대대적인 규모로 개최되는 가을의 대백제전에 대한 홍보를 영상 설명과 더불어 역설하였다.

한일 역사공통 교과서를 집필한 도쿄가쿠게이대학 오이가와 교수의 한일 역사의식에 대한 과제 및 다가서기 노력에 대한 의견발표가 있은 뒤, [고대에서 근현대, 그리고 미래를]이란 제목으로 도쿄대학교 미야지 마사토 명예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고대 문화교류를 오늘에 되살려 향후의 한일사회의 발전과 돈독한 교류에 활용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여 일본 근대사 연구의 神이라 불리는 미야지 교수다운 설득력있는 강연이 되었다.

▲관계자 및 내빈 집합 사진(총장실에서)

강연이 끝나자 단가시인 손호연의 장녀 이승신(The Soho 대표)의 손호연 단가 발표가 있은 뒤, 스웨덴, 한국 등의 유학생과 일본인으로 구성된 도쿄가쿠게이대학교 국제 앙상블(음대 다케시 교수)의 연주로 일본노래 [사쿠라]와 한국의 [고향의 봄][아리랑]이 장고와 고토(가야금 같은 일본 악기), 퉁소 등의 전통 악기와 어우러져 행사장의 국경을 초월한 수많은 참가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나라교육대학교 나가토모 총장의 폐회사와 12월에 있을 나라의 심포지엄에 대한 피력이 있은 뒤, 다음 만남을 기대하며 제3회 도쿄가쿠게이대학교 백제 문화 국제 심포지엄은 막을 내렸다.

행사가 끝나자 마이니치 신문과 요미우리 신문, 교도 통신사, 민단측의 통일일보 등이 행사 내용을 보도하였고, 한일 신뢰관계를 위한 만남의 장이 되었다고 높은 평가를 해 주었다.

행사를 끝내놓고 보면 아쉬운 점도 남기 마련이지만, 도쿄에서 한자와 유교, 불교문화 등 수많은 문화적 영향을 통해 일본의 사회 정치제도는 물론 정신적 사상을 형성하는데 크게 이바지한 한반도 문화를 재확인하고, 한일관계는 불가분의 운명적 관계이기에 급변하는 국제화 시대의 파트너십을 돈독히 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적인 우호 관계를 다짐하고 어우러지는 하나의 만남을 마련했다는 자부심과 한일 병탄의 아픔을 조금은 위로할 수 있는 행사였다는 자긍심도 가슴 속에 남아있는게 사실이다.

물론, 만사를 제치고 지도교수에게 희생(?)된 제자들의 협력과, 심야까지 계속된 행사 준비와 새벽부터 내빈 대응과 행사장 준비에 여념이 없이 웃음으로 성실히 일 해줬던 우리 교직원들의 협력이 없었더라면 이 행사는 불가능했을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한일 우호 관계를 위한 역사적 행사에 참가하여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노라고 훗날에도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을것이다. 왜냐면 백제 문화는 시대가 흐르고 세월이 지나도 다시 새롭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거대한 생명력을 가진 문화이기에.

아낌없는 협력과 격려로 제3회 도쿄가쿠게이대학교 백제 문화 국제 심포지엄을 지지해주신 수많은 관계자 및 참석자 여러분께 새삼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