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퓨전 춘향전'
[리뷰]'퓨전 춘향전'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0.07.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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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벅수골 제3회 통영연극예술축제에 무대에 올린 춘향전.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필'이 통한 춘향과 몽룡은 월메의 '했다치고' 외침에 첫 날밤을 못이루지만 무대 위 퓨전 사랑을 보여준다.

▲ 퓨전 춘향전 공연에 앞서 극단 벅수골 단원들이 30주년 벅수골 고사를 지냈다. 방자역의 박승규,경남연극협회 지회장, 극단 벅수골 단원
 '판소리,애플 그린을 먹다' 연극의 신파에서 나온 육지과자 오감자와 바다 과자 꽃게랑의 비극적인 사랑으로 탄생한 오징어 땅콩 과자의 비하인드 스토리처럼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과 춘향의 희극은 현재에서 재해석된 사랑 불변법칙을 말해준다.

 극단 벅수골이 선보인 퓨전 춘향전은 객석에 앉은 관객과 무대 위 배우들의 밀고 당기기가 눈에 띈다.

무대에선 변사또와 방자,이몽룡,춘향의와 향단의 대사에 녹아든 사랑의 밀고당기기, 관객과 만들어가는 '퓨전 춘향전'은 30년 벅수골 극단을 지켜온 이유이다.

 연극 시작에 앞서 벅수골 극단 30주년 고사를 지냈다. 차려진 고사상위 금빛돼지통에 통영시청 김상영 문화예술과장과 관람객의 염원을 담았다.

 퓨전 춘향전은 기존 춘향전을 새로이 각색한 작품이다. 사법고시 준비에 한참인 몽룡. 하인 방자와 함께 싱숭생숭한 마음을 가지고 자장면을 먹으러 가는 도중 향단이에게 열심히 골프를 배우고 있는 이 마을 절세미녀 춘향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 시계방향으로 몽룡(이규성,통영연극협회 사무국장, 극단 벅수골), 향단 (김나라,극단 벅수골) 월메 (이가희 극단 벅수골),춘향(극단 벅수골)
 방자를 시켜 휴대폰 번호를 받아 오게 하고, 춘향 역시 킹카 중의 킹카 몽룡을 보고 첫눈에 마음이 동하게 되어 그날 밤 드디어 첫날밤을 치루게 되는 두사람.

 '퓨전 춘향전'이니 만큼 현대극과 고전극이 적절히 녹아든 작품으로 변사또의 강한척 외사랑은 늘 애처롭고, '고메를 고메라 부르지 못하고 고구마'로 불러야 하는 통영 방자의 방자스런 사투리 대사에 웃음이 나오고, 춘향이는 늘 이뻐야 한다는 공식도 통했고, 이몽룡의 사법고시용 책은 이쁜 여자 안놓치기에 필수 소품마냥 바지런한 역을 잘 나타내준다.

 구석 구석에서 나오는 통영 특유의 사투리가 신연극 100년을 이어온 예향 통영임을 알 수 있다.

 200여 좌석이 관객으로 가득 메워진 이번 퓨전 춘향전. '춘향전'이 영원하듯 벅수골 극단을 아끼는 관람객이 벅수와 통영시민과 함께해 온 극단 벅수골 극단이 극단원과 대대손손 영원하길 기원하며 무한정 박수를 보냈다.

 한편 극단 벅수골의 '퓨전 춘향전'은 소외지역 문화나눔 공연이 두차례 예정되있다. 오는 9월 1일 오후 2시 통영 도산초등학교 체육관과 9.2일 오후 2시 고성 구만초등학교 운동장서 선보인다.

 출연진/변학도(이상철,경남배우협회 지회장, 극단 벅수골)/ 몽룡(이규성,통영연극협회 사무국장, 극단 벅수골)/  춘향(극단 벅수골) /방자(박승규,경남연극협회 지회장, 극단 벅수골)/ 향단 (김나라,극단 벅수골)/ 월메 (이가희 극단 벅수골) /연출 장창석 극단 벅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