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너에서 인상주의까지, ‘영국 근대 회화전’
터너에서 인상주의까지, ‘영국 근대 회화전’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07.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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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서 오는 9월말까지 80여명 작가의 회화작품 166점 선보여

[서울문화투데이=박기훈 기자] 국내 최초 18~19세기 영국 낭만주의 회화의 향연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영국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와 존 컨스터블을 비롯해 그들의 영향을 받아 화풍을 형성했던 폴 고갱, 피에르 보나르, 카미유 피사 등 80여명의 회화작품 166점을 선보이는 ‘영국 근대 회화전’은 남녀노소를 막론한 수많은 관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한 단체 관람객들이 입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광경

▲전시장 외벽에서는 유명 작품들의 모조작품들을 싼 가격에 팔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터너에서 인상주의까지’라는 큰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자연의 진실 ▲하늘과 물의 풍경 ▲새로운 풍경의 등장 ▲삶이 어린 풍경 ▲목가적인 풍경 ▲프랑스 인상주의 등 총 6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차례대로 구성돼있다.

1관 ‘자연의 진실’에서는 자연을 거대하게 그리는 반면 인물들은 작게 그렸던 화풍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영국에서 풍경화가 유행하게 된 이유는 영국의 날씨는 하루사이에 4계절이 나타나기 때문에 오늘의 날씨를 내일은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햄스테드의 브랜치 힐 연못 - 존 커스터블/1820년대/캔버스에 유채/45*60.5cm/베리 미술관

▲버넘 협곡 - 존 에버렛 밀레이/1891/캔버스에 유채/145.2*101.1cm/맨체스터 시립 미술관

2관 ‘하늘과 물의 풍경’에서는 바다 풍경을 그린 그림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바다에 둘러싸인 영국의 지형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폴레옹 시대의 많은 작가들이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바다를 보며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전쟁 후의 그림들로 구성된 3관 ‘새로운 풍경의 등장’에는 수도원이나 빈민구호소 등을 그린 그림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애빙던의 빈민 구호소’ 라는 작품은 언뜻 보면 빈 여백 때문에 미완성 작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빈 여백에 보이는 작가의 사인으로 인해 보는 이들의 상상력으로 빈 공간을 채웠으면 하는 의도임을 알 수 있다.

천진난만한 유년기를 회상하며 그린 탓에 어린이와 인물들이 많이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인 4관 ‘삶이 어린 풍경’의 작품들을 보면 그림에 종교적, 역사적 내용을 그림에 넣어야 했던 이탈리아, 프랑스 등과 다른 자유로움을 맛볼 수 있다.

▲봄날의 아침, 하버스톡 힐 - 조지 클라우슨/1881/캔버스에 유채/100*130.5cm/베리 미술관

19세기 일상적인 모습들을 그린 5관 ‘목가적인 풍경’을 지나면 나오는 6관 ‘프랑스 인상주의’의 작품들에선 존 컨스터블과 윌리엄 터너에게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으며, 일본의 영향도 받았다는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된다.

▲물먹이 터 - 에드워드 스톳/1898년경/캔버스에 유채/61*85cm/블랙번 미술관

▲카네의 야자수 - 피에르 보나르/1924년경/캔버스에 유채/50*48cm/맨체스터 시립 미술관

이번 전시는 하루에 3회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오전 11시 30분, 오후 2시, 오후 4시에 약 40분간에 걸쳐 진행되는데, 대부분의 관객들이 설명에 집중하며 필기까지 하는 모습은 이번 전시회에 대한 높은 관심과 참여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도슨트의 설명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며 듣고 있는 수많은 관람객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시대를 앞서간 화가들의 눈으로 본 자연의 모습”이라며 “자연의 순간적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들을 통해 순수함과 낭만,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자연의 빛과 색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관람객들이 영국 화가들이 왜 풍경화를 좋아했는지를 알고, 그들이 사랑한 자연을 같이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무더운 평일 오후였음에도 1관부터 6관까지 수많은 관람객들로 성화를 이뤘다 

입장료는 일반 11,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이며 각 20인이상 단체 관람시엔 2,000원을 할인해 준다. 기타 문의는 02-325-1077로 하면 된다.

한편, 영국 맨체스터 시립미술관, 베리 미술관, 맨체스터대학 테블리 하우스 컬렉션 등 8곳의 영국 유명 미술관에서 작품을 제공받은 이번 전시회는 오는 9월 26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