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한국 ‘영화 진흥위’에 쓴 소리
워낭소리, 한국 ‘영화 진흥위’에 쓴 소리
  • 권대섭 대기자
  • 승인 2009.03.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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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산업이자 문화...수익성 기준 프레임엔 반대

제작자 고영재씨 민주 정책포럼서 주제 강연

“영화는 산업이자 문화이며 예술이다...이에는 공공성이 기본에 깔리는 것이다. 영화의 공공성을 산업성(수익성)에 대당하는 개념으로 설정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워낭소리 제작자 고영재씨

최근 큰 파급을 일으키고 있는 다큐영화 ‘워낭소리’ 제작자 고영재씨(사진,한국 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가 現 제4기 한국영화진흥위원회를 향해 충고의 ‘쓴 소리’를 던졌다. 지난 5일 여의도 국회의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6차 민주정책포럼에서의 일이다.

민주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 ‘독립영화지원제도의 문제점과 대안’이란 제목의 주제 강연에 나선 고씨는 현 시기 제4기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화진흥위)가 겪는 내부 문제와 범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 영화진흥위가 노출시킨 프레임에 대해 다소의 실망감을 표시했다. 또한 한국 영화계가 당면한 현안에 대해 4기 영화진흥위가 대응할 방안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고씨는 먼저 한국 영화의 위기국면이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4기 영화진흥위가 순조롭게 출범, 머리 맞댄 진단과 대안을 처방할 공론화 과정을 기대했으나 “예측이 빗나갔다”며 난감해 했다. 고씨는 4기 영화진흥위가 지난 정부의 10년을 진흥위 내 인적 쇄신의 무기로 삼아 벌이는 좌 · 우적 시각의 논쟁에 대해 ‘정체성이 없는 파벌싸움’으로 읽혀질 것임을 지적했다.

고씨는 특히 최근 제4기 영화진흥위 강한섭 위원장이 각종 인터뷰를 통해 노출한 프레임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지난 정부 제3기 영화진흥위에 대한 평가에서 ‘수익성’에만 기준을 둔 채 ‘-37점 짜리 위원회’라는 부분에 대해서였다. 제3기 영화진흥위를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많은 데다 진흥위원 외 수많은 젊은 인력들이 연동적으로 일하고 있음에도 ‘수익성’만 놓고 따진다면 ‘-37점’을 만든 이들 모두를 해고대상에 넣어야 하는지를 물었다.

영화제작 급감과 투자유치 난관, 젊은 영화인들의 이탈이 현실인 상황에서 ‘수익구조 창출’이 절박한 것은 자명하나, 그렇다고 공공성과 문화주권, 다양성, 예술적 측면을 경시한 채 산업적(수익성) 측면에서만 틀을 짜려는 프레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은 영화 '워낭소리'의 한 장면.

고씨는 4기 영화진흥위원회가 구체적인 프레임과 정책적 사업기획안을 곧 발표할 것임을 기대하면서, 진흥위가 ‘수익성’을 기준한 펀드만이 아니라 이미 수익의 사회적 환원을 고민하는 모델(예컨대, KT & 상상마당)이나 방송, 지역사회, 해외 등과는 어떤 교류와 사업을 함께 펼칠 수 있는지 전면화된 네트위킹 능력의 점검이 필요한 때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개별 프레임에 의한 분석을 뛰어넘어 프레임의 주체를 복합적으로 확장시킬 관점에서 영화산업 육성에 대응해야 할 것임을 주문했다.

고씨의 이같은 의견과 주문은 공공성과 예술성, 다양성, 문화주권을 복합적으로 내포한 영화산업을 ‘수익성’의 잣대로만 정비하려 할 경우 거대자본의 독점화와 획일화, 시장 만능주의적 폐해가 한국 영화계를 초토화시킬 것에 대한 경보의 의미로 들렸다. 아울러 시장상황 이외에 영화진흥위가 해야 할 공공적 측면에서의 역할을 일깨우려는 것으로도 보인다.

권 대 섭 대기자(kds5475@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