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공황을 말하다, ‘워커 에반스展’
미국 대공황을 말하다, ‘워커 에반스展’
  • 최윤경 인턴기자
  • 승인 2010.08.1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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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워커 에반스 개인전 한미사진미술관서 개최

[서울문화투데이=최윤경 인턴기자] 인물과 그들의 삶을 찍는 워커 에반스.

▲ 워커 에반스(Walker Evans, 1903~1975)

미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워커 에반스(Walker Evans, 1903~1975)의 개인전 ‘Walker Evans Retrospective’가 한미사진미술관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워커 에반스展’은 워커 에반스의 동료이자 친구였던 존 힐(John T. Hill, 전 예일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초대학장)이 한미사진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개인전으로써 워커 에반스의 작품을 국내 최초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 Coal miner's house, Scott's Run, West Virginia, 1935

1929년, 워커 에반스는 시적인 표현을 도입해 ‘서정적 다큐멘터리(Lyric Documentary)’ 작품을 선보였고 그의 문화비평적 시각은 현대사진의 출발을 알렸다. 더불어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진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 Negro Barbershop Interior, Atlanta, 1936

워커 에반스는 1930년대 중반, FSA(Farm Security Administation, 미국 농업안정국) 에 고용돼 미국 경제대공황 시기의 농민들과 노동자들의 삶을 찍어낸 작품들로 유명하다. FSA는 루즈벨트 제 32대 대통령의 뉴딜 정책 실시를 위해 대공황 시절, 척박했던 미국 남동부 지역의 삶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 설립된 부서다.

그는 약 1년 6개월 동안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지역 노동자들과 주민들의 삶이 드러나는 공간을 중점적으로 촬영했다.

▲ Cabin, Hale County, Alabama, 1936

이번 전시를 통해 워커 에반스의 FSA시절의 작품을 포함, 쿠바, 지하철 초상(Subway Portrait), 그리고 포춘(Fortune 誌)지 부편집장 시절 작품까지 총 140점을 만날 수 있다. 사진 매체의 고유한 특성을 재인식시키는 기회를 제공하는 그의 대표작품들로 인해 1930년대 중반의 미국 경제대공황 시기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 전시관 한편에 워커 에반스의 작품을 음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 전시를 다녀간 국내 유명 사진관련 인사들의 발자취

전시관에는 그의 사진을 토대로 제작한 영상물도 관람할 수 있어 작가의 작품들을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워커 에반스展’을 방문한 국내 유명 사진관련 인사들을 현장에서 사진으로 담은 후 인화한 사진에 담긴 친필사인과 짧은 축하메시지를 엿볼 수 있다.

▲ 젤라틴 실버 프린트 인화 작품(좌), 디지털 프린트(우)

▲ 디지털 프린트(우), 젤라틴 실버 프린트 인화 작품(좌)

특히, 전시관 한편에는 동일한 이미지를 워커 에반스의 젤라틴 실버 프린트와 디지털 프린트를 대비해 비교한 전시가 돋보인다. 이 아이디어는 8x10 인치의 대형 카메라를 사용한 워커 에반스의 작품의 사이즈를 확대해 전시 했을 때 세부적인 부분까지 확인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착안한 존 힐의 제안으로 구성됐다.

▲ 워커 에반스의 포춘지 재직 시절 작품

▲ 포토존에서 기념촬영 중인 학생들

‘워커 에반스展’의 특징 중 하나는, 카메라를 하나씩 어깨에 맨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사진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위해 입장권 할인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진학과에 재학중인 김준교 학생은 “사진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이번 전시는 참 특별하다”고 말하며 “당시의 미국 시대상을 지금처럼 좋은 카메라나 보조기구 없이 이렇게 섬세하게 담아 낸 워커 에반스의 사진 기술은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 Dock Worker(좌), Tenent's Wife(우)

한미사진미술관은 매일 오후 4시 ‘워커 에반스展’을 관람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전시설명을 제공한다. 단, 10인 이상 단체관람만 가능하며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보다 자세한 문의는 한미사진미술관(02-418-1315, www.photomuseum.or.kr)으로 하면 된다.  

▲ 한미사진미술전시관 전경

한편, 깔끔하고 모던한 전시관을 갖춘 한미사진미술전시관(송파구 방이동 소재)은 한미타워 19층과 20층을 사용하고 있다. 이 전시관은 한미문화예술재단이 설립한 국내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전시는 물론 사진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작가지원 및 학술, 출판, 국제교류활동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