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도에 놀라고 금관에 넋잃고
사신도에 놀라고 금관에 넋잃고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08.17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강서중묘 사신도 및 천마총 금관·허리띠, 세계문화유산사진전 공개

[서울문화투데이=박기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17일 ‘강서중묘 사신도’를 비롯해 천마총 금관 및 허리띠, 세계문화유산사진전을 공개했다.

이날 언론공개회에서 최광식 관장은 인사말에서 각 전시에 대한 특징을 소개하며 “유물과 유적을 함께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셔서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언론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용산 이전개관 5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사진전 ‘빛과 시간이 머무는 곳: 사진에 담은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은 오는 10월 31일까지 상설전시관 1층 역사의 길에서 진행된다.  

우리 문화재가 지닌 조형적 아름다움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새롭게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기획된 이번 사진전은 김대벽(창덕궁,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 한석홍(석굴암), 안장현(불국사, 경주역사지구), 백종하(해인사 장경판전), 전성영(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유적, 화성), 김광섭(종묘), 서현강(조선왕릉) 등 문화재 전문 사진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장진아 역사부 학예연구사가 세계문화유산사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우리나라문화유산 중 하나인 종묘를 사진에 담은 작품

우리 문화유산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조명하고 먼 미래까지 그 가치를 전달할 이번 전시에서 특히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조선왕릉, 역사마을은 조선시대 역사를 생생하게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유적들로, 지난 5일 용산 이전개관 5주년을 기념해 개막을 알린 조선실과도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오는 11월 18일까지 선사·고대관 고구려실에서 선보이는 ‘강서중묘 사신도(四神圖)’는 고구려 후기 무덤벽화를 대표하는 강서중묘의 사신도를 모은 테마전이다.

▲오는 11월 28일까지 고구려실에서 열리는 '강서중묘 사신도(四神圖)' 테마전에서 공개된 백호도의 모습

▲오는 11월 28일까지 고구려실에서 열리는 '강서중묘 사신도(四神圖)' 테마전에서 공개된 천장도의 모습

강서중묘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으로, 남포시 강서구역 삼묘리(三墓里) 마을 앞 평야 한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세 개의 대형 무덤 중 높이 약 8.5m의 대형 봉분을 가지고 있는 돌방무덤이다.

6세기 이후 고구려 무덤 벽화에 등장하기 시작한 사신(四神)을 통해 고구려인들의 미의식과 내세관을 이해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테마전은 벽화와 강서중묘의 형태가 공개되며 벽면의 사신도에 대한 다양한 설명이 준비돼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벽화의 모사도는 무덤 벽화를 실물 크기 그대로 그린 것으로 고구려 무덤벽화 모사도 중 가장 먼저 제작된 것이다. 강서중묘의 사신도와 천장 그림 모두가 국내에서 한 자리에 전시되는 것은 이들이 세상에 알려진 지 100여년 만에 최초로 이뤄지는 일이다.

최광식 관장은 “강서대묘에 있는 것들보다 예술적으로 뒤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주작도(朱雀圖)의 경우엔 강서대묘의 것보다 더 뛰어나다”며 “다른 일반 전시들과 달리 마치 벽화고분 안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각 방향에 맞춰 고분 벽화들을 전시하는 등 매우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선사 고대관 고구려실에서 최광식 관장이 고구려 후기 무덤벽화를 대표하는 사신도를 모은 테마전 '강서중묘 사신도'를 소개하고 있다

전시장 한편에는 강서중묘 사신도뿐만 아니라 평양 지역과 지안(集安) 일대 고구려 무덤 벽화 속에 등장하는 사신도의 다양한 모습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이들을 통해 고구려인들이 바라보는 사신(四神)의 여러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국보 188호인 ‘천마총 금관’은 36년 만에 서울나들이를 하게 됐다. 1973년 발굴돼 이듬해인 1974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했던 ‘신라명보’ 특별전에 출품된 이래 처음이다.

‘천마총 금관’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개관 5주년을 기념해 오는 9월 7일부터 개최 예정인 ‘황남대총’ 기획전시와 연계해 신라의 황금문화를 대표하는 두 금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천마총 금관은 둥근 관테에 3개의 나뭇가지와 2개의 사슴뿔 모양 세움장식을 접합하고, 옥과 달개를 달아 장식했다. 황남대총 북분·금관총·서봉총·금령총에서 출토된 금관과 같은 전형적인 신라금관이며 그 화려함과 정교함에서 신라 황금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또한 나뭇가지모양 세움장식 곁가지가 3단인 황남대총 금관에 비해 4단으로 6세기 신라 금관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세움장식 가장자리를 따라 새긴 문양과 빼곡하게 달린 58개의 옥, 382개의 둥근 달개는 천마총 금관을 신라 금관 가운데 가장 완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천마총 허리띠도 금관과 함께 전시된다. 천마총 출토 허리띠는 가죽이나 비단으로 만든 부분은 부식되고, 그 표면을 장식했던 금속의 꾸미개만 남아 있다. 44매의 띠꾸미개와 띠고리, 띠끝장식, 13줄의 금제 드리개와 2줄의 금동제 드리개로 구성돼 있다.

선사·고대관 신라실에서 볼 수 있는 ‘천마총 금관’은 내년 2월 13일까지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