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부럽지 않은 갈치맛
제주도 부럽지 않은 갈치맛
  • 박솔빈 기자
  • 승인 2010.08.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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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갈치골목

[서울문화투데이=박솔빈 기자]이게 무슨 냄새냐! 비린내 짠내 매운내가 진동하는 남대문 갈치골목에는 수많은 갈치조림 식당이 줄지어 있다.

 

 

 

 

 

 

가게 밖에서도 훤히 보이거나 가게 밖으로 나와 있거나, 어쨋든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자리잡은 가스렌지 위에는 갈치 뚝배기가 자글자글 끓고 있다. 선명한 붉은 색 양념 위에 대파가 송송 얹혀져 있다.

'세상에 이런 붉은 색도 있었구나'싶은 시뻘건 국물이 무섭도록 매워 보인다. 그저 고추가루, 고추장이 아니라 특별한 양념이 들어간 것이 틀림없다. 코를 시큰하게 만드는 매운내도 식욕을 자극한다.

갈치골목에는 수많은 갈치조림 식당이 있지만 주의해서 들어가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탄내나고 깡마른 갈치를 맛보게 된다.

TV에 나왔다고 모두 맛이 검증된 곳은 아니지만 그 중 맛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희락식당, <식신원정대>가 방문한 호남식당과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일꾼으로 등장한 전주식당이 발군이다. 호쾌한 어머님이 운영하시는 전주식당에 들어서니 위태로운 계단으로 이어진 2층에도 손님이 빽빽하다.

남대문시장은 늦게까지 장사를 하지 않아 점심시간에는 배달 손님이 많고 저녁시간에는 방문 손님이 많다. 퇴근길에 들린 회사원부터 가족단위 손님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좁은 홀을 가득 메웠다. 따로 주문을 하지 않아도 바로 음식이 나온다. 엉덩이 닿자마자 사람 수대로 갈치조림이 상 위에 올라온다.

"갈치집 오면 갈치조림이지 뭔 주문이야!"

역시 호탕하시다.

뚝배기에 담긴 갈치조림은 상에 올라간 후에도 한참동안 식지 않는다. 매콤하고 달큰한 양념에 통통한 갈치살이 숨어있다. 심혈을 기울여 발라낸 갈치살을 한입에 넣으니 이곳이 바다로구나! 제주갈치 부럽지 않다. 갈치 아래 묻힌 무는 설탕에 절여놓은 것처럼 달다. 맵고 짠 양념에 조려졌지만 재료 특유의 맛이 살아있다.

너무 맵다 싶으면 계란찜의 부드러운 맛으로 달랜다. 갈치조림보다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계란찜에 열광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은 메뉴다.

서비스로 나온 갈치튀김도 만만치 않다.

"이건 얇아서 조림에 못 넣어!"라고 하지만 조림에 들어있는 갈치에 비해 그리 빠지지도 않다. 간이 삼삼하게 들어 감칠맛이 난다.

남은 양념에 밥까지 싹싹 비벼먹고 나면 주인 아주머니께서 물으신다.

"리필되는데 더 안드시나?"

가격은 갈치조림 6천원, 계란찜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