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브즈만 <오대궁 복원>
옴브즈만 <오대궁 복원>
  • 최진용/문화예술경영연구소장
  • 승인 2010.09.0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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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궁 복원시급 이유,한국문화 의식 상징돼선 안돼

  최근 오대궁 복원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한편으로는 오대궁이 완벽하게 복원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에 한숨과 더불어 기사 내용을 통해서 불편함을 조금 느꼈다.

‘오대궁의 복원이 시급한 이유는 최근 한국 문화의 양상이 페티쉬적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라는 구절을 보면서 속이 더부룩해지는 것이다.

분명히 최근 들어서 한국 내부의 다문화적 양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다문화 가정의 수가 증가했고, 한국 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숫자가 10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한국적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시선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선의 근저에는 한 가지 편견(혹은 오해)이 잠재돼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체성의 변화가 우리에게 피해를 줄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이러한 정체성의 변화가 한국 사회에 새로운 형태의 갈등을 형성할 수 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갈등은 다양화되고, 다변화 되가는 현대 사회가 안고가야 할 필연적인 문제이지, 결코 다양화 된 문화로부터 모두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일례로 기사에서 예로 들고 있는 팔찌의 경우도, 우리가 그 팔찌를 이쁜 악세사리 정도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성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인식하는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우리의 시선들이 우리 전통적 정체성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 동화의 흐름에 스스로를 배제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면서도 (팔찌를 통해서) 이중적인 잣대를 이용해 문화를 파악한다. 엄밀하게 말해서 팔찌 문제의 경우, 우리가 오히려 타 문화의 시선을 신경쓰고 불편해하는 것과 다름 없다.

물론 한국의 이러한 폐쇄성은 식민지 이후부터 지니게 되는 외인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하는 것이지만, 언제까지고 그걿게 우리끼리만 살아갈 수 는 없다. 좀더 마음을 열고 문화를 향유하는데 있어서 복합적인 시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나, 일본이 외국인을 그렇게 많이 수용하면서도 국가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복합적인 시선 속에서 주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다문화적 사회를 막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주체성을 지니고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오대궁 복원의 목적을 전통 문화 보존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폐쇄적이고도 반세계적인 시선이라고 보여진다. 오대궁은 그것이 복원할만한 가치가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이기 때문이지, 어떠한 의식의 상징물이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