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황의 '비싼교육 날로 먹자'
정민황의 '비싼교육 날로 먹자'
  • 학습컨설턴트 정민황
  • 승인 2010.09.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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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의 시작과 끝

 

 

정민황 원장

-서울대 수학과 졸업
-진단과 처방 E-Guru 원장
-SAT,GRE강의
-수능메뉴얼 집필중

학원과 과외에 얽메어 지내는 학생들의 몇 가지 증상은 항상 할 일이 많아 바쁘다는 것과 바쁘게 지내고 있기 때문에 매일 매일을 보람차게 보내고 있다고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학생들 본인이 현재 하고 있는 학습과 과제물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따져볼 겨를이 없이 마냥 바쁘기만 하면 좋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이렇듯 끌려다니면서 시간만 낭비하는 것보다는 잠깐을 하더라도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하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 '자기주도학습법'입니다.

'자기주도'라는 뜻은 학습자 스스로 자신이 평상시 갖고 있던 또는 학습을 하면서 찾아낸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학습통로를 통하여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문제점이나 의문점을 해결해나가는 학습방법을  말합니다.

 내 아이가 이런 자기주도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문제는 우리 아이들의 성향을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하는 자지주도적인 자세를 갖게 하는 것이 결코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언젠가부터 자기주도학습법을 설명하는 서적과 강연회가 쏟아지고, 여기저기에 '자기주도학습'을 지향하는 변형된 학원이 생기고 있는 것은 많은 학부모들이 '자기주도학습'에 바라는 바는 크지만 막상 가정에서의 실천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문제의 해결을 외부에 떠맡기는 것입니다. 당연히 사교육시장에서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등장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주도학습은 단순한 학습방법에 관한 책을 몇권 읽고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못하는 것입니다. 처음 시도해봐서 서투름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많은 시도와 좌절 때문에 또다른 좌절을 쉽게 맞이 한다는 것입니다. '역시 나는 안되네, 또는 우리 아이는 역시 그렇구나'라는 식으로요.

 '자기주도적'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학습방법론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입니다. 내신이나 수능에서 몇 점 올리기 위해서 또는 비싼 학원비와 과외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집에서 혼자 하는 가정학습이 아니라,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자신의 삶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삶의 방식인 것입니다.

이것은 단기간의 훈련이나 훈육으로만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내에서 어릴 적부터  조그마한 부분의 실천이 하나씩 쌓아져 갔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 혼자 도서관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가 함께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누고 이성과 감성을 함께 키워 나가는 것입니다.

아이 혼자 책 속에서 질문을 던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가 함께 손을 잡고 질문여행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이게 뭘까? 이게 왜 이럴까?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에는 서투를 수 있습니다. 어쩌면 끝까지 서투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한다는 그 가정의 훈훈함이 서투름을 배우고 익힌다는 것이 삶을 살아가면서 해야 할 과제가 아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