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브즈만칼럼] <영화 불청객>
[옴브즈만칼럼] <영화 불청객>
  • 최진용/문화예술경영연구소장
  • 승인 2010.10.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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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세대 관통하는 의미보다 초저예산 영화라는 것 전달에 무게둬 아쉬워

각종의 수많은 영화가 쏟아져 나오는 지금, 독특한 형태의 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영화도 한 둘이 아니다. 그 부분에서 올해 가장 특이했던 영화가 바로 불청객이다.

그 조잡한 스토리와 촬영기법을 통해서 88만원 세대를 관통하는 메시지 전달력이 보통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영화 불청객에 열광했다.

그런데 ‘단돈 500만원으로 만든 sf영화 <불청객>’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을까? 영화가 화제가 된 것은 물론 그것이 초저예산 영화이라는 점에서도 기인하는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영화가 현재를 살아가는 20들의 마음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진지한 논의 없이 그저 독특한 영화 한 편 나왔다고, 또 그 영화가 단돈 500만원들여서 만든 영화니 얼마나 신기한라고 얘기하는 것은 자본에 얽매인 우리의 시선을 보는 것 같아 씁씁했다.

일반적인 자본과 배우가 결합한 영화들과 같이 독립영화를 소개한다면, 당연히 독립영화의 무게감이 좀 더 떨어지게 마련이다. 한 블로거는 이렇게 말한다.

“영화보다는 앞에 보여준 모큐멘터리(를 지향한 영상)와 광고전단지가 더 괜찮았슴. 광고전단지에 귀퉁이에는 떠든사람 "무인촌, 삼명박' 이라고 씌여 있더군요. 덧붙여 이런 영화는 '필름포럼' 이라는 고상한 곳에는 좀 안어울린다” 이 블로거의 시선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 블로거는 영화를 일반적인 형태의 영화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 사이의 괴리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소규모 자본의 독립영화를 이야기한다고 했을때, 기사의 시선은 독립영화의 탄생처럼 조금 엉뚱하면서도 독특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영화 불청객에 대한 기자의 시선이 ‘국내 관객들에게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새로운 sf정신, 그리고 거칠지만 충격적인 비주얼로 기억될’정도라면, 그것은 이미 독립 영화로서의 호흡이 다 죽은 것이다. 때문에 좀더 독립영화적 상상력에 주목해서 영화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영화 불청객의 가장 큰 모토는 20대 백수들의 자학이다. 사회에서 낙오된 자아에 대한 고찰을 영화는 다루고 있다.’ 내용 스포일링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영화적 흐름을 관통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영화를 감미하지 않고 그저 일차적인 시선으로 소개한다면, 독자들 또한 일차적인 시선으로 영화를 인식하게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