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이 영화를 주목하라! (해외 작품)
부산국제영화제 이 영화를 주목하라! (해외 작품)
  • 성열한 기자
  • 승인 2010.10.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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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월드 시네마 영화 <우먼>의 지아다 콜라그란데 감독, 주연 윌렘 데포

 

[서울문화투데이=성열한 기자] 헐리웃의 유명 연기파 배우와 저예산 영화로 주목받고 있는 이탈리아 미녀 여감독, 어쩌면 아이러니한 부부가 만들어낸 영화 <우먼, A Woman>은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영화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극장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작품이다. 오히려 영화제를 기회를 통해 재조명 될 수 있다. 이러한 기회를 찾아 부산까지 찾아온 많은 영화들 중에 하나인 영화 <우먼>의 제작과정을 직접 들어볼 수 있었던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 영화 <우먼>의 프레스미팅이 지난 8일 부산 신세계 선텀시티 문화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미팅을 통해 부부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윌렘 데포 (William Dafoe)

미국 출신의 윌렘 데포는 영화 <스파이더맨>의 고블린 역으로 국내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얼굴로이다. 영화 <플래툰> 이상주의자 엘리어스 중사, <안티크라이스트>에서 예수 등 수많은 작품을 거장들과 함께하며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배우이다.

지아다 콜라그란데 (Giada Colagande)

윌렘 데포의 부인이자 영화 <우먼>의 감독인 지아다 콜란그란데는 이탈리아 페스카라 출신으로 로마에서 비디오아트와 다큐멘터리 제작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후 본인이 연출과 연기까지 했던 영화 <내 마음을 열어봐>라는 작품으로 베니스 초청돼 주목받기 시작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미녀 감독이다.

▲영화 <우먼>의 한 장면

지아다 콜라그란데의 세 번째 장편 영화 <우먼>은 윌렘 데포의 원숙한 연기와 이탈리아 영화 특유의 색채감각으로 빛나는 작품이다. 

줄리는 유명 탱코 댄서였던 아내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는 막스를 뉴욕의 한 바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미국의 잘 나가는 소설가인 그는 그녀에게 이탈리아로 가서 함께 살 것을 제안한다. 친구 나탈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 부인의 기억으로 가득한 미지의 세계로 뛰어들면서, 줄리의 삶은 점점 불안한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전반부의 배경이 되는 뉴욕과 중후반부를 지배하는 이탈리아 남부를 대조적인 분위기로 연출한 솜씨가 탁월하다. 특히 그런 대조되는 풍경은 후반부로 갈수록 비현실성과 미스터리가 지배하는 내러티브와 너무 잘 어울린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도 뜻밖이지만 무엇보다 장면 장면의 분위기를 빼어난 영상미로 연출하는 감독의 솜씨가 놀랍다.

특히 여주인공이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는 장면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처럼 숨겨진 세계로의 접근, 경계의 통과라는 판타스틱 장르의 컨벤션을 제대로 살린 아름다운 장면이다.

부부가 영화 <우먼>의 감독과 배우로 참여했는데, 그 과정은 어땠는지

윌렘 데포 - 함께 작업하는 시간이 소중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린 부부이기 때문에 단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지만, 그보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콜란드라데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제시하며 자신만의 고집도 있는데다 그 요구가 집요한 편이기 때문에 항상 굴복해서 따르는 편이다.(웃음) 그녀는 남들과 다른 시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녀의 요구와 결정을 존중한다.

지아다 콜라그란데 - 항상 어떠한 것을 선택하더라도 잘 알고 있는 대상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내가 남편(윌렘 데포)에게 ‘이러한 캐릭터를 원한다’고 이야기를 했을 때, 그 모습을 잘 만들어줬다. 우리 부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그 캐릭터를 만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남편, 윌렘 데포에게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그는 나와의 작업뿐만이 아니라 다른 감독들과의 작업에서도 연출자들에게 매우 ‘오픈마인드’인 연기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들의 생각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고, 그 이상을 만들어나가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배우다.

영화 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작품이 있다면

지아다 콜라그란데 - 1940년대 미국 느와르 무비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항상 선호하는 장르이면서 참조하는 영화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내면적 갈등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레베카>라는 작품 속 여주인공의 이중성과, 신경증적인 반응은 매우 흥미롭게 묘사됐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히치콕이 만들어낸 캐릭터에 질투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느와르 영화들 속에 밝음과 어둠을 통한 이중적인 조명과 함께 나타나는 두 가지의 감정을 영화 <우먼>에 담아내고 싶었다. 영화 <우먼>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반응은,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우먼>과 같이 소규모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아다 콜라그란데 - 아직 디렉터로서의 경험이 10년 정도 뿐이 되지 않아 이 질문에 바른 답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의 첫 장편 영화를 만들었을 때는 거의 홈메이드무비라고 할 만큼 저예산으로 제작됐다. 베니스 영화제에 소개가 된 이후에 아주 어렵게 배급업체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장편 작품은 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 하기도 했다. 배급사가 영화를 걸겠다고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다, 영화 유통업계의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저예산 영화는 이러한 과정에서 주목 받기 어렵다. 메이저 영화도 이러한 상황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저예산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