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이 감독을 주목하라! (신예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이 감독을 주목하라! (신예 감독)
  • 성열한 기자
  • 승인 2010.10.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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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월드 시네마 영화 <사막>의 스티븐 강 감독

 

[서울문화투데이=성열한 기자] 서울 출생인 스티븐 강(Stephen Kang)은 1993년 뉴질랜드로 이주한 이민자이다. 그는 오클랜드대학교의 엘람미술학교에서 비디오 아트, 퍼포먼스 등을 공부했고 재학 중 다수의 실험영화와 단편영화를 만들어 왔다. 뉴질랜드에서 영화를 만드는 유일한 한국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좁은 문에서 영화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열악한 장비와 5명이라는 적은 스텝으로도 장편 영화를 완성해낸 스티븐 강은 뉴질랜드의 살고 있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사막>으로 부산을 찾게 됐다. 그에게서 젊은 영화감독의 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사막>의 한 장면

20대 후반의 한국인 여성 제니는 뉴질랜드 남자친구 제임스와 오클랜드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 산다. 그들이 제니가 임신했음을 알았을 때, 제임스는 제니가 학생 비자 기간이 만료된 후 추방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걱정하는 것을 알고 매우 적극적으로 혼인신고서를 쓰길 원하는 듯하다.

그들이 등기소에서 신속한 결혼식을 하기로 한 날, 제임스는 그곳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제임스의 행방을 몰랐지만, 제니는 끈질기게 그를 찾으려 노력한다.

그를 찾으러 떠난 길에서, 제니는 지역 한국 잡지사의 수금사원인 준을 만난다. 준은 제니가 일하고 있던 한국 비디오 가게 사장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다.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쉽게 제임스를 찾지 못하게 되자, 제니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사라진 남자 친구를 포기하고 그녀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제니는 그녀의 몸이 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변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제니의 세계는 더욱 고립되고, 그녀는 할 수 없이 답을 찾기 위해 그녀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스티븐 강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하게 됐는데, 한국인 출신으로서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이번에 연출한 작품인 <사막, Desert>가 일단 한국어가 대부분인 영화였기 때문에,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 매우 기뻤다.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제작한 영화이긴 하지만, 제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4년 전에도 재외동포 재단에서 주최하는 상을 수상해 아시안 필름마켓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 부산을 방문했었는데, 다시 한번 이곳에 온것이 매우 즐겁다.

학생시절 실험영화를 많이 만들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영화 <사막>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그 과정이 어떠한 밑거름이 됐는지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학교에서 공부했던 영역은 故백남준 씨가 했던, 비디오 아트였다. 학교 측에서 비디오 아트에 이야기가 약간 섞인 실험적인 단편이나 중·장편의 작품들을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그 이후 이야기가 포함된 실험적인 영상의 작품들을 많이 만들게 됐다. 그러한 과정은 영화 제작과정 중 특히 영상 표현방식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영화 <사막>에 대해서 잘 모르는 국내 관객들에게 작품 소개와 함께 영화를 통해 어떤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밝혀 달라

영화 <사막>은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까지 뉴질랜드에서 이민자들을 다룬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이민 역사가 짧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이민자들의 현실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또 이민자들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터놓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때문에 영화 <사막>을 통해서 뉴질랜드 현지인들에게 ‘이러한 생활이 있구나’라고 느끼게 해줌과 동시에 이민자들에겐 ‘우리도 이러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라고 봐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이번에 부산에서 만날 한국 관객들도 ‘이민자들이 저렇게도 사는구나’라고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티븐 강과 영화 <사막>의 주연 배우들

우리(한국) 영화나 아시아 영화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지, 어떠한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어떤 감독의 작품을 주로 봤는지 말해 달라

외국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아시아 영화를 좋아했다. 제가 우선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더욱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문화나 감독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나 아시아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시아의 작품을 최대한 접하려 했고 특히, 타이완의 에드워드 양(楊德昌)의 작품을 좋아했고 그의 작품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한국의 감독 중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다.

한국의 배우나 또는 스텝 등과 함께 작업하거나 국내 작품에 참여할 용의가 있는지와 향후 계획은

한국 배우들과 스텝과 함께 하는 작업은 예전부터 꼭 하고 싶었다. 하지만 외국에서 온 감독들이 한국에서 갑자기 무엇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 같다. 현재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감독들이 한국에서 활동한 사례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단계적으로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공동 투자를 받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공동 작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인 계획은 현재 시나리오 2개 정도를 뉴질랜드 필름 커미션(New Zealand Film Commission)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 다시 좋은 작품으로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