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을 국가 브랜드로 하면?
아리랑을 국가 브랜드로 하면?
  • 박준영 시인,국악방송사장
  • 승인 2010.10.28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칼럼

툭!
     가슴이 철렁
     우주가 떨어진다
     빠알간 햇홍시 하나
     제 색깔 못 이겨
     그 우주 맛있게 통째로 삼키는
     이 가을               
    (졸시 “홍시” 전문)
 
 덥기도 했지만 날이면 날마다 쏟아붓던 비의 여름도 지나고 가을이 익어갑니다. 그런 여름이 있었기에 가을은 햇홍시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는 것 같습니다.

이 가을, 농익은 홍시처럼 국악의 맛도 깊어갈 때입니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고서 기록에서 보듯이 가무악(歌舞樂)을 즐겼지요. 예(禮)로써 행동하고, 악(樂)에서 참마음을 가꾸었지요. 예악과 가무가 어우러진 가무악이 바로 선조들의 생활 자체였지요.

그 속에서 우리의 슬픔을 달래고 기쁨을 같이 한 흔적이 고분 벽화나 유물 등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역사의 먼 흔적에서 찾기보다 오늘날 우리 가슴에 절로 흘러내리는 게 우리가락이요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리랑이 아니겠습니까? 예나 지금이나 동서나 남북을 가리지 않고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게 배어 있는 친구요 정서요 바로 우리 문화의 상징이 아리랑입니다.

지난 9월 28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흥겹게 벌어진 문화관광부 주최, 전통예술진흥재단이 주관한 “아리랑축제”에서도 퓨전재즈기타의 최고봉인 리 릿나워씨도 “아리랑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다. 혹시 그 이름은 몰라도 두 번만 들으면 따라할 수 있는 가락이 ‘아리랑’이요 모두 쉽게 배울 수 있는 노래가 아리랑이다”는 얘기를 관중들에게 자신 있게 들려주던 군요.

불행히도 60년 세월을 남북으로 갈려있는 한반도의 동질성을 맺어줄 끈은 바로 아리랑이라는 것은 올림픽 등 여러 국제행사를 통해서 증명된 바가 있습니다.

흔히 그 나라의 상징적인 브랜드는 일본 후지산이나 미국 자유의 여신상, 프랑스 에펠탑 등 상징적인 것을 떠 올리지만 시각 못지않게 오래 가슴을 울리는 것은 소리입니다. 국가 대표 브랜드라는 것도 굳이 하나로 고집할 필요는 없겠지요. 바로 김치나 비빔밥, 한복 그리고 한글이나 대장경등이 섞이고 배인 복합적인 이미지가 더 힘이 있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의 고견과 동참을 기다립니다.

참으로 국악을 사랑하는 여러분, 여름처럼 뜨겁게 사셨던 가족 여러분!  청풍  벗 삼아 우리 가락으로 정다운 분들과 함께 이 가을을 즐기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