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신’ 시리즈 두 번째 ‘토끼’ 발간
‘십이지신’ 시리즈 두 번째 ‘토끼’ 발간
  • 박기훈 기자
  • 승인 2010.11.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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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의 공통된 문화 유전자 코드를 읽는 비교문화상징 사전

[서울문화투데이=박기훈 기자] ‘이 시대의 지성인’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이 책임편집을 맡은 신간이 나왔다.

유한킴벌리(주)는 한·중·일의 문명사적 소명을 재발견하고, 동북아 지역은 물론 우리 지구촌에 ‘평화와 화해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한·중·일 문화의 동질성과 고유성을 연구하는 문화 유전자 작업의 장기 과제의 하나로 ‘한·중·일 비교문화상징사전 발간사업’을 진행해왔다.

이 사업은 유한킴벌리(주)가 21세기 동북아 시대에 맞는 우리 문화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회의 근본이 되는 인문학을 살리는 데 기여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미 ‘사군자와 세한삼우’(도서출판 종이나라)를 소재로 한 5권의 책을 완성했으며, 이어 ‘십이지신’(十二支-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을 소재로 한 한·중·일 비교문화 상징사전 시리즈가 계획됐다.

십이지는 예로부터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다. 쥐나 토끼, 호랑이, 말 등 십이지 동물들이 한국, 중국, 일본에서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으며 오랫동안 사물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어떻게 일상생활과 문화에 반영되었는가를 살펴봄으로써 한․중․일을 관통하는 문화적 유전자 코드를 관망할 수 있다.

유한킴벌리(주)의 사회공헌연구사업으로 (재)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이사장 이어령)가 앞으로 진행하게 될 이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 이번에 발행된 ‘십이지신 토끼’(생각의 나무)이다.

우리 문화 속에 토끼가 등장하는 것은 동요뿐만이 아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다 놓친다.’ ‘놀란 토끼 뛰듯 한다.’ 등의 속담에서도, ‘토끼 같은 자식’, ‘놀란 토끼 눈’ 등 언어 표현에서도 토끼는 예부터 우리 문화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토끼가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동질적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십이지에 위치한 토끼의 상징코드 때문일 것이다. 열두 마리의 짐승 가운데 토끼는 쥐 다음으로 작은 짐승이지만, 그 위치는 당당하게도 호랑이와 용 사이에 끼어 있다.

또한 토끼를 뜻하는 ‘묘(卯)’자에는 만물의 성장, 번창, 풍요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 성장, 번창, 풍요는 특히 농경민족이 향유하는 특성이고 토끼의 속성이기도 하다. 즉 토끼는 결코 약자가 아니라 어느 짐승보다 생명력에 가득 찬 상징코드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책은 신화와 전설, 회화, 서사구조, 종교 등에서 등장하는 토끼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폭넓게 다루었다. 예부터 한중일 삼국의 뿌리 깊은 곳에서부터 스며들어 있는 토끼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이해하고, 동아시아 삼국의 구체적인 문화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재)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관계자는 “토끼는 불교와 도교, 신화나 전설 등 상징성을 삼국이 모두 공유하고 있으며 각국의 문화유형으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며 “이러한 상징을 한중일 삼국으로 확장하면 보다 유효한 토끼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음과 동시에 새로운 동북아의 문화 패러다임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문|이어령 외 |무선·본문4도|152*225|280쪽|값 15,000원|2010년 10월 21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