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여수 엑스포에 대한 기대와 우려
2012 여수 엑스포에 대한 기대와 우려
  • 최진용 / 의정부예술의전당사장
  • 승인 2010.11.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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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여수엑스포)개막이 이제 540여일을 앞두고 있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경제적 가치, 문화적 가치, 환경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 여수엑스포는 이제 개회식 ․ 폐회식이 이루어지고 멀티미디어 쇼가 펼쳐질 빅 오(Big-Ocean)를 비롯하여 주제관, 한국관, 국제관 등 13개 핵심시설 건립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여수 엑스포는 전시구역 25만㎡을 비롯하여 174만㎡으로 여수 신항에 자리 잡고 있어 아름답고 시원한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필자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문화예술분야도 기본계획이 마무리 되고 보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섰다. 조직위원회, 여수시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정부적 차원의 지원도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있어 성공적인 엑스포가 될 것이라 믿지만 지나친 노파심인지 모르지만 몇 가지 면에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로 꼽힌다. 경제적 효과도 올림픽이나 월드컵 보다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세계의 경제 올림픽이라고도 불리우고 있다. 중국 상해 엑스포의 경우 엑스포의 효과를 795억 위안(약 12조 9000억 원)으로 예상하고 상해 엑스포가 갖고 있는 의미를 북경 올림픽보다 더 높이 평가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경제적 평가 보다는 상하이, 더 나아가서는 중국 전체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사회적 틀을 바꾸는 개혁을 의미하며 올림픽에 이어 세계를 향해 중국의 힘을 보여주는 대국굴기(大國堀起)의 완성을 의미하는 정치적 효과를 가진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였다.

여수엑스포는 상해 엑스포(2010년, 관광객 7000만명)와 아이치엑스포(일본 아이치현, 2005년, 관광객 2200만명)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이지만 88서울올림픽이나 2002 한 ․ 일 월드컵경기보다 더 많은 생산유발효과(12조 300억원, 관광객 800만명)를 예상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여수엑스포의 가장 큰 목표요 가치인 바다와 인간의 창조적 만남을 어떻게 문화적으로 해석하고 구현하는 가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엑스포의 역사를 보아도 시작단계에는 자국의 기술력 ․ 국력을 과시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근대박람회를 거쳐 현대에 이르러서는 문화, 환경, 인간의 가치 등 인간의 공동관심사가 중요시 되고 있다. 인류가 서로 소통 할 수 있는 체험적 문화행사가 큰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따라서 2012. 5. 11~8. 12 까지 3개월간 개최될 여수엑스포는 일회성 잔치가 아닌 인류사회에 새로운 가치의식을 일깨워 주는 엑스포가 되어야 하며 경제적으로는 엑스포가 끝난 후 문화콘텐츠가 성공적으로 자산화 하는 박람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면에서는 일본의 아이치엑스포나 상해엑스포와 차별화된 문화콘텐츠가 창출되어야 규모면에서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염려되는 것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컬러 콘텐츠의 제작이다. 멀티미디어 쇼 (300억원 이상), 거리 퍼레이드(100억원 이상), 12스타 콘서트(90억원) 과 같은 핵심 콘텐츠가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세계적 이슈가 될 수 있어야 하며 개 ․ 폐회식행사, 하이테크 퍼포먼스(High-tech Performance), 오션 페스타(OCEANFESTA)등 10개 주요 문화콘텐츠가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3000여회의 공연 등 많은 문화예술행사가 펼쳐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전문 실내 공연장이 하나도 없고 순수예술을 위한 전시공간 하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아직도 천막 공연장을 검토하고 있고 순수예술(Fine art)을 위한 전시장을 마련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은 놀랍고도 서글프다. 빅오(Big-O)의 멀티미디어 프로젝트를 조정해서라도 제대로 된 전시장만이라도 마련하자.
 여수엑스포는 여수의 격을 높이는 여수의 관광문화기반을 확충하고 문화도시로 거듭 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엑스포가 끝나고 난 후 여수가 과연 에코 폴리스(Eco-polis)로, 문화도시로 거듭 날 수 있을지 동북아의 해양 관광메카로, 경제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엑스포에 대한 관심과 열기도 걱정스럽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경기에 비하면 아직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여수시민 29만명중 10만명이 조직위원회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하지만 너무 조용하다. 조직위원회와 여수시가 손잡고 홍보도 하고 이벤트도 하며 열기를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곧 D-500일이 다가오는데 어떤 행사가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조직위원회와 여수시의 네트워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거의 따로 따로 노는 수준이다. 보다 긴밀한 협조체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여수시는 여수시 인접 광양만과 7개 배후도시의 긴밀한 협조관계는 물론 나아가서 남해안 23개 선벨트도시(Sunbelt City)와의 문화적 협력을 통해 신명나는 축제, 함께하는 축제로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여수시나 조직위원회는 프로그램 자체도 시민과 전문가의 참여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콘텐츠 프로슈머(Contents Prosumer)를 실질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다. 전국시도의 날 행사를 위한 협의도 아직은 미진하다. 정부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도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서울 어디를 다녀도 귀엽고 깜찍한 여수엑스포의 마스코트 ‘여니와 수니’를 만나기 힘들다. 엑스포 조직위원회, 여수시는 이제 온 몸으로 뛰어야 하고 모든 국민은 여수엑스포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성원을 보내야 할 때다.